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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불법복제에 멍드는 대한민국
[커버스토리]불법복제에 멍드는 대한민국
  • 이문종 기자
  • 승인 2008.03.3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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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진입 필수조건 ‘지식재산권’ 우리나라처럼 ‘XX데이’, ‘XX의날’이 많은 나라도 없을 것이다.
이 중에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처럼 여러 업체들의 마케팅 활용 수단으로 이용되는 날도 있지만,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날도 있다.
이 중에서 한 번 눈여겨볼 날이 있는데, 바로 4월 4일 ‘사사(辭寫)데이’다.
“불법복제는 사양해요” ‘사양할 사(辭)’와 ‘복사할 사(寫)’의 의미를 지닌 ‘사사데이’는 2006년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와 문화관광위원회 그리고 한국연예제작자협회(KEPA), 한국음악산업협회(MIAK),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이 손을 모아 4월 4일 ‘反 불법복제의 날’로 선포하면서 새로운 ‘날’로 지정됐다.
이후 산업 전반에 걸친 지식재산권 관련 기관들이 하나 둘씩 관심을 보이며 협력을 통한 활동이 시작됐다.
그리고 2007년에는 보다 많은 산업별 지식재산권 유관 단체들이 참여하게 되었고, 불법복제에서 영역을 더 확대시켜 ‘反 불법복제 및 가짜제품 추방의 날’의 의미를 지니게 됐다.
ⓒ이코노미21 표
이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음악, 영화와 같은 온라인 상에서의 콘텐츠 불법복제뿐 아니라 의류, 자동차 등에 있어서의 가짜 제품 제조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의 지식재산권 침해행위로 인하여 피해를 받고 있는 국내 실정에 따른 산업의 자생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지식재산권 침해로 인한 피해가 시간이 지날수록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에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산업협회, 한국의류산업협회(KAIA), 한국무역협회 지식재산권보호특별위원회(KITA),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KIPA), 불법복제방지영화인협의회,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회 등 8개 기관이 범국민 지식재산권보호연합회를 구성해 공동 활동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의 의미 지적재산권 혹은 지적소유권이라고도 불리는 지식재산권에 대해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는 ‘문학·예술 및 과학작품, 연출, 예술가의 공연·음반 및 방송, 발명, 과학적 발견, 공업의장·등록상표·상호 등에 대한 보호권리와 공업·과학·문학 또는 예술분야의 지적 활동에서 발생하는 기타 모든 권리를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문제를 담당하는 국제연합의 전문기구다.
저작권이나 상표권, 특허권을 비롯해 정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이 모두 지식재산권의 범주에 속한다.
이미 대부분의 성인들은 지식재산권에 대해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 참여율은 저조한 편이다.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에 대한 조기 교육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오랜 기간 방치돼 왔기 때문에 머리로 인식하는 것과 실제 행동하는 것이 다른 것이다.
국내 산업발전 저해 요인 지켜지지 않는 지식재산권 문제 때문에 휘청이는 대표적인 산업은 음악 분야를 꼽을 수 있다.
가수의 주된 수입원 중 하나인 음반 판매가 불법복제로 인해 줄어들면서 생계를 걱정해야 되는 수준까지 이른 것이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음반이 나오자마자 MP3로 변환돼 각종 공유 사이트 및 P2P 사이트에 올라오면 음반 판매에 대한 수입을 기대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신곡이라 하더라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고 즐겨 부르지만, 그들의 노력은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불법복제를 막으려는 움직임은 있었지만 모두 허사였다.
기술적 노력보다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IT 기술이 발달할수록 MP3 제작업체 등은 덩달아 발전해왔지만, 정작 가수나 작곡가들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 것이다.
때문에 현재 음반시장은 90년대에 비해 상당히 퇴보해있는 상태며, 지난 5년간 시장 규모가 1/4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IT 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도 발전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들이 속속 등장했다.
대표적인 국산 워드 프로그램인 ‘한글 워드 프로세서(HWP)’, 누구나 쉽게 홈페이지를 구축할 수 있게 해주는 ‘나모 웹 에디터’,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압축 프로그램 ‘알집(Alzip)’ 등이 그것이다.
많은 이들이 공들여 내놓은 제품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지만,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단순히 인지도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은 이들 업체가 한 발 더 발전해나갈 밑바탕을 마련하지 못하게 하며,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연결되지도 했다.
이렇듯 산업을 이끌어가는 이들이 합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면 그 만큼 산업의 발전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으며, 다른 나라에 주도권을 내줄 수밖에 없다.
단지 내 주머니돈을 아끼고자 하는 의도가 국가의 산업 자체를 퇴보시키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 계몽이 가장 시급한 문제 자신이 하는 행동이 합법적인 것인지, 불법인지 알고 있는 것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불법복제는 기본적으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엄연한 위법행위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수준은 아직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누구나 다 하는데, 걸리면 재수 없는 것’이라는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정재훈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 의장은 “지식재산권은 어렸을 때부터의 인식 교육이 중요하다.
현재 초중고교 학생들을 불법복제를 아무런 죄의식 없이 당연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복제 저작물을 너무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환경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별다른 제약 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의장은 “현재 온라인을 통한 지식재산권 침해는 나이 어린 학생들에게서 무분별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온라인을 통한 지식재산권 침해는 단속에 대해 사각지대나 다름없기 때문에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온라인을 통한 단속이나 제재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식재산권에 대한 계몽만이 현재로선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이문종 기자 rhee_mj@economy21.co.kr

범국민 지식재산권보호연합회

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TIPA) 설립 : 2006년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의 수출입 통관 단계 차단을 중신으로 한 기업의 지식재산권 피해 방지 및 보호 활동 불법복제방지를위한영화인협의회(FFAP) 설립 : 2007년 일반 국민의 저작권 인식 개선을 위한 불법복제 근절 및 합벅적 영상저작물 이용 유도 및 홍보 사무용소프트웨어연합(BSA) 설립 : 1993년 안전하고 합법적인 디지털 세상을 만들기 위한 소프트웨어 관리, 저작권 보호, 사이버보안, 무역, 전자상거래 및 인터넷 관련 교육 활동 한국무역협회(KITA) 지식재산권보호특별위원회 설립 : 2006년 무역협회 산하 지식재산권 침해 피해 방지 및 대응 활동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 설립 : 1993년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보호 및 저작권 보호 관련 활동 등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의 기반 조성 활동 한국연예제작자협회(KEPA) 설립 : 1992년 음반기획 및 제작업체를 기반으로 한 대중가요 문화 향상 보급 및 건전 환경 조성 활동 한국음악산업협회(MIAK) 설립 : 1972년 음반제조, 유통업체 중심의 음반산업의 자율적 질서를 유지하고 권익을 보호, 발전 활동 한국의류산업협회(KAIA) 설립 : 1962년 각종 의류산업 지원 및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 단속 및 계도 활동 연합회장 : 정남기(무역관련지식재산권보호협회장, 현대모비스 부사장) 연합회 홍보대사 : 개그맨 정준하 탈날라 캠페인 홍보대사 : 개그맨 박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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