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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컴퍼니]농산물 가공으로 글로벌리더 될 터
[CEO&컴퍼니]농산물 가공으로 글로벌리더 될 터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7.11.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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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미(36) 하늘연 사장을 만난 것은 하늘연의 본사가 있는 서초동의 사무실에서였다.
식품회사라 그런지 평소에 알던 것들부터 평소에는 접해 보지도 못했던 다양한 식품들이 마치 회사 안을 전시하듯 나열돼 있었다.
보통의 회사에서 손님을 대접할 때 ‘커피’나 ‘녹차’를 내오는 것과는 달리 식품회사라 그런지 하늘연의 강성미 사장은 향긋한 ‘연잎차’를 한 모금 들이켜 보라고 권유했다.
첫인상에서부터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동시에 묘하게 뿜어내는 그는 차를 한모금 마시며 평소 하고 싶었던 많은 이야기를 폭포수처럼 쏟아냈다.
필자가 인터뷰하기 전 하늘연에 대해 가장 먼저 접했던 것은 하늘연의 홈페이지. 그녀는 “회사 홈페이지를 미리 보고 왔다”는 기자의 말에 “무슨 회사처럼 보이던가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빵, 한과, 과자 등을 만드는 식품회사 아닌가요?”라는 대답에 그녀는 약간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그녀의 모든 것을 건 ‘하늘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하늘연은 식품회사라기보다는 농산물 가공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식품 대부분은 수입 원료로 만들어 지죠. 그런데 하늘연은 이러한 식품에 들어가는 원료 중 ‘물량’과 ‘가격’이 되는 것을 선택, 개발·가공하여 국내산으로 전환하는 일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고구마 페스츄리가 있다면 그 속에는 ‘고구마 필링’ 같은 재료가 들어간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대부분은 수입산으로 만들어지는데, 하늘연은 이를 국내산으로 대체하겠다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가공 원료가 ‘수입산’이지만 ‘가격’과 ‘물량’을 맞출 수 있는 재료를 선택, 국내산으로 바꿔 ‘개발’, ‘가공’해 판매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그녀의 로드맵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풍부한 물량과 적당한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농산물 수매’가 관건이다.
그래서 하늘연은 2006년 11월 전라남도와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맺고 전남 22개 시군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가공하고 있다.
특히 전남의 가공공장들을 ‘전남가공네트워크’로 묶어 대기업의 요구량에 대응하여 공동 OEM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어 낸다.
실제 하늘연은 2007년 6월 전남 장흥과 담양에서 200톤의 딸기를 시범 수매하여 딸기분말가루를 만들었고, 8월에는 나주 산포농협에서 105톤의 멜론을 수매하여 음료나 아이스크림에 쓰는 멜론 소재를 개발, 가공해냈다.
이들 제품은 11~12월 중 납품 업체에 공급 완료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대기업 등의 식품회사로부터 600톤가량의 수매 의뢰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하늘연의 가공 사업이 인정을 받고 있는 셈. 지역경제 활성화로 농민 이끌어 나갈 것 그가 유독 좋아하던 단어는 ‘선택’과 ‘집중’이다.
하늘연은 전라남도 식품 소재화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11월 중 지역 특산품 식품 소재화 사업으로 전라남도 40%, 시군 40%, 기업 20%의 투자로 R&D 사업비가 조성되었습니다.
하늘연은 이렇게 모인 자금으로 7개 시군의 9가지 품목의 제품을 개발하여 식품회사와 함께 기존 수입산 원료를 대체하고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신상품을 론칭할 예정입니다” 강성미 사장은 이러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은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와 함께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농민은 기존 농산물 판로를 유지하면서 하늘연의 농산물 수매를 통해 가공용 계약 재배와 잉여 농산물 파동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기업의 수익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가지 명제를 풀어나가겠다는 이야입니다” “농민을 이끌고 갈 것”이라며 자신 있게 말하는 강성미 사장은 금융쪽에서 10년 동안 몸을 담아왔다.
동종업계에서 잔뼈가 굵을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소이 엘리트의 길을 걸어온 것. 이는 그가 사업을 구상하게 된 계기와도 무관치 않다.
그가 증권사에서 근무할 때, 시카고 선물거래소의 ‘선물거래’를 보며 농산물에 관심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1차 농산물이 선물로 거래되면 그만큼의 현물은 실제 어딘가에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주식, 선물, 옵션, 부동산의 투자와 마찬가지로 농산물도 투자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강 사장은 4년 정도 금융권에서 근무하면서 사업을 위한 자료와 정보를 준비하다가 2004년 ‘귀농’한다.
그리고 곧바로 충남 공주의 유기농 ‘엔젤농장’으로 들어가 9개월 정도 농사를 짓고, 농산물 마케팅을 하면서 농민을 이끌 만한 기업체가 절실한 ‘현실’임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현실을 깨닫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가공 사업에 눈을 떴던 것은 아니다.
“호주의 한 개인 농장을 방문했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개인의 농장인데도 트랙터로 한번 왔다 가니 해가 질 정도더라고요.” 그때 그는 한국의 협소한 지역에서는 1차 농산물로는 ‘게임’이 안 될 것이라 판단한다.
그 후 그는 더 많은 조사와 연구를 통해 ‘식품 가공 산업’이 대안이라 확신하게 된다.
결국 가공만이 농업을 산업으로 이끌고, 유통의 흐름을 원활하게 할 것이라 여기고 2006년 3월 (주)하늘연F&B(Food & Bio)을 설립하게 된 것. 하늘연은 기능성 소재를 개발하여 식품회사의 신상품을 론칭할 수 있게 ODM(개발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판매망을 갖춘 유통업체에 상품 또는 재화를 제공하는 생산 방식)을 하기도 한다.
하늘연에서 식품으로 만들 수 있는 소재를 발굴, 개발하여 식품회사에 제의,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FTA는 하늘연에게 또 다른 기회 강성미 사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FTA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늘연은 FTA로 위기에 봉착한 농가에 살 길을 만들고 있습니다.
농업을 산업으로 이끌려면 ‘농산물 가공’이 열쇠입니다.
국내 농산물은 가공해 국내에 유통시키고 FTA 체결로 값싸게 들여 올 수 있는 농산물은 하늘연의 기술을 활용해 식품소재나 완제품으로 만들어 부가가치 높은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할 것입니다.
” FTA로 늘어날 40억의 소비자가 하늘연의 잠재적인 ‘고객’이라는 그는 ‘역외수출’을 통해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강 사장은 해외 바이어와의 만남으로 하루하루 바쁜 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11월7일에는 산자부에서 주최하는 한·아세안 10여 개국 기업인과 관련인사와의 미팅을 했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의 기업체와 미팅을 하기도 했다.
오는 11월27~28일에 열리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주최 ‘일본유통기업초청 상담회’도 준비 중이다.
“한반도라는 물리적 영토를 넘어 많은 농산물 가공해 세계 소비자들과 만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한국의 농업이 산업으로 진정한 발전을 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하늘연과 같은 기업이 여럿 생겨 식품클러스터 지역을 만들고 활성화한다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밝아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늘연의 포부를 묻자 “국내 식품에 들어가는 수입산 원료를 국내산으로 전환할 때, 하늘연과 함께라면 가능하다는 인식을 만들어나갈 것입니다”라며 “곧 세계 무역장벽은 사라집니다.
이에 대비해 값싼 수입농산물을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만들어 수출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김미선 기자 lifems@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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