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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선진국 경기 ‘휘청’ 아시아 경기 ‘날개’
[커버스토리]선진국 경기 ‘휘청’ 아시아 경기 ‘날개’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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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선진국 경기 탈피하는 ‘디커플링론’ 무게 실려 … 중국, 인도 시장 주목해야 아시아경제 ‘대안될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찮아 … 미국 영향력 간과해선 안 돼 미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신용경색 위기에 이은 고유가와 달러 약세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어설 기세인 유가는 신용위기로 취약해진 미국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경제잡지 비즈니스위크(BW) 최신호는 미 경제가 모퉁이(edge)에 몰려 있다고 진단했다.
미 경제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뒤섞인 상황에서 향후 미 경제의 향방을 가늠하려면 미 신규 주택 판매와 미 고용시장의 동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앤드루 카테스 UBS 이코노미스트는 고유가 때문에 내년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확률이 지난달 33%에서 현재 45%로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경제 ‘침체기’ 지속 미국 대형은행들은 대규모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자산 상각으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는 가운데 실물경제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최근 뉴욕에서 열린 로이터 파이낸스 서밋에서 샌들러 오닐 & 파트너스의 최고 경영자(CEO) 제임스 듄은 “경기침체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가격 하락, 모기지 연체율 증가, 유가 급등 등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곳곳에 널려 있다”고 우려했다.
캔터 피츠제럴드 CEO 하워드 루트닉도 “경제에 심각한 위험이 있다”며 거들었다.
뉴욕 소재 연구소 로탈스 파트너스의 공동경영자 창스 피보디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연준이 좀 더 공격적인 정책을 취해야 한다”며 “일본식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으려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경제엔 ‘빨간불’이 번쩍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과 유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은 모든 주요 지표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지난 90년대 초 이후 네번째 경제침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계속되는 엔 강세가 수출업계를 위협함에 따라 자칫하면 일본 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일본은 전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율 기준으로 2.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성장분의 3분의 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반면 내수는 소폭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나마 성장한 것도 수출에 의지하는 업체들의 설비지출이 늘었기 때문이었다.
ⓒECONOMY21 사진
이제는 엔이 초강세를 보임에 따라 수출부문마저도 위험해졌다.
6월 이래 엔은 달러에 대해 13% 상승했다.
당시에는 124엔이었던 환율이 지금은 110엔 안팎으로 떨어진 상태다.
엔화 가치 상승으로 수출 가격이 오른다면 도요타, 캐논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대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일본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내수 부진 영향으로 연율 1.6%로 떨어진 바 있다.
3분기에는 수출이 아니었다면 1%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일본이 본격적으로 침체기에 돌입한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럽위원회(EC)도 최근 2008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유가로 인해 2.5%에서 2.2%로 낮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EU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3.7%보다 0.5%포인트 낮아진 3.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3세계 경기 ‘맑음’ 그렇다면 미국 등 선진국 경기에 제3세계 국가의 경기는 어떤 영향을 받을까. 무엇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의 둔화에도 내년 글로벌 경제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가의 주도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개별 신흥국가들은 일정부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개 순탄한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2% 내외로 둔화되더라도 세계 경제가 지속성장할 수 있다는 이른바 ‘탈 동조화(decoupling)’가 세계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열차 분리하기(Decoupling the train)?’가 가능한지 물었다.
현재까지 세계 석학들의 연구 결과와 정책담당자들의 반응은 “대부분의 나라들이 미국 경제에서 분리(디커플)되고 있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다.
경제학자들은 디커플링의 배경으로 먼저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과 신흥경제국들의 내수시장이 발전한 점을 꼽는다.
미국 버클리대의 로라 타이슨 교수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 경제가 더 이상 단 하나의 기관차에만 의존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제성장이 디커플링 현상을 앞당기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출 못지않게 내수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제한되고 경기침체에서 빨리 회복할 수 있는 복원력을 자체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ECONOMY21 표
일례로 아시아 수출의 미국 의존도는 지난 5년간 25%에서 20%로 감소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1999년 34%에서 작년엔 25%로 떨어졌다.
유럽 지역 수출이 대미 수출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피터 모건 HSBC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률이 떨어지면 싱가포르 홍콩 같은 작은 나라들이 영향을 많이 받고 중국, 인도, 일본 등에 미칠 타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라고 점쳤다.
