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19 (목)
[이코노피플]중고차 대접받는 사회분위기 만든다
[이코노피플]중고차 대접받는 사회분위기 만든다
  • 김정환 전문기자
  • 승인 2008.05.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과거에 중고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
‘혹시 바가지 쓴 건 아닐까’, ‘사고 난 차를 속아서 사는 것은 아닐까’, ‘남들이 중고차를 산 줄 알면 무시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중고차가 품질 보증을 받게 되면서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중고차의 리스 구입은 물론 구입 대상 중고차의 2~3년 뒤 잔존가치를 미리 계산해 당초 가격의 50~60%만 내고 살 수도 있게 되는 등 다양한 금융 지원을 받는 길도 열렸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 중고차 전문기업 엔카네트워크㈜가 있다.
엔카네트워크는 지난 2000년 1월 SK㈜의 신규 사업 T.F팀으로 출발, 그 해 12월 독립법인인 엔카네트워크㈜로 분사한 뒤 SK그룹의 42번째 계열사로 편입됐다.
엔카네트워크의 온라인 매장인 SK엔카(www.encar.com)의 회원 수는 4월 현재 약125만 명에 달한다.
또, 국산 및 수입중고차 약 7만대(올 1월 집계)가 등록돼 있고, 하루 평균 5000대(중복매물 포함)가 신규 등록된다, 이는 국내 중고차 온라인 쇼핑몰 중 가장 많은 매물 규모다.
하루 평균 사이트 방문자는 약 20만 명, 하루 평균 페이지 뷰는 약 400만 건에 달한다.
오프라인 매장인 SK엔카 매매센터는 서울 등 수도권과 광역시를 중심으로 총 13개가 설립돼 있다.
이 센터는 차량 150대 규모 전시장, 차량 점검과 수리를 맡는 정비센터, 금융·법률 지원을 담당하는 고객서비스센터 등을 갖추고 있어 중고차에 관한 모든 것을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다.
해외사업도 활발하다.
현재 30여 개국에 중고차를 수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웹사이트(www.encar.com/global.html)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0월엔 아예 중국 시장을 겨냥해 중국엔카(www.encar.cn)까지 오픈했다.
이 회사는 중고차 차량 진단과 수리 보증 서비스, 중고차 리스 서비스, 중고차 유예 할부제(바이백 서비스) 등 중고차 업계에서 꿈꿔 온 아니 꿈꿀 생각조차 못한 많은 것들을 시도했고, 모두 성공시켰다.
이로써 설립 첫 해인 2000년 1억4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설립 7년만인 지난해 1600억 원 이상으로 급등했다.
이 같은 엔카네트워크의 성공엔 T.F팀 팀장으로 이 사업을 시작해 분사 이래 대표이사 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박성철 대표의 중고차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가장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정설이다.
‘중고차 전도사’ 라고 일컬어지는 박 대표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새 차도 뽑은 그날만 ‘새 차’이고, 그날 이후엔 ‘중고차’다.
그런데 저 차는 ‘중고차’이고, 이 차는 ‘새 차’라며 중고차를 폄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로 지금까지 가진 차들이 모두 중고차일 정도의 ‘중고차 마니아’였다.
대학 졸업 후 처음 구입한 ‘뉴 프린스’로부터 ‘매그너스’, ‘아카디아’, ‘그랜저XG’, ‘체어맨’ 등 그간 타온 모든 차들이 ‘중고차’였던 것. 그것도 대부분 사소한 사고에서 대형사고까지 겪은 차들이었다.
그가 요즘 타는 차는 ‘뉴오피러스’인데 이 차 역시 전면부에 접촉사고를 입었던 중고차다.
그는 “중고차엔 과거 그 차를 소유했던 사람의 삶이 어려 있다, 그런 공간을 ‘중고’라고 폄하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라고 특유의 중고차론을 폈다.
