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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국부펀드’가 몰려온다
[커버스토리]‘국부펀드’가 몰려온다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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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후 10조 달러 규모로 성장 전망 … 세계 시장 주도한 미국계 사모펀드 능가할 듯 국부펀드란 일반적으로 정부가 공적 외환보유액과 별도로 재정 흑자 등의 잉여자금을 재원으로 조성해 수익성 위주로 운용하는 투자기구를 의미한다.
공적 외환보유액이 현금으로 바꾸기 쉬운 것에 비해 국부펀드는 장기간 돈이 묶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고수익 채권,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국부펀드는 중국과 중동 산유국 등이 넘치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기 시작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상태다.
197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해 현재 30개국이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2004년 러시아, 2006년 호주, 그리고 올해 한국의 KIC(한국투자공사)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중국에선 2천억 달러의 CIC(중국투자공사)가 9월 말 공식 출범했다.
특히 러시아는 추가로 1천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준비 중이고 대만과 일본도 펀드 설립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1조 달러 규모로 성장 국부펀드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국부펀드의 규모는 2조5천억 달러로 세계 외환보유액 5조1천억 달러의 절반에 이른다.
1990년의 0.5조달러에서 17년간 약 5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2년에는 7.5조 달러, 2015년에는 1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약 1조 달러씩 성장하는 것이다.
모컨스탠리에 따르면 2015년에는 국부펀드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을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보험, 연금, 뮤추얼펀드 등에 비하면 작은 규모지만 현재도 이미 헷지펀드(1.5조 달러)를 능가하고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자료에 따르면 국부펀드의 급성장은 각 국가의 외환보유고 증가에 기인한다.
양적인 면에서는 신흥국가의 경제성장 및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외환보유액 증가를 들 수 있다.
또 질적인 면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바뀌는 외환 운용의 변화가 가세해 더 탄력을 받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조4천억원 달러라는 천문학적 외환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도 경제 성장으로 외환보유액 증가 추세가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다.
국부펀드는 2000년대 들어 산유국가와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산유국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신흥시장국은 무역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 비중은 7:3 정도로 앞으로는 신흥시장국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CONOMY21 표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는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에서도 통화 강세 및 달러 축적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1973년부터 중동국가들은 오일 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국부펀드를 설립해 활용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공사가 8700억 달러, 쿠웨이트는 250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는 3천억 달러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리비아도 4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설립해 세계 자본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국가 전략적 목표 수단으로 발전 국부펀드는 보유 외환의 다각화를 통한 안정성 확보와 수익성 제고라는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의 Temasek과 GIC, 그리고 노르웨이의 GPF는 평균적으로 한국, 중국, 대만 등의 주식시장에 전체 자산의 8~12%가량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MSCI 또는 FTSE 지수에서 각국 시장을 합한 비중보다 크다.
국부펀드가 신흥 증시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이후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계 자금 이탈에도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하는 중동지역의 자금은 꾸준히 유입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동계 국부펀드의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증거다.
국부펀드가 단순히 부를 저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능동적인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동, 중국, 싱가포르가 운용하는 국부펀드들은 지난해 이후 주요국의 증권거래소나 은행, 사모펀드(PEF) 등 수익성이 높은 금융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국부펀드들이 최근 투자한 자산은 채권이 아니라 금융기관들의 지분이다.
더욱이 확보한 지분율도 10~70%에 달하고 있어 기업 경영권에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투자에 참여한 국부펀드의 운용국 대부분이 역내 금융허브 구축을 희망하는 국가라는 사실이다.
ⓒ이수길 기자
금융업종에 대한 국부펀드의 최근 투자는 고수익 획득 외에 각국의 금융허브 구축을 위한 역량 강화 또는 중장기적 기반 마련이란 목적을 병행한다는 것을 뒷받침해준다.
대표적인 국부펀드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투자공사(ADIA)도 마찬가지다.
ADIA는 현재 유명 PEF, 헷지펀드들의 지분을 많게는 40%까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력 커질 듯 국부펀드는 국제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국부펀드 자금의 흐름이 키포인트다.
자금의 향방이 각종 자산 가격뿐 아니라 환율,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부펀드가 세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을 지배해왔던 미국계 사모펀드의 영향력을 쇠퇴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모펀드가 폭발적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하고 있는 아시아와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와 이들 지역의 사모펀드로 대체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중국·싱가포르 및 중동 국가들의 막대한 외환 보유고와 국부는 블랙스톤·칼라일·KKR 등 미국계 거대 사모펀드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국부펀드의 형태는 정부가 자금을 대고 운용은 별도의 전문가 그룹이 맡는 새로운 형태의 사모펀드를 설립해 직접 투자를 늘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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