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5:10 (금)
[명차운전석]틈새시장 장악한 CUV의 ‘절대강자’
[명차운전석]틈새시장 장악한 CUV의 ‘절대강자’
  • 김정환 전문기자
  • 승인 2008.05.0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단·,미니밴·SUV 장점 융합…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수입차가 ‘과시용’이던 시대는 저문 지 오래다.
요즘 수입차는 국산 완성차의 라인업이 아직도 다양하지 못해 운전자들이 겪게 되는 갈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수행 한다.
틈새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차가 세단, 미니밴,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등의 장점을 융합한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CUV)인 푸조의 ‘307SW HDi’다.
두 발로 서있는 사자를 형상화한 엠블럼을 중심으로 좌우로 치켜 올라간 ‘고양이 눈’ 모양의 헤드램프와 크게 기울어진 앞 유리 디자인으로 이뤄진 푸조의 도발적인 패밀리 룩은 단순해 보일 수 있는 박스형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생동감을 준다.
차체는 일반 세단에 비해 약 25cm가 높다.
차에 탈 때 세단처럼 몸을 숙일 필요도, SUV처럼 다리를 치켜 올릴 이유도 없다.
차체가 높은 만큼 시야가 훨씬 넓게 확보돼 운전하기에 편하다.
도발적인 패밀리 룩엔 특별한 생동감 이 차는 같은 푸조 집안의 준중형 해치백 모델인 ‘307 HDi’보다 조금 더 크다.
307 HDi는 전장 4,211mm, 전폭1,757mm, 전고 1,530mm, 휠 베이스 2,608mm이다.
이에 비해 307 SW HDi 는 전장4,428mm, 전폭 1,762mm, 전고 1,580mm, 휠베이스 2,708mm인 것. 해치백에 비해 조금 큰 차체는 2열 뒤에 여유 있는 적재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물론, 이 공간에 120만원을 더 들여 2개의 시트를 얹어 3열을 만들면 ‘7인승’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2열은 시트 3개가 각각 독립식으로 구성됐다.
필요에 따라 간단히 접을 수 있고, 아예 떼어내면 총 2m2의 넓은 적재공간이 생긴다.
307SWHDi 한 대면 업무용, 가정용, 레저용 등 다용도로 쓸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엔 탑승자의 몸을 감싸 안는 스포츠 버킷 시트가 설비됐다.
이 시트는 급커브 길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실제로 급커브가 반복되는 강원도 미시령에서 이 시트는 기자의 몸을 제대로 지탱해 안정된 자세로 주행할 수 있게 도왔다.
특히 이런 시트는 측면 충돌 시 탑승자를 보호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하니 많은 차에 탑재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쉬운 것은 시트가 가죽 시트가 아닌 직물 시트에 가죽을 치장한 것이란 사실이다.
이에 대해 푸조측은 터치스크린 방식의 내비게이션과 가죽시트 등으로 구성된 다이아몬드 패키지를 선택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패키지를 택하면 차 값 3590만원에 210만원이 추가된다.
그래도 좌석 조절 방식이 수동식인 것은 그대로여서 아쉽다.
직물시트의 아쉬움 ‘문라이트 글라스 루프’로 달래 이런 아쉬움은 이 차의 자랑거리인 문라이트 글라스 루프(Moonlight Glass Roof)가 달래준다.
면적 1.4m2의 이 통유리 루프는 평상시엔 블라인드에 가려져 있다가 버튼을 누르면 등장한다.
이 루프는 경사진 앞 유리와 절묘하게 맞닿아 실내 개방감을 최대화한다.
‘통유리’의 안전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푸조에 따르면 이 루프는 4중 특수 처리돼 일반 유리 보다 강도가 30배 이상 단단하다.
그래도 불안한 사람들을 위해 이 차의 사이드 윈도 윗부분엔 2개의 커튼 에어백이 장착됐다.
루프가 열리지 않는 것도 그런 안전성을 고려했기 때문인 듯하다.
이 루프는 자외선의 90% 이상을 차단해준다.
여름날 얼굴이 햇볕에 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차 안이 한증막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필요 없다.
대신 비 오는 날이면 빗방울 떨어지는 모습, 밤에 별이 지는 모습을 어디서 볼까를 고민하면 될 듯하다.
주행 성능은 어떨까. 푸조는 독일 차의 다이내믹함과는 또 다른 파워풀한 달리기 실력으로 정평이 나있는 브랜드다.
‘파리-다카르 랠리’나 ‘르망24’ 등 혹독한 주행 조건 속에서 갈고 닦은 견고한 엔진 성능을 바탕으로 짜릿한 주행 성능을 펼쳐 보인다.
307SW HDi에 얹은 배기량 2.0리터의 최대토크 32.6kg.m(@2000rpm)의 최첨단 HDi 터보 디젤 엔진은 평일 심야 시간대 영동고속도로 위에서 3000cc급 가솔린 세단을 능가하는 뛰어난 가속 능력을 보여줬다.
물론, 힘이 펄펄 남아돌 정도로 도발적인 주행 성능은 아니었다.
하지만, 전혀 힘이 부친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최고출력 138마력은 고유가 시대에 기름 값 아랑곳 않고 시속 200km를 넘나들며 마구 밟아대는 배포 큰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절대 아쉬울 것 없는 힘이다.
HDi 엔진의 뛰어난 연료 효율은 동급 차량에서 보기 드문 6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공인연비를 리터당 14.4km까지 끌어올렸다.
요즘 디젤 값이 가솔린 수준으로 치솟아 디젤차 운전자들이 걱정이 태산 같지만 이 차의 운전자들은 살짝 비켜서 있는 듯하다.
게다가 이 차는 배기가스와 미세먼지를 0.0015g/m까지 걸러주는 3세대 디젤 미립자 필터(DPF)가 설비된 친환경 차다.
당연히 어깨를 펴고 운전할 만 하다.
장거리 주행 시 뒷좌석 승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1열 시트 등받이 설치된 플라스틱 테이블, 비가 올 때 후진 기어를 넣으면 자동 작동하는 뒷유리 와이퍼, 차량의 속도에 맞춰 볼륨이 자동 조절되는 스테레오 등은 이 차가 주는 쏠쏠한 재미다.
아울러 6개의 에어백, 강화된 보디 구조, 충격을 흡수하는 크럼플 존(Crumple Zone) 등 안전 설비도 손색없다.
6개의 에어백 등 안전설비 손색 없어 프랑스 특유의 예술적 감각이 살아있는 외관, 다용도 미니 밴 구조가 주는 획기적인 공간 활용성, SUV에 버금가는 파워, 높은 연비와 저렴한 가격에 따른 뛰어난 경제성 등 ‘남에게 과시하겠다’는 생각만 아니라면 이 차를 택할 이유는 많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둬서인지 ‘마음을 비우라’는 불가(佛家)의 가르침이 떠오른다.
한국수입차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등록된 디젤차는 총 8744대였다.
이 중 307SW HDi가 1007대로 수입 디젤차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마음을 비운 운전자들이 많다는 얘기다.
김정환 전문기자 newshub@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