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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백기 든 쇠고기 협상, 국민반발 들끓어
[스페셜리포트]백기 든 쇠고기 협상, 국민반발 들끓어
  •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전국사회부장
  • 승인 2008.05.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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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입장 일방수용-30개월 이상 허용 등 국민건강권 조공 한·미 쇠고기 협상에 따른 미국산 쇠고기의 대폭적인 시장개방에 국민적 반발이 번지고 있다.
특히 이번 쇠고기 협상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위생조건을 크게 완화함으로써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광우병 위험에 국민의 건강을 노출시켰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다.
국회가 7일 쇠고기 전면개방 진상규명 및 대책마련을 위한 청문회를 열기로 하는가 하면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하자는 서명운동까지 탄력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농정기조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백기’든 쇠고기 협상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4월11~18일까지 8일간 개최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을 위한 한·미 양국간 고위급 협의’ 결과 미국산 쇠고기의 단계적 수입확대 방안에 대해 양측이 합의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일명 ‘한미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쇠고기 협상이 타결된 18일은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이날 방미 중이던 이명박 대통령은 미 경제인들과의 만남에서 “방금 FTA(자유무역협정)에 걸림돌이 되었던 쇠고기 수입 문제가 합의됐다”고 타결 사실을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에게 줄 선물로 쇠고기 수입을 들고 간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근거다.
이번 협상 결과를 놓고 농민들과 시민단체, 야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국민건강권을 조공으로 바친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강력 비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총선표를 의식해 쇠고기 문제를 숨겨오다 총선이 끝나자마자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했고, 한미 정상회담 바로 전날 타결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상황인식은 이런 여론과 매우 거리가 먼 듯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4월21일 “질 좋은 고기를 들여와서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이라며 “강제로 공급받는 것이 아니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양보했다, 안했다고 말할 필요 없다”고 발언해 비난을 사고 있다.
일방적으로 미국 입장 수용 이번 쇠고기 협상 결과에 대해 한우 농가들은 물론 시민·소비자단체, 정치권까지 ‘어이가 없다.
검역주권도, 국민건강권도 다 포기했다’면서 아연실색하고 있다.
합의 내용을 보면 1단계로 30개월 미만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하고, 미국이 ‘강화된 동물사료 금지조치’를 공포할 경우 연령제한을 없애 30개월 이상의 뼈를 포함한 쇠고기도 수입키로 했다.
30개월 미만 쇠고기의 경우 현행 수입 위생조건상 수입이 금지된 특정위험물질(SRM) 7개 중에서 편도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만 제외하고 머리뼈·뇌·눈 등 5개는 수입이 허용되고, 미국이 동물성사료 금지강화를 공표하면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중 SRM 7개를 제외한 모든 부위의 수입을 허용하게 된다.
특히 미국에서 광우병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면 미국 쪽이 곧바로 역학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한국정부와 협의하되, 국제수역사무국(OIE)의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에 반하는 상황이 발견된 경우에만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
복잡한 위생검역 용어가 동원되고 있어 일반인으로서는 헷갈리는 얘기다.
그러나 이 합의의 핵심은 광우병 노출 우려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 개방이라고 보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결국 이 얘기는 미국의 축산업자들도 광우병으로 위험하다고 하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까지 허용했는가 하면, 일본·대만 등도 수입하지 않고 있는 머리뼈·뇌·척수 등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까지 수입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미국에서 광우병 소가 발생하고, 인간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즉시 수입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또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를 미국 정부가 공표하기만 하더라도 모든 연령대의 쇠고기를 수입하기로 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4월23일 모든 동물사료에 광우병(BSE) 고위험소에서 나온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사료금지 법안을 공포했다.
이에 따라 30개월 이상 쇠고기도 수입하는 길이 열렸다.
