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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리뷰]경제는 ‘고동치는 심장’이어야 한다
[북 리뷰]경제는 ‘고동치는 심장’이어야 한다
  • 한상오 기자
  • 승인 2007.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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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돈의 경제학> 사랑과 돈은 양자택일의 문제 아닌 함께 추구해야 할 현실 지금도 가끔 패러디되는 고전 신파극 <이수일과 심순애>에는 너무나도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사랑하는 남자 이수일을 버리고 돈 많은 갑부 김중배에게 시집가려는 심순애를 향해 이수일이 절규하는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리도 탐이 나더냐?”는 대사다.
이 신파극의 원제는 1913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작품 <장한몽>으로, 일본작가 오자키 고요의 <금색야차>를 번안한 연애소설이다.
이 작품은 신문에 연재됐던 그해 11월 임성구의 혁신단이 상연하였고, 30년 박문서관에서 단행본으로 발행되어 여러 판을 찍었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이 작품의 내용처럼 ‘돈과 사랑은 공존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는 누가 옆에서 계속 귀에 대고 유혹하는 사탕발림 같은 것이었는데, 여과 없이 뇌리 속에 박혀버린 허상이지만 말이다.
사랑도 하고 돈도 버는 방법은 없는가? 정말 돈과 사랑은 같이할 수 없는 것일까? 돈도 벌고 사랑도 하면 안 되가? 최근 국내에 출간된 줄리 넬슨의 <사랑과 돈의 경제학>은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고 있다.
저명한 공공경제학자이자 페미니스트 경제학자인 줄리 넬슨(Julie A. Nelson)은 이 책에서 우리의 비정하고 부도덕한 경제가 형성되고 그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진 과정을 역사적으로 살펴보고, 장차 인간미 넘치는 경제를 만들어가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조장한 ‘경제는 비인간적인 기계이자 이기적 계산기이다’라는 풍조 속에서 ‘사랑 아니면 돈’이라는 양자택일적 사고방식이 개인은 물론이고 경제 체제 전반에 어떤 악영향을 끼쳐 왔는지를 양심선언처럼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 ‘사랑과 돈’의 진정한 경제적 행복에 이르는 길을 모색한다.
경제의 본질은 인간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데 있다.
하지만 많은 경제학자들과 평론가들은 경제를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움직이는 차갑고 무자비한 시스템으로 선전해왔다.
이에 대해 저자는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다.
경제 세계라는 것이 우리가 인간으로서 창조한 무엇이라면, 그 안에 윤리와 인간관계 같은 것들이 당연히 있어야 하지 않는가. 또한 우리가 우리의 경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 그 안에 사랑과 영혼을 불어넣는 것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결국 저자의 고민은 경제를 보다 인간적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란 고민으로 귀결된다.
이 책은 ‘경제학은 도덕적 가치에 구애받지 않고 인간관계와 거리가 멀다’는 뿌리 깊은 믿음에 반론을 제기한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펼치는 이론 가운데 보다 인간적인 경제세계를 그려내는 데 장애가 되는 것들을 밝혀낸다.
그들은 애덤 스미스가 처음 사용한 “경제는 기계다”라는 은유를 이용한다.
이 흡인력 있는 비유는 눈멀게 하여 우리가 서로 위하고 보살피게 하는 특성들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것이 기업과 시장을 성장시키기도 했다.
저자는 “경제는 금전적 자본만큼이나 인간적 자본도 소중히 해야 만인에게 최상의 이득이 된다.
우리는 돈에 대한 관심을 윤리와 사회적 안녕에 관한 관심과 결합시킬 수 있다.
또한 경제는 기계가 아니라 온몸에 피를 순환시키는 ‘고동치는 심장’임을 알면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로봇 같은 경제기계에 사랑과 영혼을 불어넣자는 선언과도 같은 이 책은 독자들에게 경제주체로서의 새로운 인식과 영감을 불어넣어 균형 잡힌 경제관을 심어준다.
