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교과서들은 독자에게 어떤 논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숨기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의 전 분야가 혼란상태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경제학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지적이고 도덕적이며 실질적인 전장(戰場)이다.
이 전장에서 우리는 서로 상충하는 다양한 경제이상, 경제개념을 논한다.
이러한 논쟁을 통해 경제이슈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됨으로써 많은 선택의 순간에 더 나은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유권자로서 수많은 선택의 순간에 직면하며, 이 때 어느 정도의 경제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경제문제를 명확하게 이해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최근 한스미디어에서 출간된 <이코노믹 이슈 12>는 이런 우리의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해준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자신만의 생각을 명확하게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러 문제에 대응하는 우리의 선택이 곧바로 우리의 직업, 임금인상, 승진 등 우리의 모든 경제적 기회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저자 한스 루이스는 이러한 21세기 경제의 중요 이슈들에 대한 논쟁을 통해 독자들에게 눈에 보이는 경제의 한 면만이 아닌 경제의 모든 단면을 볼 수 있는 입체적 시각을 제공한다.
저자가 가장 먼저 제기하고 있는 이슈는 바로 ‘경제’ 그 자체다.
인류는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지만 인간이 개발해낸 최고의 발명품이라고도 불리는 ‘복리의 마법’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삶은 그리 좋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왜 아직도 가난한가? 이에 대한 답은 ‘사람이 주체인 경제는 과학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는 우리가 예측한대로 흘러갈 수 없다.
‘경제에서 어떤 것을 진리라고 결정하는 그 순간, 그것은 진리이기를 멈춘다’라는 교훈을 미국 주식시장의 예를 통해 확인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 경제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저자는 ‘협력’을 그 해결책으로 내세운다.
저자는 최고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21세기 가장 중요한 경제문제들에 대한 찬반논쟁을 한 자리에 모았다.
세계경제의 핵심 이슈 중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그 첫째 질문으로, 부자는 필요한가? 이런 질문 자체가 멍청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부자의 역할은 계속해서 뜨겁게 논의될 것이고 논의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인간사회는 평등분배의 원리로 운영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심지어 이런 원칙을 신봉했던 러시아 공산주의자들조차 이 이상을 실현하지 못했다.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마찬가지다.
민주주의와 경제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민주주의는 ‘1명에 1표’라는 개념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현실은 ‘1달러에 1표’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자본주의사회에서 부자들은 우월한 발언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양쪽 주장들 중 어느 쪽과 의견을 같이 하는가? 우리는 위와 같이 숨 가쁘게 이어지는 공방전을 통해 경제를 보는 자신만의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이들 논쟁들은 명백하고 객관적일 뿐만 아니라 위대하다.
각각의 주장들은 서로 팽팽히 대립하고, 논쟁과 이슈의 전면에 흐르는 전통적인 관점을 파헤치고 있다.
저자는 치열한 논쟁의 전쟁터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또 다른 이슈를 던진다.
바로 우리 사회의 모든 경제적 선택을 이끌어낸 가치체계에 대한 판단이다.
형제주의, 호혜주의, 평등주의, 박애주의를 객관적으로 규명하고 각 주장들에 배어 있는 가치관을 이해함으로써 경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상오 기자 hanso110@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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