박 대표는 이어 “소비자 중엔 사고 이력이 있을까 두려워서 중고차 구입을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중고차도 사고가 어디에 어떻게 났는지를 정확히 알고, 제대로 수리해서 탄다면 새 차 못지않은 성능으로 보답한다”고 조언했다.
엔카네트워크도 승승장구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하자 대기업이 중고차 시장까지 넘본다며 중고차 판매상들이 국회 앞에서 데모를 했을 정도로 반발이 거셌던 것. 이에 대해 박 대표는 “이젠 판매상들과 ‘윈-윈’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즉, SK엔카 사이트에 판매상들이 매물을 올리고, 이곳을 찾는 수많은 고객이 구입에 나서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판매상들이 예전처럼 오프라인 매장에 매물을 두고 지역 손님이 오길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 매물을 올려 전국적으로 손님을 맞을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물론, 우리가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업에 실패한 판매상들도 있다.
바로 과거 중고차 시장의 물을 흐렸던 악덕업자들이다.
반면 양심적으로 영업해온 판매상들은 중고차 시장이 커지고, 활성화되면서 오히려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중고차 시장에 대한 금융권의 몰이해도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금융권에선 중고차 구입자를 폄하하는 경향이 있었다.
돈이 없어서 신차를 못 사고 중고차를 사는 것이란 잘못된 인식 때문인 것. 돈이 없다는 것은 신용도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고차 할부 금리가 신차에 비해 높은 것이 바로 그런 이유였다.
박 대표는 그런 편견을 깨기 위해 금융권과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설득했다.
그 성과가 바로 국내 최초의 중고차 리스(2006년)와 바이백 서비스(유예 할부, 2008년)의 도입이었다.
박 대표는 “엔카네트워크가 국내 굴지의 SK그룹의 계열사라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본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는 앞으로 국내 중고차 시장의 변화를 위해 엔카네트워크에 더 많은 기대가 쏠리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시피 한 엔카네트워크의 향후 계획에 대해 박 대표는 ‘글로벌 사업 확대’를 들었다.
박 대표는 “우선 현재의 국산 중고차의 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해나가는 동시에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차종들의 중고차를 해외로부터 국내에 도입해 판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외 수출 확대는 이 회사가 미처 개척을 하기도 전인 신 시장에서 먼저 주문이 들어올 정도다.
이를 보면 가능성이 엿보인다.
해외 중고차 수입 역시 전망이 밝다.
현재 국내엔 수십 개의 수입차 브랜드와 수백 개의 차종이 들어와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수입차 모델도 많기 때문. 더구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만의 차’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대표의 글로벌 사업목표는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박 대표는 “국내 중고차를 해외에 판매하거나 해외 중고차를 국내에 수입하는 것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해외에서 구한 중고차를 국내가 아닌 제3국에 판매하는 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귀띔했다.
박 대표는 “중고차를 사는 것도 자동차를 사는 여러 가지 방법 중 하나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중고차를 사는 것이 하나도 꺼리길 것 없고, 중고차 고객들에게 신차 못잖은 서비스를 해주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모든 역량을 기울여 중고차가 대접받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성철 대표 약력 생년월일: 1962년 12월 15일 출신지: 서울 가족 관계: 부인과 1남 1녀 취미: 골프, 최신 가요 부르기 경영철학: 신뢰, 3CO(cooperation, coordination, communication) 학력 1981년 2월 장충고 졸 1985년 2월 서울대 산업공학과 졸 1987년 2월 서울대 대학원 산업공학과 생산관리 전공 졸 경력 1989년 1월 대한석유공사(SK에너지 전신) 임사 1994년 7월 미국 경영 연수(Univ. of Ilinois 및 Univ. of Florida) 1995년 8월 송유관 운영팀 – 과장 1998년 3월 SK㈜(前 대한석유공사) 사장실 소속 석유사업담당팀 2000년 1월 신규사업 프로젝트 엔카사업 T.F팀장 2000년 12월 엔카네트워크㈜ 대표이사 취임 김정환 전문기자 newshub@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