저자는 전반부에서 ‘사랑 없는 돈’과 ‘돈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여기서 윤리와 분리되어 자유로워진 경제가 부정행위의 온상으로 변해가는 모습과 투자자들이 빈손이 되고, 폭력과 빈곤이 늘어나며, 환경오염이 심각해지는 현상을 조목조목 따지고 있다.
또한 오늘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윤리와 경제의 분리가 만들어 낸 ‘기업 윤리’, ‘점보 새우’ 같은 어법에 대해 꼬집는다.
또한 ‘돈 없는 사랑’에서는 입장을 바꿔 윤리를 우선시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비난하는 측면에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그러기 위해 저자는 20세기 초 사회학과 철학에서 발전한 시장 비판적인 관점의 역사를 추적한다.
이 역사를 살펴보면 시장 비판적 관점이 급진적으로 다른 관점을 반영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경제는 기계가 아니라 고동치는 심장이다 저자 논점의 시작은 중반부인 ‘고동치는 심장’에서부터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경제학과 윤리학을 적절히 통합하려 했던 사회과학의 실패 원인이 바로 ‘마초’ 같은 남성 경제과학자들이 조장해온 경제 기계 은유에 의문을 제시하지 못한 데 있음을 보여준다.
역사적 요소와 심리적 요소가 어떤 식으로 이런 은유에 독특하고 무의식적인 힘을 부여했는지를 설명한다.
또한 경제생활의 공급적 측면(육체)과 윤리적 측면(영혼)을 하나로 묶어주는 생면체적 은유가 전보다 훨씬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즉, 경제는 생명 없는 기계가 아니라 ‘고동치는 심장’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다음에는 경제 기계의 관점에서 발생하는 잘못된 몇 가지를 살펴봄으로써 결말부의 이론적인 허상이 아닌 실용주의 경제 현실로 나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한다.
먼저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는 개인적인 동기와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이야기한다.
보살피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돈을 목적으로’ 그 일에 종사하고 있다면 과연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인적 자원’으로 고용하는 고용주가 진정 그 사람을 자원이 아닌 인간으로 대우해 줄 수 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아니오’라는 답변에 대한 반론을 제기한다.
그리고 ‘사랑 아니면 돈’과 같은 양자택일적인 사고가 사람들을 오도하고 있으며 ‘사랑과 돈’을 함께 추구하는 것이 중할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이기적 조직 속’에서는 기업 조직 차원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문제를 말한다.
법적 규제와 시장 압력 때문에 기업은 어쩔 수 없이 이윤 극대화를 할 수밖에 없는가와 사람을 보살피는 것과 관련된 활동들은 의당 비영리 단체에 맡겨야 하는가 등에 관한 이야기들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윤리적 행동방식이 본질적으로 조직의 이윤창출 활동과 대립하는 것도 아니고 비영리적인 목표가 윤리적 행동양식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일지라도 얼마든지 윤리적 경영이 가능하며, 비영리 기관이나 정부라고 해서 윤리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토대로 이 책은 ‘육체와 영혼의 공존’이라는 결말부에서 시민과 근로자, 부모, 고용주, 주주로서 우리가 취할 행동에 대한 결론을 말하고 있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conomy21.co.kr
새로 나온 책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은 경제학 텍스트이다 이근우 지음, 웅진윙스 펴냄, 1만3천원 ⓒECONOMY21 사진
<경제학 콘서트>, <괴짜 경제학>의 맥을 잇는 괜찮은 경제 교양서가 최근 국내 저자에 의해 출간됐다.
웅진윙스에서 펴낸 <경제학 프레임>이 그것. 이 책은 경제지 기자로 활동하며 사회현상에 대한 예리한 경제학적 분석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저자의 깊은 통찰력과 간명한 필치가 돋보이는 책이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물륜 신정아-변양균 스캔들 속에서 2007 노벨경제학 이론을 발견하며 흥미진진하게 시작하는 이 책은 반값 아파트 문제에서 ‘깨진 유리창 가설’을, 한미 FTA협상에서 ‘게임이론과 협상학’을, 현대차 노조사태에서 ‘독점기업과 노조’ 등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통해 구체적인 경제학 개념을 설명하고 더 나아가 경제학 틀로서 현상의 본질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있다.
