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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위기관리,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
기업의 위기관리,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막는다
  • 신승훈 기자
  • 승인 2008.04.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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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깡’, ‘칼날 참치캔’...존슨앤존슨, 미쓰비시, 엑손모빌 반면교사 삼아야 ‘비자금’, ‘생쥐깡’, ‘칼날 참치캔’. 최근 국내 기업의 위기관리방법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사고당사자들은 대책수립이나 사후관리에 대한 대책보다 사건의 본질을 숨기는데 급급한 인상을 주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기업 CEO들이 위기관리의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짐에 따라 비판이 드세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경영연구원이 연 매출 300억 원 미만 중소기업부터 2조 원 이상 대기업의 CEO 1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7%는 ‘기업이 지닌 위기관리 능력에 따라 사태 결말에 큰 차이가 난다’고 답해 위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부정하고 봐라? ‘경영권 승계’를 위한 비자금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삼성은 최근 특검 수사의 연장으로 인해 엄청난 대외적 이미지 실추는 물론 직접적인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제 5단체가 나서 특검 수사를 이쯤에서 접어달라는 성명을 발표해야 할 지경이 됐다.
시청에서 만난 택시기사들은 “계속 버티고 있는데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럴 것”이라며 “삼성이 먹여 살리는 사람이 많으니 결국 법보다는 정치적인 결단의 순서로 갈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40대 정모씨는 “이건희 회장이 구속되든 안되든 예전에는 삼성이 자랑스러웠지만 이제는 좋은 이미지가 다 사라졌다”고 전했다.
‘새우깡'은 1971년 시제품 출시 이래 지금까지 37년간 국민적 사랑을 받아온 대표적 '국민과자'로, 오늘날의 농심을 가능케 한 효자상품이다.
농심은 라면의 종가였던 삼양식품이 우지파동으로 파문에 휩싸이자 신라면이라는 히트상품과 식품안정성을 무기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나 '죽은 쥐 새우깡'이란 어이없는 사고를 터트리고도 이를 은폐하려다가 위기를 자초했다.
소비자운동 전문민간단체인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 2007년 8월부터 2008년 1월까지 6개월간 가공식품 안전위생 고발 1980건 중 이물질 신고 1071건을 분석한 결과, 농심은 58건의 이물질 신고로 1위였다.
이물질 종류별로 보면 벌레 38건, 종류가 불분명한 이물질이 8건, 곰팡이·쇠·플라스틱·비닐 각 2건, 머리카락·뼈·파리·스테플러 각 1건씩이었다.
이번 사고가 우연만은 아니었던 셈이다.
동원 F&B역시 2006년 11월에도 참치캔에서 커터 칼날이 나왔다는 소비자 불만신고를 받고서도 해당 제품 리콜과 경위조사를 통한 시스템 개선 등 사후조치를 하지 않고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더구나 2006년 민원 이후에도 현장에서는 컨베이어벨트 수리 과정과 빈 캔 포장을 개봉할 때 별다른 제품 보호 대책 없이 커터 칼을 계속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민단체들은 농심이 이번 사건으로 기업의 사회책임을 등한시 하는 기업으로 낙인찍힐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책임시민센터의 경우 이미 지난해 농심에게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가능보고서는 기업과 투자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매체이기도 하다.
또, 그 내용의 구체성과 별도로 기업경영과 관련한 현안을 투명하게 대내외에 알린다는 상징적인 의미도 내포돼 있다.
소비자와 주주 외면기업 낙인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이 위기대처능력이나 주주정책면에서도 소비자와 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경우 리레이팅 되기 힘든 저평가주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소위 성장형 가치주로 도약하지 못한 이유가 최근 이물질 파동의 대응과 주주가치 구현에서 여실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이들은 기업 이미지 하락, 브랜드 가치 훼손 등 무형의 손실이 클 것이라며 당분간 주가 약세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연초 28만 원대이던 농심은 연중 내내 힘없이 꺾이며 17만원대까지 밀렸다.
증권업계에서는 농심 주가가 뒷걸음친 것에 대해서도 원자재 가격 상승, 라면 수요 위축 등 외부 요인 외에도 주주환원 확대 정책의 실종에서 찾기도 한다.
동원F&B 역시 마찬가지다.
동원F&B는 대표적인 음식료 가치주로 꼽힌다.
PBR이 1배미만(0.48)으로 안정적인 이익을 올리면서 국내 1위의 참치식품업체로 시장지배력이 크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해 8월10일 8만5500원으로 최고가를 찍은 뒤 내리막길을 걸으며 3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원F&B는 이번 사태에 대한 회사측의 안일한 대응으로 소비자 불신이 커질 경우 제품단가 인상이 쉽지 않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JP모간은 동원F&B 지분 3.48%를 처분해 보유 지분을 7.09%에서 3.61%로 낮췄다고 공시했다.
미쓰비시 결함 숨기다 쇠락 해외 기업들의 위기대처 방식과 그에 따른 결과는 우리 기업들에게 좋은 공부거리다.
게중에는 각종 경제연구소의 보고서나 경영학 논문들에서 자주 인용되는 사례들이기 때문에 주요기업 경영진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례들도 많다.
지난 1982년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사건은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위기관리가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줄 수 있다는 예다.
‘존슨앤존슨’은 당시 시카코 시민이 독극물이 투여된 타이레놀을 복용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자 ‘존슨앤 존슨’은 현장에 직원을 급파하고 이 사건을 모두 언론에 공개했다.
이어 2억4000만 달러의 비용을 감수하며 3100만개의 타이레놀 병을 수거하여 폐기했으며 이물질을 넣지 못하도록 용기를 새로 제조한 후 시장에 다시 내놓았다.
이런 조치는 결국 소비자의 신뢰를 향상시켜 매출과 주가를 상승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위기상황에 잘못 대처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경우는 훨씬 더 많다.
미국 기업 엑손과 일본의 미쓰비시자동차의 경우는 최악의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가 부진에 빠진 주된 이유 중 하나로 부도덕한 위기관리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미쓰비시는 2000년 차량 결함을 발견한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했는데도 이를 숨기다가 적발돼 60만대 가량을 리콜하는 조처를 당했다.
그런 경험에도 불구하고 2004년에 또다시 90년대 중반 팔았던 주력 차종에 결함이 발견된 것을 숨기고 몰래 수리한 것이 또다시 들통나면서 소비자들의 믿음을 잃어버렸고, 2004년 한해에만 일본내 판매가 40%나 줄어들었다.
미쓰비시자동차의 이야기는 기업이 위기를 극복하기보다는 숨기기에 급급하면 결국 더 큰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1989년 석유재벌 엑손의 유조선 발데스호가 알래스카 부근에서 좌초해 엄청난 해양오염이 벌어졌다.
이 사고 당시 엑손은 사고 발생 1주일 뒤에야 언론에 공개했다.
여론은 싸늘했다.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다.
엑손이 사고를 숨기기에 급급했다는 분노가 이어졌고, 엑손은 얼굴에 먹칠하고 말았다.
신승훈 기자 shshi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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