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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재테크]착하게 돈 버는 '사회책임투자펀드'
[행복한 재테크]착하게 돈 버는 '사회책임투자펀드'
  • 이학명 기자
  • 승인 2007.12.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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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있는 기업투자 & 수익률 두 마리 토끼 잡는 펀드 SRI 펀드(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Fund:사회책임투자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한 운용사에서 출시된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지난 1년간 5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현재 국내에서 운용되는 15개의 사회책임투자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평균 40% 정도로 양호한 편이다.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사회 규범을 잘 지키는 ‘착한 기업’이 장기 존속할 가능성이 크고 투자 가치도 지닌다는 전제 아래 출발한 펀드. 올 들어 해외SRI 펀드들도 잇따라 출시되며 전체 규모가 3조1천억원대로 커졌다.
SRI 펀드는 통상 사회적 책임 의식이 높은 우량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펀드지만 기업지배구조가 좋지 않은 기업의 경영에 참여해 그 기업을 변화시켜 수익률을 올리는 일명 ‘기업지배구조펀드’도 포함된다.
한편에서는 지난해 5%의 지분을 확보한 한국의 지배구조펀드 8개 중 4개 종목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며 투자가치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할 때 SRI펀드는 분명 ‘가치가 있다’는 쪽에 무게를 더 싣는다.
과연 그럴까. SRI 펀드는? 우선 SRI펀드에 앞서 ‘사회적 책임’이라는 어려운 용어부터 이해하는 것이 우선일 듯하다.
UN, EU, 국제표준화기구인 ISO 등에서 공통으로 제시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 경영을 하면서 사회 및 환경 문제를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것이다.
특히 UN에서 제시하는 ESG (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원칙에서는 환경, 사회, 기업지배구조를 고려한 SRI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요소가 기업의 장기 존속 가능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SRI펀드에는 두 가지가 있다.
투자자가 사회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펀드와 투자자가 사회적 책임에 대한 리스크가 적은 기업에 투자하거나 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스크를 낮춰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여 ‘지속 가능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펀드다.
전자는 종교인이나 사회운동가 등 돈에 자신의 가치를 싣고자 하는 사람들이 투자하고, 후자는 연기금 등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이익을 얻고자 하는 주체가 주로 투자한다.
그래서 후자의 경우, 장하성 펀드나 헤르메스 펀드처럼 지배구조 개선이나 환경, 사회 리스크 해소를 적극적으로 주장한다.
장하성 펀드는 이름처럼 장하성 교수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춰 투자하는 펀드다.
장 교수는 소액주주가 기업주, 대주주와 같은(혹은 비슷한)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SRI펀드의 핵심은 “건전한 기업에 대한 건전한 투자”가 핵심이다.
즉 환경을 생각하며 생산하는 기업, 노사가 평등하도록 운영하는 기업,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기업 등에 투자하여 기업이 지속적으로 그런 기업문화를 만들어 나가게끔 하는 것이다.
SRI 펀드는 1920년대 감리교회를 중심으로 술, 담배, 도박 등 이른바 ‘죄악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캠페인에서 출발했고 최근에는 환경오염, 웰빙문화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펀드에 투자할 때 기왕이면 윤리적으로 옳은 일을 하는(소비자의 감성에 맞는) 기업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자산운용사에서 펀드를 선정할 때에도 윤리 경영, 환경 경영, CEO의 경영방침, 지배구조, 협력업체와의 관계 등을 주로 보는데, 제품의 유행성의 논란이 있었던 회사나 윤리적인 문제가 발생했던 회사들은 우선 제외된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의 SRI 펀드 비중은 10%에 이르고, 수탁고가 2조2900억 달러(2005년 기준)를 넘어섰다.
또한 세계 SRI 투자규모는 6조 달러(5700조원) 수준이며 해마다 5~10%씩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1년에는 5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SRI펀드 비중 ‘왜’ 높아지나 SRI펀드의 비중이 확대되는 이유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만큼 기업의 투명성과 지배구조가 우수하고 수익률도 높을 것이라는 관점을 갖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그만큼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SRI 펀드가 일반 펀드에 비해 별도의 적격심사에 따라 포트폴리오 편입 기준을 까다롭게 정하고 있다 보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률이 낮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하지만 SRI 펀드는 일반 펀드가 다루지 않는 기업의 사회적, 환경적 변수 등 가치 있는 정보를 추가로 적용하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률이 높다는 의견이다.
특히 최근의 SRI 펀드들은 우수종목을 능동적으로 발굴해 신속하게 펀드에 편입시킴으로써 점점 더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해외 사례를 보면 사회책임투자펀드는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 기준이 없는 일반 펀드보다 수익률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리스크를 지닌 것으로 검증됐다.
국내에서는 아직 도입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은 크다.
업계에서는 SRI펀드가 활성화될 경우 기업들이 환경과 지배구조 등의 개선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성이 향상되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적으로 보면 사회·환경·윤리경영에 충실한 기업일수록 투자의 위험성은 줄어들고 기업 가치는 높아져 결국 투자자의 수익률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즉, 환경보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은 당장은 그 비용 때문에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치명적인 환경오염 사고를 일으켜 하루아침에 회사의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과, 또 소비자가 환경 친화적인 기업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공익과 투자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배 구조가 불량한 기업에 투자하는 ‘기업지배구조개선 펀드’는 공격적인 성향이 있어 원금 손실에 대한 위험도는 높지만 수익률도 그만큼 높은 편이다.
알리안츠운용의 '‘업가치향상장기주식G-1호’는 설정 1년 만에 약 71%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철학 · 장기투자 원칙 세워야 SRI 펀드는 이처럼 개인, 사업체, 대학, 병원, 재단, 연금기금, 종교기관, 비영리기구 등의 투자자에게 공익의 극대화를 추구하여 건전한 장기 투자 풍토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SRI 펀드에 투자할 때 투자철학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것을 권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내 펀드의 수익률 현황을 보면 장기투자가 왜 필요한지 쉽게 알 수 있다.
12월27일 기준으로, 산은운용이 출시한 SRI좋은세상만들기주식 1ClassC1가 6개월 17%대에서 연 48.68%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고, 알리안츠운용의 기업가치향상장기주식G-1(C/A)은 6개월 수익률 9.67%에서 연 46.92%로 올라갔다.
내가 투자한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지 못하거나 알 수 없도록 배제돼 있는 기업 펀드들이 부지기수다.
투자한 돈이 노동조합을 착취하는 기업이나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에 흘러들어 갈 수도 있다.
이런 것을 고려한다면 SRI 펀드는 투자에 있어 안심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노희진 한국증권연구원 정책제팀장은 SRI가 국내에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SRI 투자가 단순한 사회공헌을 위한 투자라기보다는 기업의 장기존속과 투자자의 수익을 우선시하는 수탁자의 의무를 강조하는 펀드라는 인식이 확립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현재 이명박 대통령당선자가 (사)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질의에서 답한 것처럼 사회책임투자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는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학명 기자 mrm@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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