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6:44 (수)
[이슈]물류창고로 전락하는 용산전자상가
[이슈]물류창고로 전락하는 용산전자상가
  • 김정태 DIP통신 기자
  • 승인 2008.03.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용산전자단지 ‘물류창고’ 전락 온라인판매 비율 70% 넘어서…가격비교·오픈마켓에 치여 도산으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컴퓨터 유통시장인 용산전자단지가 물류창고로 전락하고 있다.
용산전자단지 내 유통업체들의 온라인 판매 비율은 약 70% 이상. 오프라인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방문객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겨우 찾아오는 구매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최저가를 확인 후 직접 수령을 위한 방문객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가격비교사이트와 오픈마켓의 등장 때문이다.
하루벌이로 생존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유통상인들은 최저가로 제품을 판매, 다음날을 기약한다.
또한 알아서 착착 붙는 오픈마켓 등의 할인쿠폰은 유통 상인들의 제품판매에 있어 마약 같은 존재로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때문에 용산전자단지는 오프라인 판매를 스스로 포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온라인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어내지만 이도 가격경쟁 등으로 마진 없는 판매로 이어져 도산에 빠지고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7대 3 비율 물류창고로 전락하고 있는 용산전자단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 비율은 7대 3정도다.
오프라인 판매 단지로 유명한 용산전자단지 내 유통상가들 70%가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트렌드로 돌아섰다.
유통상인들은 주로 가격비교사이트와 오픈마켓, 그리고 용산내 전문 쇼핑몰을 통해 판매를 하고 있다.
이렇게 유통상인들이 온라인 판매로 돌아선 것은 최저가 경쟁을 벌이게 한 가격비교사이트의 문제도 있지만 하루벌이 생존경쟁에 덫에 빠진 스스로의 잘 못이 더 크다.
최초 판매의 꿀맛을 본 후, 유통상인들은 더 이상 가격비교사이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또한 ‘용팔이’라는 오명을 그대로 가격비교사이트에서도 보여줬다.
미끼 상품으로 최저가에 제품을 올려 소비자들을 유도, 타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은 여전히 가격비교사이트에서도 일어났다.
오픈마켓 역시 판매의 대안으로 삼았지만 무한경쟁의 터로 바뀌고 말았다.
수입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총판업체까지 오픈마켓을 통해 제품을 판매 수입사, 총판, 소매점, 소비자 등으로 이어지는 유통경로를 깼다.
전문 쇼핑몰에서의 판매도 결국 최저가 제품만 입점이 되는 현실로 변질돼 유통상인들은 설 곳이 없어졌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설령 오프라인 매장을 찾더라도 가격비교, 오픈마켓, 전문쇼핑몰 등에서 최저가를 확인 후 매장에선 제품만 받는 상황이 돼 버렸다.
때문에 더 이상 오프라인 판매는 판매가 아닌 제품을 주는 물류센터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쇼핑몰, 제품 판매해 주는 곳 개념 없어 유독 용산 유통업체들은 쇼핑몰의 개념을 모른다.
쇼핑몰은 업체 또는 제품을 입점 시켜 많은 소비자들에게 판매를 해 줄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판매장터다.
그러나 오히려 판매를 하려면 돈을 내고 의미 없는 광고까지 해야 하는 곳으로 바뀌었다.
가격비교사이트는 상식적으로 본다면 제품의 가격을 비교해 주는 곳이면서 판매를 독려해주는 역할자다.
유통업체들은 가격비교사이트를 오인해 최저가로 제품 가격을 등록해 스스로 제품 단가를 낮추고 직접 판매 효과를 볼 수 있는 광고가 아닌 가격비교사이트 배불리기에 급급하고 있다.
그나마 오픈마켓은 제품을 올리고 해당 쇼핑몰에서 쿠폰을 달아줘 가격비교사이트보단 환경이 좋은 편이다.
광고도 직접적인 판매와 연결되는 기획전, 이벤트, 할인 판매 등의 배너가 대부분이다.
전문 쇼핑몰의 경우는 가격비교사이트와 오픈마켓의 합작품이다.
쇼핑몰에 입점하기 위해서는 타 유통업체들과 최저가 경쟁을 치러야 한다.
일단 입점해도 타 유통업체가 최저가를 들고 나오면 또 최저가전을 펼쳐야 한다.
다만 전문 쇼핑몰은 그 제품을 판매하기위해 스스로 판매 촉진에 힘쓴다는 차이만 다를 뿐이다.
생존 불가피, 도산 또 도산 용산유통업체들은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제도적, 행정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가격비교사이트의 최저가로 인한 피해, 터무니없는 높은 수수료로 인한 마진 절대부족 등 제도적으로 이를 막고 행정적으로 풀어주길 유통상인들은 원한다.
그러나 유통상인들은 스스로 올바른 온라인 판매보단 당장 눈앞의 생계를 위해 다시금 가격비교사이트, 오픈마켓 등에 마진없는 판매를 하게 된다.
이 때문에 1년을 못 넘겨 도산해 용산전자단지를 떠나는 업체가 수없이 많다.
이런 과정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용산전자단지는 물류센터, 온라인 판매를 위한 하나의 물류창고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다만 용산전자단지에서 뿌리깊게 온라인과 오픈라인을 연계해 판매하는 아이코다, 이지가이드, 컴퓨존 등 몇몇 전문 쇼핑몰만이 살아남아 용산유통상가의 흔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DIP통신 기자 ihunter@dipts.com

