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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성장 멈춘 EU 부활하는 이유
[커버스토리]성장 멈춘 EU 부활하는 이유
  • 이코노미21
  • 승인 200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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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까지 이어져 온 성장세 ‘둔화 조짐’ … 경제개혁 성공으로 ‘경제상황’은 맑음 국내 기업 대 EU수출 여건 가시밭길 … 수출업체 ‘선택과 집중 전략’ 필요할 터 EU 경기가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최근 내년 경기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EC는 최근 수정 발표한 유럽연합(EU) 경기 전망을 통해 금융시장 불안, 고유가, 미국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해 내년 EU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EC는 유로권 13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5월의 2.5%에서 2.2%로, 27개 EU 회원국 전체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2.9%에서 2.4%로 각각 하향했다.
호아킴 알무니아 EU 경제 담당 집행위원은 이같은 경기 하향 조정에 대해 신용경색, 고유가, 미국 경기 침체가 경제 성장 둔화와 함께 경기 하강(다운사이드) 위험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둔화조짐 EU EC는 또 실업률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C는 2009년 유로권과 EU 전체 실업률이 각각 7.1%와 6.6%로 떨어져 15년 이래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상승은 내년 여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12개월 연속 물가가 상승한 끝에 EU의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2년 이래 최고인 2.6%를 기록했다.
ⓒECONOMY21 표
삼성경제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EU경기가 둔화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무엇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수출 여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EU경제가 연착륙에는 성공하겠지만 성장 둔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가 상대적으로 괜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 프랑스 등 유럽대륙 국가와 동유럽 국가를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로화 강세라는 충격에도 내년 EU경제는 착실한 경제개혁 덕분에 연착륙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다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주택경기 침체를 경험할 일부 국가는 버블 제거 과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U경제가 둔화세로 돌아선 것은 2006년 경제동향이 지나치게 호조를 띄었기 때문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의 EU27과 유로지역 경제가 각각 전년대비 3.0%와 2.7% 성장해 2001년 이후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2006년 EU 경제의 높은 성장세는 견실한 수출부문과 기업투자 확대가 주도한 것이다.
총 고정투자가 전년대비 5.6%, 수출이 9.2% 증가하면서 EU27 경제성장 확대에 기여했고, 가계소비 증가율도 5년 만에 최고치인 2.2%를 기록하며 완만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같은 성장기조는 올 초까지 계속됐다.
2007년 1/4분기 EU27 경제는 전기대비 0.6%, 전년동기 대비 3.2% 성장했다.
EU27 경제는 2006년 4/4분기에는 전기대비 0.9%, 전년동기 대비 3.5% 성장이라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면서 2006년 전체적으로는 분기별 성장률(전기대비) 0.7~1.0%를 기록했다.
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월의 부가가치세 3%포인트 인상이 가계소비지출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독일 경기확대에 제한을 줄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실제 우려했던 것보다는 낮은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성장기조는 활발한 고정투자와 수출부문이 EU27의 경기회복을 주도하고 가계소비와 정부소비 지출도 순조로운 증가세를 보이면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4/4분기에는 가계소비와 정부소비가 각각 전기대비 0.6%, 0.4% 증가했고, 투자도 1.5% 증가했다.
또 2006년 상반기 큰 폭으로 확대되었던 수출부문의 증가율이 3/4분기에 0.3%로 다소 정체된 후 4/4분기 들어 다시 2.9%를 기록했다.
2006 반짝 성장 EU EU27 전체의 2007년 1/4분기 GDP 구성요소별 증가율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일부 몇몇 회원국들이 공개한 국별 자료에 따르면, 1/4분기에도 기업투자가 성장의 주요 견인차 구실을 했으며, 유로화 강세에도 순수출이 성장에 상당 부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06년~2007 초 EU경기의 성장기조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5년 하반기부터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인 끝에 올해 들어 뚜렷하게 약화되는 조짐이다.
EU경기체감지수 하락세 올 3/4분기까지 유로지역은 물론 동유럽경제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음에도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지역은 2/4분기에 건설투자의 위축으로 전년 동기비 2.5%(전기비 0.3%) 성장한 데 이어 3/4분기에도 전년 동기비 2.2%(전기비 0.5%) 성장에 머물렀다.
△EU의 성장세가 둔화조짐을 보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겨레 김순배
또한 EU경기체감지수는 4개월째 하락국면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체감지수는 EU집행위가 개발한 경기선행지표로, EU와 유로지역의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척도를 말한다.