시장, 세금, 금융 등에 걸쳐 40여개 주제로 이루어진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정확한 통찰이자, 경제학이 지배하는 세상을 살기 위해 알아야 할 중요한 경제개념들을 잘 설명해준다.
또한 각 주제별로 덧붙여진 ‘리딩트리’를 통해 해당주제를 더 깊이 있게 다룬 책들을 소개, 열린 책 읽기라는 새로운 시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독자에게 ‘경제학 프레임’을 두뇌에 장착시켜 세상의 모든 일을 단지 ‘보는’ 데 그치지 않고 경제학자의 눈으로 ‘통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보고 인간 심리와 행동의 본심을 간파하는 눈을 선사하고 있다.
타이밍을 아는 투자자에게 실패란 없다
<재테크의 99%는 타이밍이다> 김영호 지음, 토네이도 펴냄, 1만2천원
ⓒECONOMY21 사진
재테크 시장에서 실패하는 투자자와 성공하는 투자자 사이의 가장 큰 차이는 ‘타이밍’이다.
성공 투자자는 ‘살 때’와 ‘팔 때’를 결정하는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지만, 실패하는 투자자는 사고파는 최선의 시점을 잡지 못해 늘 갈팡질팡한다.
결국 타이밍을 알고 있느냐의 여부가 부자가 될 수 있느냐의 가능성을 결정한다.
이 책은 주식, 부동산, 채권, 해외투자 상품 등 재테크 전 분야에 걸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을 포착하는 노하우에 대해 유용한 정보와 지식을 제공한다.
진짜 부자는 바닥장과 폭락장에서도 수익을 거둔다.
즉 그들은 ‘돈을 버는 데 불황이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재테크 시장에는 영원한 호재도, 영원한 악재도 없다.
다만 사고파는 최적의 타이밍과 최악의 타이밍만이 존재할 뿐이다.
성공투자를 통해 부자의 반열에 오른 사람들은 강조한다.
성공 투자의 첫걸음도 타이밍이요, 마지막 걸음도 타이밍이라는 의미다.
이 책은 어떤 상황과 흐름이 호재인지, 악재인지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는다.
다만 이를 대신해 나의 투자가 선순환을 이루는 타이밍에 기반을 둔 것인지, 악순환을 이루는 타이밍에 기초한 것인지에 대한 풍부한 사례를 통해 제시한다.
또한 이 책의 특징이라면 기대감과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재테크 시장 흐름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전망하여 정확한 투자 타이밍을 잡을 수 있는 원칙을 제시한다는 것을 들 수 있다.
사소한 차이가 황당한 결과를 초래하는 처세의 모든 것
<모르면 당한다, 황당매너 51> 조관일 지음, 위즈덤하우스 펴냄, 1만원
ⓒECONOMY21 사진
매너를 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매너쯤이야…”라고 가볍게 보거나 “나는 아직 매너 때문에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은 뒤에서 욕하거나 흉을 볼지 모른다.
차마 말하지 않을 뿐이다.
인간관계에서 매너의 문제는 겉으로 드러내 따지지는 않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갈등이나 호불호(好不好)의 원천이 된다.
현실적으로 직장에서 “일 못한다”라는 말보다 “싸가지 없다”라는 말이 더 무서운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아니 이럴 수가?” 싶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 얼마나 황당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보여주며, 또한 몰라서 당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
직장생활의 성패를 좌우하는 제일의 함수는 인간관계이다.
그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는 가장 중요하다.
좋든 싫든, 상사는 직장생활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직장에티켓이니 매너니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상사와의 관계를 더욱 부드럽게 하고 이왕이면 상사에게 좀 더 잘 보이자는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 상사의 눈 밖에 난 사람이 조직 내에서 제대로 성장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인정해야 직장생활의 길이 보이고 매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
이 책은 직장이라는 공간의 속성과 상사와 부하, 그리고 동료들의 심리를 통해 상황에 맞는 매너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사원에서부터 간부까지 꼭 알아야 할 51가지 상황, 120여 가지 사례를 읽다 보면 “아하!”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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