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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피플]마흔 넘어 ‘가위’ 제대로 잡기
[이코노피플]마흔 넘어 ‘가위’ 제대로 잡기
  • 이학명 기자
  • 승인 2008.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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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것보다 앞으로의 비젼이 있어 행복합니다” 88년 메리츠증권에서 10년간 법인영업(에널리스트), 98년부터 7년간 푸르덴셜생명보험에서 보험판매 그리고 2004년 미용업계로의 턴. 마흔 넘어 창업을 결심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전혀 해보지 않았던 일에 대한 도전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기술도 없이 미용업이라니…. “돌아다니는 것, 사람만나는 것을 좋아합니다.
보험사에서 지점장 제의가 있었지만 사무실에 앉아 직원들 챙기는 것이 내 할 일은 아닌 듯 했습니다.
” 이경민 foret 분당정자점 장윤재점장은 운동을 통해 만난 지인의 권유로 2004년부터 미용업에 대한 비젼을 품게 됐다.
42살부터 시작하는 생소한 일에 대해 두려움이 많았지만 이전에 했던 영업사원일이 큰 힘이 되었다.
“기술로 다른 미용인과 승부가 되지는 않겠지만 생명보험사에서 자신을 강하게 다스리는 법을 배웠고 인생은 어차피 확률게임이라고 봅니다.
” 열 번 부딪혀 세 번 성공해도 웃을 날이 많았던 영업일을 생각하면 조그만 어려움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 이런 생각은 그가 ROTC 출신(ROTC정신)이라는 것과도 맞물려 있다.
작년 2월, 1년 동안 공부해 기술학교에서 미용자격증을 땄고 분당에 지점을 오픈하며 본격적인 미용사업의 길로 발을 디뎠다.
프로 영업사원을 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 사람 좋아 보이고 상대방 얘기 잘 들어 주는 것이 특성이라면, 그도 그랬다.
“어떤 일을 하든 인성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모두 개인사업자라고 보면 되는데, 인성이 안 되고 기술만 있으면 오래 못 가더라구요. 이 일도 어차피 서비스업이니까…” 그래서 그가 직원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고객중심 마인드’다.
“헤어가 마음에 안 들어 돈 못 내겠다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러라고 했습니다.
물론 디자이너가 자신의 생각대로 설득 할 말이 있겠지만 어차피 마음에 들고 안 들고는 고객 몫이니까요” 그렇다고 직원에게 힘든 일을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가 사업을 시작한 가장 기본적인 생각은 ‘직원이 우선 잘 돼야 자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 “직원들에게 자신이 맡은 일만 잘하라고 합니다.
다른 잡다한 일에 신경 쓰지 않게 해 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는 장사꾼이 아닌 어떤 일에 지조를 지키는 선비처럼 살고 싶다.
사업도 그렇게 하다보면 미용사업의 다각화, 분당지역의 메이크업의 매카로 거듭나는 것 등의 계획이 현실로 더 빨리 다가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는 백화점 메이크업 시연회, 차밍교실 등의 행사와 고객과 디자이너의 1대1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갈 생각이다.
10년 20년이 지나 점장이라는 이름으로 고객을 맞을 수 있을까에 대해 묻자 그는 “숀코너리 처럼 멋지게 늙고 싶다.
그러면 가능하지 않겠는가?”라고 되묻는다.
태권도 4단, 아이스하키, 윈드서핑 등 못하는 운동을 손에 꼽는 것이 더 어렵고, 지금처럼 긍정적인 마인드를 유지한다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직장만족지수가 100점 만점이라면 현재는 90점 이상입니다.
40대에 무엇을 시작한다는 것이 생각에 따라서 어려울 수도 쉬울 수도 있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못할 것이 없습니다.
” 작년 5월 오픈해 불과 1년도 채 안된 이경민foret 분당지점이 오전부터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학명 기자 mrm@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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