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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성공하는 전원생활의 해답서
[북리뷰]성공하는 전원생활의 해답서
  • 김영식 기자
  • 승인 2008.05.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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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 교육 걱정 없이 시골 생활 즐기는 방법 제시 대도시에 사는 30대 이상 성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시골에 가서 농사나 짓고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본 적이 있을 거다.
이 같은 상상만으로도 우리들의 마음은 풍족해지지만 막상 뛰어들기가 어려운 게 안타까운 현실. 하지만 이것저것 다 팽개치고 과감하게 농촌에 뛰어들어 성공한 열다섯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서 치열한 도전정신을 느껴볼 수 있다.
먼저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의 첫째 고민은 뭐니 뭐니 해도 자식 농사. 도시 생활에 길들여진 아이들에게 시골에서 이들을 어떻게 키울까에 대한 해답은 충북 청원군에서 ‘자연주의 된장예술’을 경영하고 있는 딸을 사교육을 받지 않고서도 명문여대에 보낸 김종희 사장(47)의 말을 듣는 것으로 어느 정도 해결된다.
“공부할 의지가 있는 아이라면 전국 방방곡곡 인터넷이 깔려있으니 그것을 이용하면 되겠지요.” 둘째로 농촌에서 생활하면서 생기는 문화적 소외감을 이겨낼 수 있을까라는 마음 걱정. 도시에서 살다가 시골 갈 생각만 해도 마음이 답답해진다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이민’이라는 말이 낯설게 다가오지 않을 정도. 우리나라는 도시와 농촌 간에 일, 주거, 교육, 생활 등 모든 면에서 혜택의 차이가 크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농업 CEO들은 농업에 종사한다고 꼭 농촌에 살아야만 한다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강변한다.
충북 충주에서 둥근 마를 생산 판매하는 ‘자양원’의 심광섭 사장(42), 충북 음성의 아파트에서 가족과 생활하며 화훼농사를 하는 젊은 CEO ‘썬농원’의 박의선 사장(28), ‘마이산햇살드림’의 김영삼 사장(38). 이들은 도시에 살면서 아침에 농장으로 출근한다.
셋째로 농사의 ‘농’자도 모르는 내가 어떻게 적응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감. 이미 우리 가족의 식단에는 미국이나 중국 등에서 들여온 쌀, 생선, 고기와 과일들로 채워진지 오래다.
그렇다면 어떤 상품을 어떻게 생산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인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답은 간단하다.
외국 농산물과의 차별화, 한국 농산물과의 차별화 그리고 판매처 확보와 마케팅 기법. 현재 우리 농촌에 직면해 있는 문제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두통거리와 마찬가지다.
도시에서 치열하게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힌 도시 사람들이 오히려 시골 토박이보다 더 유리하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시골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미래에 대한 불확신. 우리 농업에 대한 수많은 오해 가운데 하나가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이다.
지금도 이 때문에 전원 생활의 꿈을 접은 사람이 있을 정도. 그러나 이 책에 나오는 농업 CEO들은 그런 문제점을 단번에 풀어준다.
지금도 일년에 몇 억원쯤은 우습게 버는 그들은 FTA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나은 미래, 더 개선된 비즈니스 환경이 도래할 거라고 자신하며 농업으로 이동하라고 말한다.
그들의 고민은 정작 다른 데 있다.
어떻게 하면 한국 농축산물을 더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귀농에 실패한 사람들의 후일담도 같이 들어 있었다면 어떨까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잠시 동안만이라도 밀짚모자를 벗고 굵은 땀이 흐르는 구릿빛 얼굴을 닦는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면 이것으로 만족해야 하지 않을까. 김영식 기자 igl77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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