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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실속없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커런트]실속없는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
  • 이문종 기자
  • 승인 2008.03.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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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약세로 국민소득 2만 달러 돌파…체감경기는 여전히 냉랭 국민소득이 1995년 1만 달러를 돌파한지 12년만에 2만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은 21일 지난해 실질 국민총생산(GDP)이 전년대비 5.0% 성장을 기록하고,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2만 달러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산업별로는 지난해 주택시장의 불황 속에 건설업이 1.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조업(6.5%)과 금융보험업(10.3%)의 높은 신장세로 인해 2년 연속 GDP가 5%대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항목별로는 건설투자(1.2%)가 소폭 증가했으며, 재화수출(12.0%)이 호조를 보였고 설비투자(7.6%)와 민간소비(4.5%)도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명목 GDP)은 901조 2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6.3% 증가했으나, 달러 기준으로는 달러 가치의 하락으로 인해 전년대비 9.3% 증가한 9,699억 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0,045달러로 전년보다 8.9% 증가했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929원으로 전년(956원)보다 약 2.8% 하락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수치다.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가 도래했지만 정작 피부에 와 닿는 경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 국제 유가 상승,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급등 등으로 체감경기는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금년 원·달러 환율 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의 이유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재달성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달러로 환산하는 1인당 GNI는 외부변수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추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원·달러 환율을 평균 1,000원으로 전망했다.
또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에 진입했지만, 실질 GNI는 전년대비 3.9% 증가에 미쳐 실질 GDP 성장률 5.0%를 밑돌았다.
실질 GNI는 우리나라 국민이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로서, 실질 GDP 수치보다 낮다는 것은 커지는 경제 외형만큼 국민의 실제 소득 증가가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특히 지난해 이러한 현상은 국제유가 상승 및 원자재가격 상승 등 수입재화 가격이 상승한데 반해 수출재화 가격은 하락함에 따라 교역조건이 악화된 데 기인한다.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무역손실액은 2007년 한해 동안 78조 3944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질 GNI는 전년 2.6%에 비해 1.3% 상승해 전년보다는 상황이 호전됐음을 보여줬다.
경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지난해 총저축률 및 국내총투자율도 소폭 하락했다.
총저축률은 30.6%로 전년(31.3%)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국민총처분가능소득이 전년에 비해 6.4% 증가한데 반해 최종소비지출은 이보다 높은 7.4% 증가했기 때문이다.
즉, 쓸 수 있는 돈이 증가했지만 최종적으로 쓴 돈은 더욱 증가했다는 것이다.
민간총저축률도 소비지출 및 경상세 납부 증가 등에 따라 전년의 21.1%에서 19.4%로 1.7%포인트 하락했다.
국내총투자율도 29.4%로 전년(29.9%)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건설투자의 부진으로 국내총고정투자 증가율(5.3%)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6.4%)을 밑돈데 기인한다.
국내총고정투자율은 28.8%로 전년(29.1%)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문종 기자 rhee_mj@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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