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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제 살 깎는 혁신, 자금 썰물 막을까
[커런트]제 살 깎는 혁신, 자금 썰물 막을까
  • 황철 기자
  • 승인 2008.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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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 하나, 본부 군살빼기 ‘총력’ … 우리 · 신한, 조직 세분화 · 고객이탈 저지 ‘사력’ 위기일로에 처한 은행들이 스스로 살을 깎는 혁신을 단행하고 있다.
신년 영업의 출발선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조직개편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번 대수술은 연례행사 정도로 끝나던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업력 저하, 수신액 감소, 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결단코 끊겠다는 비장함도 묻어난다.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군살빼기를 통해 조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본부 조직 슬림화로 잉여 인력을 줄이고, 남은 여력을 영업 현장에 쏟아 붓겠다는 복안. 국민은행은 이달 내 ‘16그룹 1단 14본부 2국 83부 5실’ 체제를 ‘13그룹 1단 14본부 2국 61부 2실’로 전환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6그룹 2본부 25부 3실을 폐지하고 3그룹 2본부 3부를 신설했다.
기존 개인영업Ⅰ·Ⅱ·Ⅲ, PB사업, 기업금융 등 5개 그룹을 묶어, 전체 영업조직을 총괄하는 영업I·II그룹으로 재편하는 것도 이번 혁신안의 골자다.
특히 지역본부를 영업지원본부로 전환한 점은 영업력 극대화의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조치다.
하나은행도 5그룹 8본부 43팀이던 본부 체계를 4그룹 2본부 37팀 체제로 축소했다.
또 마케팅그룹 및 상품개발Ⅰ·Ⅱ부를 신설, 전문성 강화와 경쟁력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조직 세분화를 위기 탈출의 묘수로 삼았다.
국민·하나은행과는 반대로 하부 조직을 늘리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다양한 고객들의 요구에 적절히 대처하려면 조직을 잘게 나눠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우리은행은 영업지원본부를 신설하고 본부장을 부행장급으로 승격했다.
또 은행계 최고로 정평이 난 IB(투자은행) 업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인수투자팀 및 IB지원팀을 새롭게 설치했다.
신한은행 역시 영업지원그룹을 새로 만들어, 마케팅 확대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또 영업본부장을 21명에서 24명으로 늘려 고객 접점(지점)에 대한 지원 사격을 한층 강화했다.
IB본부, 연금ㆍ신탁본부를 신설해 관련 업무의 전문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공룡 금융기관 농협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대대적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농협 이사회가 확정한 개편안에는 보험, 카드 사업 부문의 독립 경영을 위한 복안이 담겨있다.
중앙회 소속의 공제사업분사의 명칭을 NH보험분사로 변경, 금융지주사 확립의 초석으로 삼을 생각이다.
또 16개 지역본부에 보험센터를 조직, 지역별 보험영업을 총괄하기로 했다.
카드분사 명칭 역시 ‘NH카드분사’로 바꾸고, 지주사 산하 자회사로 거느린다는 장기 방침을 정했다.
최근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카드모집인 조직을 별도로 구성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증시를 향한 ‘자금 이탈 현상’이 향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이상, 해법은 조직 효율성 극대화와 사업 다각화밖에 없어 보인다”면서 “은행들의 조직 쇄신 작업은 시장 상황과 결과에 따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철 기자 biggrow@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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