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45 (토)
[증권]조선 vs IT, 주도주 교체되나
[증권]조선 vs IT, 주도주 교체되나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2.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증권가 "조선업 펀드멘탈 훼손 없다" VS "추세 반등일 뿐" 지난달 29일 굿모닝 신한증권의 한 지점. 장이 끝났음에도 한 중년 남성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STX, 한진중공업홀딩스,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그는 조선업종의 폭락에 적지않게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주도주가 정말 바뀌는 것이냐며 연달아 조언을 구했다.
연초 주식시장에는 올 한해 주도주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다.
주가 저평가 매력과 기업실적으로 고려할 때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IT와 자동차를 필두로 식음료 등 내수업종이 기존에 강세를 보였던 기계, 조선주의 대안으로 등장할 것으로 내다보는 증권사들도 많았다.
적어도 조선주가 폭락할 때까지만 해도 이러한 전망은 현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31일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현대중공업이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깜짝실적'을 내놓으면서 대규모(6520억원) 자사주 매입계획을 전격 발표한 것이다.
그러자 조선주 주가는 급락을 멈추고 강한 반등세로 방향을 틀었고 덩달아 조선주 전망에 대해 궁금해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1일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은 전날보다 4.33%(1만3500원) 오른 3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9% 급등한데 이어 이틀 연속 오름세다.
삼성중공업도 8.06%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대우조선해양과 STX조선도 각각 7.48%, 2.14% 올랐다.
현대미포조선은 11.68% 상승하며 급등세를 보였다.
전날 창사 최대 실적을 거뒀다고 밝힌 현대중공업은 자사주 취득 소식을 알리며 조선주들의 동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신영증권, “우량 조선주 매수 기회” 조선주 대신 IT업종이 대안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한 증권사는 삼성증권과 푸르덴셜투자증권, 대신증권이 대표적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IT업종 대표주와 조선·기계업종 대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현대중공업을 대조해 종목별로 차별화된 증시의 흐름을 요약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31일 “이익 측면에서 두 종목을 바라보는 눈높이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이익의 눈높이가 낮아질 대로 낮아졌지만 현대중공업은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졌다”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가격 부담이 큰 현대중공업의 경우 주가 하락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황 연구원은 “추가 하락이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최근 조선주에 대해 시장대비 초과된 비중을 중립 수준으로 줄이려는 시도가 좀더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기관이 삼성전자를 매수한 것은 시장 대비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비중을 중립 수준까지 높이고자 하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반면 이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하락은 주도주의 교체가 아닌 ‘확장’을 의미한다”는 입장이다.
조선·기계업종이 부진했던 이유가 대외적인 이유에 있었던 만큼 불확실한 요인이 해결되면 실적 전망치도 다시 높아질 것이란 기대다.
안지현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적인데다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후판가격 상승 등에도 불구하고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가 지난해 11월 고점대비 반토막 났지만, 신조선가는 오히려 10% 가까이 상승했다”며 “조선업체 펀드멘털 변화가 없으므로 최근 주가하락을 현대중공업 등 우량주에 대한 매수기회”라고 강조했다.
강영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조선업황에 대한 과도한 우려로 고점대비 43.3%나 하락했지만 펀드멘탈이 훼손 됐다는 징후는 없다”며 “지난 2년간의 대량발주로 올해 발주량은 감소가 불가피 하지만, VLCC/LNG/해양플랜트의 수요 증가로 국내 대형사들의 수주액은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