그러나 이런 조치는 월령 확대를 위한 형식적인 조치일 뿐 광우병 위험에 대한 노출은 오히려 증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협상에서 30개월 이상 도축소의 경우 특정위험물질(SRM)을 뇌·눈·머리뼈, 척수, 척주, 편도, 회장원위부로 명시했지만, 새로운 사료금지 법안에서는 뇌와 척수만 포함됐다.
이는 30개월 미만 소의 경우 뇌와 척수를 닭과 돼지의 사료로 먹이고 이를 다시 소 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FDA가 이 법안을 12개월 이후 발효하도록 명시한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허술한 미국의 광우병 관리체계를 볼 때 새로운 조치가 제대로 시행될지도 의문스러운데, 그나마도 12개월이라는 유예기간을 뒀기 때문에 1년 동안 한국은 뇌와 척수 등 SRM이 포함된 사료를 먹은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한다.
왜 우리나라만 30개월 이상을? 미국 쇠고기를 전 세계가 먹고 있는데 우리만 과민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있다.
사실 미국은 멕시코, 캐나다, 일본, 한국, 베트남, 홍콩 등 전 세계 97개국에 쇠고기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비교할 만한 주요 국가들 가운데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에 대해 수입을 허가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유럽은 30개월 이상의 소는 이상행동 여부에 관계없이 전수 검사 대상일 뿐 아니라 식용으로 쓰지 못하게 하고 있고, 일본의 경우 연령에 관계없이 식용으로 사용 되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일본은 광우병 염려가 없는 20개월 미만의 뼈 없는 쇠고기만 수입한다.
중국과 대만 등 15개국도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한다.
심지어 미국도 캐나다가 30개월 넘은 쇠고기를 팔았다고 난리를 피운 적이 있고, 영국에서 6개월 이상 살다가 온 사람들은 헌혈도 금지하고 있다고 한다.
국민의 정부에서 농림부장관을 지낸 통상전문가 김성훈 상지대 총장은 “OIE 광우병 통제국의 쇠고기에 대한 지침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이지 의무사항이 아니며, 국제적으로 보편타당한 규범도 아니다”라며 “국민의 건강생명권과 검역주권을 생각할 때 30개월 미만의 위험 부위와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입개방은 얼마든지 거절 할 수 있는 사항이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국회가 한미 쇠고기 위생조건안을 폐기하든지, 아니면 수정 보완하는 게 가장 좋은 해결책이라고 했다.
돼지·닭값 하락 등 국내피해 불보듯 이번 개방 소식에 당장 한우가격은 폭락하고 있다.
수입이 본격화 되면 한우만 아니라 쇠고기와 대체관계에 있는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도 하락할 전망이다.
가뜩이나 사료 값 폭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축산농가들이 이중의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4월30일 현재 암송아지 가격은 전국 평균 160만원으로 지난해 말 198만원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면 한우의 절반 가격으로 유통되고, 일부 품목은 국산 돼지고기 가격 수준으로 공급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미국산 LA 갈비의 경우 kg당 약 1만3000~1만4000원으로 들어오고 대통마트를 통해 약 1만7000~1만8000원에 판매될 것으로 한 수입업체는 예상하고 있다.
반면 한우 1등급 갈비의 경우 농협중앙회 소비자가격 기준으로 kg당 3만3000원으로 미국산 쇠고기는 한우 가격 대비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처음엔 시장 선점을 위해 낮은 가격을 형성하겠지만, 시장을 장악한 이후로는 가격을 올려 마진폭을 올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한우가격 하락과 돼지고기, 닭고기 가격의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농경연은 올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전년보다 40% 증가한다면 한우 암소의 산지가격은 최대 14.2% 하락할 것으로, 수소 가격은 11.4% 하락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한우 농가조사 분석결과, 한육우 사육농가는 한우 수소가격이 평균 21.8%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한우농가의 불안심리는 조기출하와 입식기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다시 한우 사육기반의 붕괴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농경연은 쇠고기 수입량 증가로 산지 돼지가격은 최대 8.8%, 산지 육계가격은 최대 5.5%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상길 한국농어민신문 전국사회부장 leesg@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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