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6:34 (금)
[커버스토리]부산상고 ‘울고’ 동지상고 ‘웃고’
[커버스토리]부산상고 ‘울고’ 동지상고 ‘웃고’
  • 김성수 객원기자
  • 승인 2008.01.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 출신 동지상고 인맥 급부상 … 노무현 대통령 부산상고 추락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금융권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참여정부에서 ‘금융권 핵심집단’으로 군림(?)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나온 부산상고 인맥이 물러나고, 이명박(MB) 대통령 당선자의 모교인 동지상고 인맥이 전면에 나설 조짐이다.
농협중앙회는 지난해 12월27일 이 당선자의 동지상고 5년 후배 최원병 전 안강농협조합장을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당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말 단행된 신한은행 임원 인사에서도 이 당선자의 동지상고 9년 후배인 이휴원 투자은행(IB) 그룹 담당 부행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가 만료된 6명의 현직 부행장은 모두 퇴진했지만, 이 부행장만 유일하게 살아남아 금융권의 ‘동지상고 출신 전성시대’를 알렸다.
신한은행 측은 “IB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은행권 안팎엔 “MB를 고려한 인사”라는 뒷말이 무성하다.
앞서 실시된 우리은행 인사에서도 이 당선자와 같은 대학, 같은 학과 출신인 이창식 전 구로금천영업본부장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신한국상호저축은행(현 신라저축은행) 사장을 역임한 권두철 동지상고 동문회장(가야컨트리클럽 대표)도 금융권의 MB계 핵심인물로 꼽힌다.
이들뿐만 아니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 당선자와 고려대 경영학과 61학번 동기이자 ‘61회’ 멤버다.
현재 고대 경영대 교유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은 차기 정부의 금융정책에 직간접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또 하나금융이 수혜를 보지 않더라도 최소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이 당선자와 김 회장은 개인적 친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참여정부의 금융권 핵심인맥으로 급부상했던 부산상고 출신들은 맥을 못 추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 부행장으로 승진했던 부산상고 출신인 선환규 개인고객2본부장은 8개월 만에 옷을 벗었다.
특히 최근 김중웅 회장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변신한 현대증권을 둘러싸고도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26일 김지완 전 사장이 임기를 1년5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돌연 사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김 전 사장은 부산상고 출신으로 노무현 정권 출범 직후인 지난 2003년 6월부터 현대증권 사장을 맡아왔다.
그는 현대증권의 경영 정상화와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따라서 업계에선 김 전 사장의 퇴진을 정권 교체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한편에선 MB계 인사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친노계 인사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그야말로 ‘권불십년’이요 ‘인생지사 새옹지마’인 셈이다.
김성수 객원기자 top@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