디커플링 옹호론자들의 대표적인 논거는 최근 아시아 각국의 소비가 ‘소비 폭발’이라고 할 만큼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 머물지 않고 ‘세계의 거대 소비시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소비 증가율이 13.7%에 이르면서 9500억 달러의 소비 지출을 기록, 미국·일본·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5대 소비 강국으로 부상했다.
최근 6년간의 소비 지출 증가율은 130%에 달해 같은 기간 미국의 소비 증가율 20%를 압도한다.
중국 소비의 중심축은 2억명에 달하는 신(新)중산층이다.
인도 역시 8천만명에 달하는 신중산층이 형성돼 세계 12위권 소비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요즘 인도에선 매달 홍콩 전체 인구(600만명)만큼 휴대전화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맥킨지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인도가 연간 7.3%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할 경우, 오는 2025년에 세계 5대 소비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대안론 ‘신중론’ 만만찮아 최근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2008년 세계경제 전망 및 위험 요인’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세계 경제는 선진국과 신흥국간 디커플링(Decoupling)이 이뤄지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주도로 양호한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센터는 IMF(국제통화기금)와 IIF(국제금융협회)를 인용, 올해 3.5%에 이어 내년에는 세계경제가 3.4% 수준의 양호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유로, 일본 등 선진국들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둔화될 것으로 판단되지만 신흥국들의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럼 선진국 등 경기에 신흥국들의 경제상황이 영향을 받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세계 교역량의 증가, 세계 경제의 유동성 흐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게 된 근본 원인은 중국의 경제성장이 가져온 상품 가격상승과 과거 미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가져온 부산물인 과도한 부채 규모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은 수출확대를 통해 고도성장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축적했고, 과거엔 미국의 채권을 사는데 외환보유액을 사용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막대한 소비와 투자를 하면서도 충분한 유동성을 가짐으로써 부동산, 원자재 등과 같은 자산가격이 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게 한국투자증권측의 분석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가 과도한 부채문제를 이기지 못하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한 반면 원자재 가격 급등을 바탕으로 중동과 남미 국가들이 부를 축적하기 시작함으로써 유동성의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는 얘기다.
ⓒECONOMY21 사진
또 달러화에 대한 신뢰저하는 비달러 자산을 선호하게 하고 있고 각국이 국부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에서 보듯 미국 채권의 수익률이 지나치게 낮아 이제는 좀 더 위험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국투자증권측은 진단하고 있다.
여기에 개도국들의 경제적 약진으로 저개발국으로 흘러들어 갈 직접 투자 자금들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럼 이 같은 시대가 국내 유동성의 흐름과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비달러 금융자산에 투자하고자 하는 자금들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의 채권시장과 주식시장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통화가치와 정치적 안정성, 선진국에 비해 비교적 높은 금리수준과 안정된 재정수지 등은 국내 국채시장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투자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주식시장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한국투자증권측의 분석. 개도국의 다양한 생산시설 투자는 한국 기업들의 수출확대를 촉진함으로써 환율하락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시킴은 물론 전체적인 기업이익의 증가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외국 자금의 유입으로 국내 경기회복 속도에 비해 채권 금리 상승속도가 완만할 것으로 보여 낮은 예금 금리에 불만을 가진 개인들의 자금이 은행 예금에서 주식 관련 자금으로 이동하는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세계 경제가 미국 등 선진국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디커플링이 큰 흐름을 형성하기 시작했지만 미국 등 선진국 경제의 영향력은 무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미국이 재채기해도 세계는 더 이상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지만 월가가 떨게 되면 세계는 전율할 수 있다”는 지적했다.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아시아 경제가 미국 경제의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지나친 의존은 금물” 라며 “실망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시아 경제 중심에 ‘한국’ 설까 아시아 경제가 미국 경제를 대체하기에는 아직은 역부족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이들은 미국 경제와 아시아 경제는 자본시장에 의해 긴밀히 연계돼 있고,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미국은 여전히 아시아 지역 최대 투자자이기 때문에 아시아 경제는 결코 미국 경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아메리카은행(BOA)의 수석 시장전략가 조지프 퀸란은 최근 투자자들에게 “중국 소비자를 세계 경제의 구세주로 오인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또 중국과 함께 아시아 경제 성장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인도의 경우엔 노동·사법 등 사회 제도개혁이 미흡해 현재 수준의 고도성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경제의 영향력이 축소됐다고 해도 세계 무역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초강국이라는 사실을 부인해서는 안 된다”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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