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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알짜배기 펀드 고르기
[스페셜리포트]알짜배기 펀드 고르기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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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투자에 '복불복'은 없다 위험과 수익은 상존...국내 주식형 3년 평균 8%대 '환상 버려라' 지난 몇 해 동안 주식형펀드 가입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원인은 ‘고수익’이었다.
25일 현재 전체 펀드 시장에서 국내 주식형펀드가 차지하는 비중(MMF 제외)은 28%로, 해외 주식형펀드까지 포함할 경우 무려 5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화려한 수익률에 웃고 우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
환상 버리고 눈높이 조정해야 “주식형펀드인데 수익률 30%는 기본 아닙니까? 옆자리 동료는 어떻게 골랐는지 1년만에 100%를 넘었다더라구요. 나는 40% 정도 수익이 나서 재미 좀 봤지” 작년 가을 만난 김 과장은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요즘은 이렇게 변했다.
“환매 알아보니까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그냥 놔두기로 했어요. 어짜피 기업 펀드맨탈 훼손은 별로 없다니까 기다리는 수밖에 없지요 뭐” 이래도 손해 저래도 손해니 회복될 때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겠다는 투다.
김과장 뿐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지난해 상승장을 겪으며 한껏 높아진 눈높이 때문에 펀드에 투자하면 대부분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뛰어난 성과를 올린 특정 펀드만 비춰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가 '고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는 건 환상일 뿐이라 지적한다.
실제로 수익률은 개별 펀드와 투자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코노미21 표
지난 3년간 남미지역에 투자한 펀드나 원자재펀드의 수익률은 170~200%를 넘나들고 있다.
200%를 넘는 고수익을 올린 펀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은행이자는커녕 손해를 보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 투자한 펀드다.
2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설정된 지 3년이 넘은 주식형 역외펀드(해외에서 만들어진 뒤 국내에 수입돼 판매되는 펀드) 212개 가운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가 2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가량은 일본 펀드로, ‘UBS 일본 중소형 주식펀드 B’는 전체 펀드 중 수익률이 최하위인 -5.39%를 기록했다.
최근 5개월간 38.9% 손실을 낸 중국 관련 펀드도 만만치 않다.
같은날 제로인에 따르면 작년 10월말부터 27일까지 100억원이상 중국펀드의 평균 누적수익률은 -38.87%를 기록했다.
'PCAChinaDragonAShare주식A- 1ClassC'가 -8.20%로 최고의 성적을 냈지만 5개월간 40%이상 손실을 기록한 펀드도 8개에 이른다.
국내 중국펀드의 악전고투는 직접 투자대상인 홍콩 H지수가 고점 대비 40% 넘게 빠진 데 이어 27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3500선이 붕괴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작년 10월 순자산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펀드 중 1년 수익률 상위 10위권 중 단 한자리만을 양보했던 중국펀드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기교보다는 정석에 충실해야 채권이나 은행의 정기 예금 이자보다 낮은 수준의 수익률이라 해도 원금손실만 없다면 황송해야 할 판이다.
동양종합금융증권 이도한 연구원은 최근 “지난 3년간 국내 주식형펀드로부터 투자자가 얻은 수익률이 평균 8.83%”라며 “특히 펀드 가입이 급증했던 2007년 6월 코스피가 1700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당시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5~15%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2005년 1월(코스피지수 870포인트)부터 유입된 펀드 자금을 환산한 결과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매수단가는 1543포인트로, 지난 26일 종가(1679.67포인트) 기준 현재 누적 수익률은 8.83%로 나타났다.
주식형펀드 가입자 전체라는 단일 투자자가 코스피라는 단일 종목에 투자한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이 연구원의 계산대로라면 주식형펀드 수익률은 연평균 3% 밑돈다.
채권이나 은행의 정기 예금 이자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펀드 투자를 결정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정보는 펀드의 규모와 과거 수익률, 펀드운용사의 브랜드, 펀드매니저의 실적 기록 등이다.
이중 펀드 규모는 펀드운용사의 브랜드나 과거 운용실적에 따라 그 규모가 달라진다.
그러나 엄밀하게 말하면 과거 수익률이나 운용사의 브랜드가 미래의 수익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투자의 참고사항일 뿐 절대지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risk, High-return)’은 투자의 기본”이라며 “내가 기대하는 수익률이 30% 수준이라면 원금손실에 대한 가능성도 30% 수준으로 열어 두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기투자와 분산투자의 원칙을 지키되 6개월 단위로 수익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위험을 낮추길 원한다면 기대수익률도 낮춰야 하며 잔기술이나 분위기에 휩쓸리기 보다는 정석에 충실하라는 지적이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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