경기체감지수의 하락은 제조업, 서비스업, 건설업을 망라하고 있으며, 경기체감지수의 추이에 따르면 EU경기는 지난 7월부터, 유럽지역은 6월부터 하강하고 있으며 10월에는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는 ECB의 고금리정책과 금융시장 불안이 기업 및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6개월 독일경기를 예측할 수 있는 Ifo지수 또한 지난 5월 이래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현 수준은 장기 평균치를 웃돌고 있으나 지속적인 하락세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뿐 아니다.
2005년 말부터 시작된 금리상승의 여파가 주택경기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도 고민거리다.
MFI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2006년 중반 이래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다.
주택구입 대출은 2005년 말에 연 율로 12% 증가했으나 이후 감소하기 시작해 2007년 8월 8.1% 증가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스페인, 아일랜드, 영국 등에서 주택판매량 감소와 주택가격 하락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EU경제는 침몰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성장세가 둔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연착륙’ 정도는 성공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성장은 둔화, 내실은 탄탄 무엇보다 유로지역경제는 2007년 2.6%에서 2008년 2.1%로 연착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4/4분기부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민간소비는 2% 이상의 견조한 증가세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신용 억제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겠지만 노동시장의 개선과 임금상승으로 가처분 소득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동유럽과 아시아 등 이머징마켓 국가에서 계속 호조를 보이겠지만 유로화 강세와 미국의 수입수요 둔화로 증가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경제대국인 독일은 민간 소비 등의 내수 덕분에 내년 2.2% 성장이 전망된다.
수출호조에 힘입어 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부문도 회복될 전망이다.
반면 2008년 독일경제는 2.2%로 성장률이 다소 하락할 전망이지만 노동시장 개선과 임금상승으로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 경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금년 프랑스 경제는 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민간소비가 호조를 보여 1.9% 성장이 예상된다.
2008년 프랑스 경제는 내수 호조에 힘입어 금년 보다 약간 높은 2.1%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정책에 따른 노동시장 개선과 가계수입의 증가로 민간소비가 호조를 유지하고 있고, 부동산 시장은 금융 불안에 따른 대출기준 강화로 주택거래량 감소 및 주택가격의 하락 등을 통해 연착륙이 예상되고 있다.
또 수년간 주택경기 호조로 경기과열 양상을 보였던 스페인, 아일랜드 등은 성장률이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지만 내수경기 역시 살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한국, EU경제 상황 대비해야 이처럼 EU경제는 성장률은 조금 둔화될지 모르지만 나머지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착실한 경제개혁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일단 서브프라임 사태와 유로화 강세라는 충격에도 EU경제가 연착륙 할 수 있는 것은 지난 수년간 추진해온 경제개혁의 성과다.
독일, 네덜란드 등은 개혁정책으로 고용여건이 개선되고 임금이 상승해 튼튼한 내수기반을 형성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주택경기 침체를 경험할 일부 국가는 버블 제거 과정을 통해 체질을 개선할 전망이다.
중국발 리스크 발생가능성과 원화 강세에 직면한 한국경제로선 체질 개선을 위한 지속적인 개혁노력이 필요하다.
EU는 지난 10월 ‘하나의 유럽’이라는 이상을 향해 큰 걸음을 내딛었다.
EU 27개국 정상들은 이날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2005년 부결된 EU 헌법을 대신할 새 개정조약을 승인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EU는 경제공동체를 넘어 정치·군사 공동체로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경제개혁에 성공한 EU는 2008년에도 '안정'을 유지할 전망이다. ⓒ한겨레 도중윤
EU 순번 의장인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 조약과 함께 유럽은 수년간 지속됐던 난국을 극복했다”며 “EU는 미래의 새로운 도전에 맞설 준비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 집행위원장도 “개정조약을 통해 EU는 21세기 국제무대에 걸맞은 활동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자축했다.
개정조약은 유럽통합의 기초가 됐던 과거 조약들을 수정하고 보완한 것이다.
EU는 2004년과 2007년 옛 동구권 12개국을 새 식구로 맞아들이며 덩치를 키웠지만, 조직 운영과 의사결정 구조엔 변화가 없었다.
경제 규모는 증가했지만 정치적 영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는 자각도 새 조약 논의가 시작된 배경이다.
이에 따라 EU의 영향력은 더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U경기에 대해 꼼꼼한 검토가 필요한 까닭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한국경제의 대 EU수출여건은 만만치 않은 상태다.
대 EU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14.9%에서 2007년 1~9월에 15.1%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대미수출 비중은 12.5%로 감소했다.
EU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2006년과 같은 큰 폭으로 수입수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EU경제 상황 대비해야 실제 2008년 수입 증가율은 유로지역 5.3%, EU 8%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의 수입둔화가 예상됨에 따라 각국은 1조3505억 유로의 규모의 EU수입시장을 놓고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는 우리로선 좋은 상황이 분명 아니다.
이에 따라 한-EU FTA를 조기에 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출업체가 EU시장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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