용산전자단지 김정환 이사장

“유통업체 살아남기 위한 대안은 단합”

“용산전자단지내 유통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는 가격정책과 협업으로 단합을 해야 합니다.
” 김정환 용산전자단지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이하 용산전자단지) 이사장은 “이제는 단합뿐이다”고 강조했다.
단합이라는 것은 불공정거래인 가격단합이 아니다.
스스로 가격을 무너뜨리고 없는 제품을 온라인 쇼핑몰에 올려 소비자들에게 불신을 안겨주는 행위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김 이사장은 “오프라인에서 행해 졌던 ‘용팔이’식 판매가 여전히 온라인에서도 이뤄져 유통업체 스스로가 설자리를 없애고 있다”며 “이런 행태를 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이사장은 최저가 경쟁을 부추기는 가격비교사이트, 임대만 해주고 수수료 등 챙길 것은 다 챙기는 오픈마켓 등에 대해 “공생이 아니라 공멸하자는 것”이라며 비난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을 뻔히 보고 있는 정부 정책 또한 문제라고 김 이사장은 피력했다.
김 이사장은 또 “정부 등 행정기관들은 유통업체 70% 이상이 온라인으로 돌아섰고 판매 대부분이 온라인 쇼핑몰 등지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 제도와 행정적으로 독점적인 지휘에 있는 온라인쇼핑몰에 대해 방책을 세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무조건적인 최저가 전쟁터를 마련하고 있는 가격비교사이트나 터무니없이 수수료를 많이 때고도 세금은 판매업체에게 떠넘기는 오픈마켓에 대해 제도적이든 행정적으로든 규제를 해줘야 한다는 것. 만약 업체 스스로가 이 짐을 지고 가야 한다면 “자체 개발 상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마진 없는 판매에 경쟁을 해서는 안 된다”고 김 이사장은 조언했다.
김 이사장은 유통은 제 2의 생산이라고 말한다.
즉, 제조는 직접 생산이지만 유통은 부가가치를 높이고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제 2의 생산이라는 것. 따라서 김 이사장은 “용산전자단지의 유통은 온라인으로 인해 축소되서는 안된다”며 “온라인 판매도 좋지만 오프라인과 어느정도 균형있는 발전을 통해 유통활성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밝혔다.
단순히 온라인 판매를 지속해 가격경쟁과 소비자들의 불신을 끊임없이 가져간다면 향후에는 유통업체와 소비자 모두가 함께 공멸하고 말 것이라는 게 김 이사장의 말이다.
김 이사장은 1989년부터 유통사업을 해오고 있으며 지난 2월 28일 용산전자단지조합 이사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