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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경쟁의 이해와 경쟁전략
[CEO 칼럼]경쟁의 이해와 경쟁전략
  • 심규태 한국CFO스쿨대표
  • 승인 2008.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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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물소 떼와 이를 쫓는 사자를 본 적이 있다.
사자는 끈질기게 물소 떼를 쫓다가 그 중 가장 약하고 뒤쳐지는 어린 물소를 공격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일격에 치명적인 공격을 함으로써 어미가 새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반격을 하지 못하고 포기하게 하는 전략을 쓴다고 한다.
불쌍한 물소와 포악한 사자라는 전형적인 약육강식의 구도가 그려진다.
사자에 쫓기는 물소는 뒤쳐지면 죽음을 당한다.
최선을 다해 무리 속에 있어야 하고, 사자의 공격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달려야 한다.
어미의 목숨을 건 반격은 본능이다.
아름다운 본능이다.
하지만, 사자는 이에 대한 공격전략을 가지고 있다.
치명적인 일격으로 이미 새끼를 구하기에는 늦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어미가 스스로 포기하게 한다.
사자에 쫓기는 물소는 목숨을 걸고 생존을 위해 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자가 스스로 포기하는 운 좋은 날도 있지만, 대부분은 희생을 치른다.
사자의 공격은 무엇인가? 이 또한 물소의 처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 또한 생존을 위해 공격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쫓고 본능적으로 판단하여 대상을 선택하고 대응한다.
어떤 날은 물소의 뿔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과 새끼를 위해 물소 떼를 쫓아야 하고 가장 공격하기 쉬운 어린 물소를 죽여야 한다.
이는 동물의 세계이다.
인간은 스스로 문명과 철학을 발전시켜 인간적 존엄과 가치를 키워왔다.
우리는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구하는데 드는 희생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사회적 배려가 인간적 사회를 만드는 필수요소라는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본주의 하의 기업경영은 기본적으로 경쟁원리에 놓여 있다.
그것이 사자의 입장이건, 물소의 입장이건 생존과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어야 한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사자와 물소 둘 다 이런 메커니즘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세계에는 이를 위한 규칙과 인간적인 존엄을 지킬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다를 뿐이다.
이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본질적인 메커니즘과 경쟁원리를 부정할 정도는 아닌 듯하다.
물소 무리에서 사자의 목표대상은 가장 경쟁력이 없는 새끼 물소이다.
자신이 아직 성장하지 못한 새끼라는 것을 항변할 겨를이 없다.
사자의 세계에서도 가장 유능한 사냥꾼은 현재 가장 경쟁력을 가진 사자이다.
스테판 가렐리가 얘기하듯 “경쟁력은 자신의 현재 성과를 과거 성과와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시간에 상대방이 이룬 성과와 비교평가 하는 것”이다.
이를 혼동하면 안 된다.
현재의 상태에 따라 판가름 나는 것이다.
재작년과 작년을 비교해서 우리의 경쟁력이 강화되었다고 판단하는 식으로는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시장 구성원들의 경쟁력과 비교할 때 우리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이냐가 핵심이다.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는 가장 차별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가 가장 잘하는 것이라고 해서 경쟁력 있는 사업부라고 판단하면 이 또한 오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우리가 잘하는 것을 다른 곳들도 잘하고, 잘하는 곳들이 많은 분야라면 이는 차별적 가치제공이 어려워 결국은 우리에게는 가장 강한 것이지만 시장전체로 볼 때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장 바람직한 것은 가장 차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것을 중심으로 경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경쟁에 대한 깊은 이해와 가장 경쟁력 있는 경쟁전략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첫걸음일 것이다.
심규태 한국CFO스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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