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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앤 뷰티]직장인의 고질병 ‘기능성 소화불량증’
[헬스 앤 뷰티]직장인의 고질병 ‘기능성 소화불량증’
  • 박찬미 건강전문 라이터
  • 승인 2008.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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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 30.4%는 ‘소화기 장애’…소화제 복용 자제하고, 년 1회 정기검진 필수 우리나라 직장인의 상당수는 가볍든 심하든 소화기 이상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해 11월 한 온라인 취업포털이 남녀직장인 1,3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의 63%는 직장생활로 인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으며, 그 중 30.4%가 위궤양, 속쓰림, 변비, 설사 등의 ‘소화기 장애’를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증상을 느끼고 병원을 찾아도 ‘가벼운 위염이니 금방 나을 것이다’, ‘신경성이다’ 등과 같은 애매한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실제로 문제가 되는 소화기 질환은 어떤 것이 있을까? 장기간 소화불량에 시달려도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위암 같은 질병의 위험은 없는 것일까? 상복부 불쾌감 반복되면 소화불량 의심 사전적 의미에서 소화는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잘게 분해하는 과정이다.
입에서 시작해 위, 십이지장을 거쳐 소장 점막으로 영양분이 흡수되기까지의 전 과정이 해당된다.
소화불량은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소화 장애의 증세를 통틀어 가리킨다.
명치 즉, 상복부 중앙에서 느껴지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통증 또는 복부 불쾌감이 주요 증상. 이 외에도 속쓰림, 과도한 트림, 복부 팽만감, 구역질, 울렁거림, 위산역류 등 다양한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하게 과식을 하거나, 위 배출 운동을 느리게 하는 지방이 많은 음식이나 맵고 자극성 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소화기관에 무리가 생겨 일시적으로 소화불량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 일회적인 소화불량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기도 한다.
그러나 만성 소화불량이라면 위 내시경이나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할 필요가 있다.
소화성 궤양, 위·식도 역류질환, 위염, 십이지장염, 위암, 담도질환, 췌장질환 등 소화기관의 문제로 인해 만성 소화불량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 당뇨병이나 신부전 같은 전신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검사로도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는 ‘기능성 소화불량’도 많다.
흔히 ‘신경성 위염’이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소화불량 환자의 절반 정도는 여기에 해당한다.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박의련 과장은 “기능성 소화불량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불규칙한 식사 습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감염, 위와 십이지장 운동의 이상, 내장의 과민반응 등과 깊은 관련이 있다”며, “특히 직장인들의 경우 과식, 잦은 음주와 흡연, 카페인과 탄산음료 섭취, 무리한 다이어트, 업무 스트레스 등의 정신적 요인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화제 복용하다 초기 치료 지연시킬 수도 많은 사람들이 소화불량 증세가 있을 때 시중에 나와 있는 소화제를 임의로 복용한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증상이 완화된다 하더라도 초기 치료를 지연시켜 병을 키울 가능성이 크므로 주의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소화가 안 되거나 상복부 통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때는 다른 질병의 유무를 검사해 보는 것이 좋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거나 다른 질환이 있어 생기는 소화불량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다.
원인 질환이 치료하면 증상은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만약 특별한 질환 없이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이라면 치료가 쉽지 않다.
이때는 적절한 병원 치료와 함께 식이요법, 생활습관 개선, 규칙적 생활과 적당한 운동 등을 통해 증상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스트레스 등이 원인일 경우 필요에 따라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기능성 소화불량도 년 1회 정기 검사 필요 기능성 소화불량이 직접적으로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거나 다른 질병으로 진행되지는 않지만, 궤양이나 악성종양 등과 증상이 비슷해 혼동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최소 일년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내시경 검사를 받는 등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6개월간 3kg 이상의 체중감소, 흑색변, 음식물이 잘 안 내려가는 연하곤란, 빈혈, 구토, 배에 뭔가 만져지는 복부 종괴 등이 동반될 때는 반드시 추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평소 소화불량 예방을 위해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식이나 잠들기 2~3시간 전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피하고, 맵고 짠 자극적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술, 담배 등도 삼간다.
획일적 식이요법을 따르기 보다 본인이 먹고 나서 고생하고 힘들었던 음식을 잘 기억해 두었다 가급적 먹지 않는 것도 소화불량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 식사는 항상 정해진 시간에 즐겁게 하고, 음식을 먹을 땐 천천히 오래 씹어 먹는다.
침 속에는 아밀라아제라는 당분 분해효소가 있어 음식물과 침이 잘 섞이면 소화가 잘 이루어지기 때문. 식사 중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위산이 희석되고 병균의 살균효과도 감소하므로 식사 중에는 물을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식후 1시간 내에 운동을 하는 것도 음식물 소화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소화가 잘되려면 위와 장에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 혈액이 근육과 심장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박찬미 건강전문 라이터 merlin-p@hanmail.net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 모두 치료해야 하나?

균 제거가 이로운 사람들에만 한정

정상적인 위 속에는 균이 살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의학계의 상식이었다.
위 속에는 강한 산성 액체인 위산이 있어서 아무리 독한 균이라도 살아날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3년 호주의 두 의사 마샬과 워렌이 위 점막에 기생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배양에 성공하면서 소화기질환의 원인 규명이나 치료에 큰 전기를 맞게 되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은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감염되어 있다고 추정할 정도로 감염률과 분포도가 세계적으로 아주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의 약 70~80%, 위궤양 환자의 80~90%, 십이지장 궤양 환자의 90~95%가 이 세균에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은 만성 활동성 위염의 원인균이며, 위·십이지장 궤양 등 소화성 궤양과 위암, 위림프종 등 여러 소화기 질환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 균을 위암의 1급 발암인자로 규정하기도 했다.
이 균의 감염경로는 ‘대변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위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등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으나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유아기 감염률이 높다고 알려진 일부 지역의 경우 부모가 음식을 씹어 먹이는 것이 주된 원인일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의 감염 검사를 위해서는 위내시경을 이용해 위장 내에 어떤 병변이 있는지 확인하고 위 점막의 일부를 떼어내어 현재 균이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정확하다.
위내시경을 이용하지 않고 혈액검사를 통해 진단하는 혈청학적 검사도 있으나 감염 시기가 현재인지 과거인지도 구별할 수 없으며, 균 치료 후에 균이 제거되었는지를 검증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없다.
이밖에 인체에 무해한 동위원소인 13탄소가 결합된 요소를 섭취한 후 그 효소에 의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를 분석해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요소호기 검사도 있는데, 이는 균 치료 후 균이 제거되었는지를 확인하는 정확도가 높은 검사법이나 검사비가 비싼 것이 단점이다.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균은 한번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고, 수십 년 또는 일생 동안 위 속에 머무른다.
그러나 감염되었다고 모두가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이 균에 감염된 대다수는 증상이 없으며, 감염된 사람의 상태에 따라 극히 일부에서 상부 위장관 질환이 발병한다.
따라서 균을 제거하는 것이 이로운 사람들에 한하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균 자체를 제거하는 치료법은 효과적이긴 하지만 항생제의 내성과 비용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1998년, 대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연구회에서는 △위·십이지장 궤양 환자 △위의 저악성도 림프종 환자 △조기 위암의 내시경 절제 후 환자를 제외하면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합의한 바 있다.
박의련 한솔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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