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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이프]화려하진 않지만 당당한 품격
[오토라이프]화려하진 않지만 당당한 품격
  • 김정환 전문기자
  • 승인 2008.03.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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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페이톤 V6 3.0 TDI…고급스런 실내 분위기에 엔진 소음·진동은 최고급 가솔린 모델급 ‘럭셔리 세단과 디젤 엔진.’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력셔리 세단은 정숙성과 승차감이 생명인 반면, 디젤 엔진하면 떠오르는 것은 소음과 진동 그리고 매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자사의 럭셔리 세단 ‘페이톤’에 과감한 도전을 감행했다.
지난 럭셔리 세단 중에선 최초로 디젤 엔진을 얹은 페이톤 V6 TDI를 2005년 9월 국내 시장에 내놓았던 것. 브랜드 이미지를 럭셔리로 가져가기 위해 럭셔리 대형세단 페이톤을 투입했던 폭스바겐 입장에서 자칫 이미지 실추를 가져올 수도 있는 위험한 승부였다.
‘디젤 차’라고 믿기지 않는 탁월한 승차감 그 실험은 대성공이었다.
페이톤 가솔린 모델에서 느낄 수 있었던 품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디젤 차’라고 믿기지 않는 탁월한 승차감 그리고 놀라운 연비를 무기 삼아 국내 고급 수입차 수요층을 서서히 장악해나가기 시작했다.
페이톤은 고급스런 문화 전통을 가진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전용 공장에서 최고급 자동차인 벤틀리, 부가티 등을 개발하며 쌓은 폭스바겐 그룹의 기술과 노하우 그리고 장인들의 세심한 수작업으로 태어난다.
1일 생산량이 총 30대를 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명가의 혈통’인 셈. 페이톤 V6 TDI는 그런 혈통에 걸맞게 ‘노블레스스 오블리주’도 실천해왔다.
바로 ‘환경 프렌들리’다.
디젤 엔진에 관해 우리가 가져온 선입견의 출발은 매연 그러니까 ‘입자성 물질의 배출’이었다.
하지만, 페이톤 V6 TDI는 디젤 승용차 중 보기 드물게 디젤 미립자 필터(DPF)를 장착함으로써 입자성 물질의 배출을 거의 완벽하게 방지했다.
특히, V6 3.0리터 TDI(Turbo Direct Injection) 디젤엔진을 장착한 2008년 형 ‘페이톤 V6 3.0 TDI’는 이산화탄소와 분진의 배출량을 현격히 감소시킴으로써 내년 발효 예정인 ‘유로 5’의 엄격한 배기가스 기준까지 만족시켰다.
국내 디젤 모델 중 최초다.
‘유로 5’에 부합하기 위해선 2007년형의 ‘유로 4’ 때보다 입자성 물질 배출량을 80%까지 감소시켜야 한다니 폭스바겐의 디젤 엔진 기술이 놀랍다.
그런 자신감 때문일까. 기자가 만난 페이톤 V6 3.0TDI는 화려하진 않았지만 당당하고 품격 넘쳤다.
최고급 천연가죽과 단풍나무로 치장된 실내는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운전석은 18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어 자신에게 맞는 최적의 좌석을 세팅할 수 있다, 또, 4존 클리마트로닉을 설비해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까지 모두 4개 구역으로 나눠 개별적으로 실내 온도를 조정할 수 있게 했다.
국내 시판되는 대형 세단 중 유일하다는 이 장치를 디젤 모델에도 갖춰놓았다는 것만으로도 폭스바겐이 페이톤 V6 3.0TDI에 쏟는 애정을 가늠할 수 있다.
이 차는 8기통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최대 토크 45.9kg.m를 1400~3250rpm이란 폭넓은 엔진 회전 영역에서 발휘한다.
따라서, 도심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도, 고속도로에서 질주할 때도 변함없이 뛰어난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실제로 심야 시간에 경기 일산에서 의정부로 향하는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페이톤 V6 3.0 TDI는 강력한 파워와 4모션(4MOTION)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 최첨단 에어 서스펜션 등이 하모니를 이루며 가볍게 치고 나갔다.
특히, 시속 140km 이상에선 이 차에 내장된 댐핑 콘트롤 시스템(CDC)이 차량의 높이를 자동으로 낮춰 주기 때문인지 가속페달에 힘을 가할수록 노면에 쫙 달라붙은 채 미끄러져 달려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8기통 가솔린 엔진을 능가하는 최대 토크 45.9kg.m 고속도로 상에서 줄곧 속도를 시속 150km 이상 유지했지만 힘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급커브를 만나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돌아나가서 그리 많은 감속이 필요 없었다.
달리는 동안 엔진 소음이나 진동은 최고급 가솔린 모델을 타는 것 마냥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바람 가르는 소리 등 소음도 들리지 않았다.
시승을 마친 뒤 제원표를 보니 최고 속도가 시속 236km였다.
이 차를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후회마저 들었다.
제로백 가속시간은 8.8초, 연비는 8.7km로 나와 있었다.
연비는 예상 보다 조금 낮았다.
하지만, 공차 중량 2312kg의 대형세단, 4륜 구동형 모델이란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었다.
게다가 디젤 값이 아무리 올랐어도 가솔린 보다는 싸다.
페이톤 3.0 TDI는 2007년 한 해 동안 총 703대가 팔려 2006년에 이어 다시 한 번 ‘수입 대형 디젤 세단 1위’를 차지했다.
이를 기념해 3월 한달 동안 이 차를 구입하면 1년 상당의 주유비(연간 주행거리 2만km, 연비 8.7km/리터, 디젤 가격 1449.59원 기준)를 지원해준다.
8990만원인 판매가를 350만원이나 깎아주는 셈이니 고유가 시대에 귀가 솔깃해지지 않을 수 없다.
김정환 전문기자 newshub@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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