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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유가 ‘고공비행’ … 민생 ‘날개 없는 추락’
[커버스토리]유가 ‘고공비행’ … 민생 ‘날개 없는 추락’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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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예상보다 33% 높은 수준 유지… 소비자물가 3%대 진입 ‘빨간불’ 두바이유 가격 지난 7월 중 배럴당 평균 69.68달러 기록, 현재 100달러 육박 고유가 한파가 매섭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7월 중 배럴당 평균 69.68달러로 1년 만에 사상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2월 이래 6개월 연속 상승세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실시간 상승하는 국제유가 때문에 국내 물가전선엔 빨간불이 켜졌다.
가계와 기업들 또한 고유가 탓에 오르는 물가와 비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올해 유가 전망치는 65달러 선. 고유가로 물가상승 전망 하지만 현재 국제 유가는 예상치보다 무려 33%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과거 오일쇼크 때보다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까닭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3%대에 진입했고, 휘발유와 등유 등 석유제품도 크게 올랐다.
국민이 느끼는 고유가의 고통은 더더욱 심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물가지수 산정 때 유가 상승이 반영되는 공산품보다는 서비스 부문의 가중치가 큰데다 원화절상 흐름도 완충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지노선인 3% 중반 이상으로 치솟고 경기가 다시 가라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물가가 치솟는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가격 급등세가 음식료뿐 아니라 공산품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이런 이유로 소비자 물가가 올 연말까지 3%를 넘어서고 내년 상반기엔 물가억제선인 3.5% 선까지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최근의 유가상승을 감안할 때 높은 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CONOMY21 표
KDI가 발표한 ‘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및 공업 제품을 중심으로 3.0% 올라 전월(2.3%)보다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
KDI는 “높은 물가 상승세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낮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에 일부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도 “국제유가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체감경기 및 물가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KID는 또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추가 긴축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중국경제는 최근 긴축조치에도 물가상승세가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어 추가적인 긴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생산자 물가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큰 고민거리다.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10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 지수는 전월보다 0.3% 올랐다.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 0.2%, 3월 0.5%, 4월 1.1%, 5월 0.6%, 6월 0.2%, 7월 0.2%, 8월 0.1%, 9월 0.7% 등으로 9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동월 대비 상승률도 9월 2.1%에서 10월에는 3.4%로 오름 폭이 커졌다.
이 같은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작년 8월 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통상 국제유가는 여름 성수기가 지나면 떨어지지만 올해는 9월에도 계속 오르면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생산자 물가 상승률이 크게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고유가로 인한 경제적 파장은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국제유가의 급등세는 기업에 원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해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원가 상승 압력이 커져도 기업들은 소비부진 때문에 가격인상을 추진하기 쉽지 않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유가가 10% 오르면 제조업의 생산원가는 0.98% 올라가고, 고유가가 소비 또한 위축시켜 우리 경제를 불황의 늪에 빠뜨릴 가능성이 있다.
통상 유가가 10% 오르면 올해 고유가 여파로 소비는 1.62%포인트 줄고 산업생산도 0.81%포인트 감소하게 된다.
고유가, OPEC 때문 그렇다면 고유가 상황이 계속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고유가 정책에 의해 촉발된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2006년 8월 이래 유가 하락세가 지속하자 OPEC는 10월, 12월 두차례에 걸쳐 이라크를 제외한 OPEC10의 산유량을 총 170만 B/D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이런 합의가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행되면서 2007년 7월 중 OPEC10의 생산량은 2006년 10월 대비 58만 B/D 감소했다.
여기에 석유수요의 견조한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세계 상업용 석유의 재고는 7월 49.6억 배럴로, 연중 최고치인 1월 수준을 0.5억원 배럴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도 타이트한 수급상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는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나이지리아, 이란 등에서의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석유공급에 차질을 일으킨 게 고유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선 지난 4월 대선을 전후, 유혈충돌이 지속되면서 정정불안이 심화돼 총 원유생산능력의 30% 수준인 80~90만 B/D의 생산차질이 발생한 상태다.
그뿐 아니라 이란도 핵개발 의지를 고수하면서 외국인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노후 원유시설 교체, 신규 유전개발 등이 원활하지 못하다.
이란의 확인된 원유 매장량은 2006년 현재 1375억 배럴로, 전세계 확인 매장량의 11.4%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이란의 석유 수급난은 전세계 고유가를 촉발시키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평균 두바이 유가는 배럴당 68.40달러로 상반기보다 13.5% 상승할 것이라는 게 삼성경제연구소 측의 분석이다.
ⓒECONOMY21 표
삼성경제연구소 이지훈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공급차질에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세계 석유재고는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2007년 하반기 평균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68.40달러로 상반기보다 13.5%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또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과 허리케인 시즌이 맞물리는 2007년 3/4분기엔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70.22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해양대기청은 20007년 중 7~0개의 허리케인이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에너지 정보청은 이로 인해 1320만 배럴의 석유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주요 변수 한편,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 세계경제의 경착륙으로 이어지면 두바이유가가 배럴당 50~55달러로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돼 주목된다.
동아시아 외환위기, IT 거품 붕괴처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라는 금융위기가 전세계 실물경제의 동반 침체로 미치면 석유수요의 급격한 둔화로 인해 국제유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98년 중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여파로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 대비 0.9% 늘어나 97년(2.4%)에 비해 증가세가 3분의 1 정도로 약화되면서 두바이유 가격이 전년 대비 32.8% 하락한 배럴당 12.21달러를 기록했다.
2001년 IT 거품 붕괴로 석유수요가 전년 대비 90.9% 증가하는데 그치면서 두바이 유가가 배럴당 22.84달러로 전년 대비 13.1%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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