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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흔들리는 미래에셋 신화]공격적 운용방식 하락장에선 '뇌관'
[커런트-흔들리는 미래에셋 신화]공격적 운용방식 하락장에선 '뇌관'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2.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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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량 보유한 중국수혜주 하락이 문제 … '미다스의 손'시험대 올라 펀드투자 열풍의 중심에서 시장을 이끌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가 폭락 사태로 인해 위기의 계절을 맞고 있다.
작년 한해동안 증권가의 ‘미다스의 손’으로 평가받으며 압도적인 투자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최근 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의혹의 눈초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 공격적 운용 하락장에선 뇌관 출시 한 달 만에 4조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미래에셋의 간판으로 떠오른 인사이트 펀드에서 3개월도 안 돼 고객들의 환매로 38억이 줄었다.
적지 않은 충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대량 투자한 종목들도 올들어 시장 하락률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특히 30일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펀드 환매에 대비해 현금비중을 늘리고 있다는 루머가 돌아 이 운용사가 대량 보유한 종목이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그 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30개 코스피시장 상장사의 주가는 올들어 31일 현재 평균 18.34% 하락,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하락률(-14.36%)보다 3.98%포인트 더 떨어졌다.
5% 이상 보유 종목 가운데 올들어 오른 종목은 호텔신라(17.78%)와 동아제약(0.30%)뿐이다.
미래에셋이 대량 보유한 종목은 주로 중국 수혜주이거나 지주회사 등이다.
올들어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수익률이 하위권을 기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순자산 100억원 이상 펀드 중 올해 수익률 하위 20개 중 미래에셋펀드가 8개다.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 중에는 하나도 없다.
시장의 관심이 미래에셋으로 쏠리자 미래에셋측도 ‘증권사 입단속’에 나서는 등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미래에셋은 31일 각 증권사에 “앞으로 메신저를 통해 특정 운용사의 보유 종목 매매 정보를 유포시킨 증권사가 발견되면 해당 법인영업부에 책임을 묻겠으니 각별히 신경 써달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을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운용사들이 미래에셋이 판다는 소문이 나면 매도물량을 내놓는 통에 주가 폭락이 지속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양날의 검, 미래에셋 리스크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에 대한 불신의 눈초리에 대해 “증시 호황기에 공격적인 투자 방식으로 위력을 발휘했던 미래에셋의 운용방식은 하락장에서는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뛰어난 장기성과를 보여준 만큼 하락장에서 잠시 고전한다 해서 신뢰를 거두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측 역시 “최근 시장의 변화는 단기 수급 때문이며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글로벌 증시는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다시 좋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약간은 다른 분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자산운용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위상이 워낙 크기 때문에 미래에셋이 실패하면 자산운용업계 전체가 죽는다는 암묵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여러가지 이유로 고전할지라도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시장의 눈초리가 아무리 따가와도 미래에셋 펀드로의 자금쏠림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증가한 전체 펀드 판매잔액(약 62조원) 중 미래에셋 펀드가 거의 절반(약 30조원ㆍ48%)이나 됐다.
지난 29일 국내주식형 펀드로 들어온 순유입액 2004억원 중 절반을 넘는 1060억원이 미래에셋펀드로 집중됐다.
미래에셋은 여전히 공격적 성향을 지닌 한국증시의 보검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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