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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피부병인 줄 알았는데 하지정맥류?
[건강]피부병인 줄 알았는데 하지정맥류?
  • 박찬미 건강전문기자
  • 승인 2008.06.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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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피부질환 오랫동안 낫지 않을 땐, 하지정맥류 의심 백화점 의류 매장 숍 매니저인 한지연(가명·29세)는 직장 동료들에게 ‘까만 스타킹 아가씨’로 불린다.
2년 전부터 유난히 다리에 멍이 자주 생기고 파랗게 힘줄이 튀어나와서 사계절 내내 검정색 스타킹을 신기 때문이다.
단순히 피부 층이 얇아서 멍이 잘 생기고 다리 힘줄도 튀어 나온 것이라 생각했던 그녀는 얼마 전 발목 주변부터 피부색이 거무스름하게 변해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불안한 마음이 들어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한씨의 병명은 ‘하지정맥류’. 피부가 약해서 생긴 줄 알았던 피부색 변화가 하지정맥류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고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정맥류는 정맥을 통해 올라가는 혈액의 역류를 막아주는 다리의 판막에 문제가 생겨 나타나는 일종의 혈관 기형이다.
그 유발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지만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 앉아 있거나 서 있는 직업, 호르몬 변화, 비만, 임신, 간 경화나 심장병 등도 원인으로 꼽는다.
하지정맥류는 발병한 뒤 조기에 치료하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하지만 몇몇의 경우에만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로하며 쥐가 잘 나는 등의 증상이 있을 뿐, 병의 진행 과정이 매우 느리고 대부분 아프다는 느낌을 받지 않아 방치하기 쉽다.
하지만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해서 치료를 미루다 보면 피부가 검게 변색 되고 습진 등 피부질환이 생겨서 잘 낫지 않게 된다.
심지어 피부가 썩어 피부 궤양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많은 환자들이 이 때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따라서 다리에 피부질환이 발생하여 오랫동안 낫지 않고 다리에 자주 멍이 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으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정맥류로 인한 혈액순환장애가 피부질환 유발 하지정맥류가 심해지면 밖으로 혈관이 불거지면서 튀어나온다.
이에 따라 피부의 보호막이 팽창되어 약화되고, 정맥류 부분의 혈관벽도 탄력을 잃는다.
이 때문에 작은 외상으로도 쉽게 혈관이 파열되어 멍이 들거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정맥류 주변을 따라 피부질환이 발생하기도 한다.
주로 발목 부분이 가늘어지고 거무스름하게 색이 변하면서 주변의 피부가 딱딱해지거나 위축되는 피부각반현상은 하지정맥류로 인한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이러한 각반현상이 나타나면 피부 바로 밑에 있는 림프액과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발등 쪽으로 임파선 부종이 생기고 발목은 홀쭉하게 되어 마치 포도주병과 같은 기형적인 다리 모양이 나타난다.
다리의 일부에 움푹 들어간 모양의 흰색 반점이 나타나는 백색 위축증도 하지정맥류에 의한 피부질환이다.
대개 이 흰 반점은 피부각반현상으로 인한 혈액순환장애 때문에 피부로의 산소공급이 줄어서 생긴다.
특히 중년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며 반점 주위로 색소가 많이 침착 되어 얼룩덜룩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정맥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피부질환은 대부분 혈액순환장애가 원인이다.
울혈성 피부염 역시 혈액순환장애로 다리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피부질환으로 부종과 피부가 굳어져 탄력이 없어지는 경화현상을 동반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피부가 위축되고 털이 없어지기도 하며 땀샘이나 분비샘의 퇴화가 나타난다.
더 나아가 흰색 반점, 검붉은 피부 착색, 피부 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대개 중년의 비만한 남녀에게 잘 나타나며 주로 상처 입기 쉬운 복숭아 뼈 안쪽에 생긴다.
방치 땐 피부궤양·심부정맥 혈전증으로 악화 이 외에 정맥 내 염증이 생겨 혈관이 막히는 혈전성 정맥염이나 혈액이 굳어 혈관을 막는 심부정맥 혈전증도 혈액순환장애가 원인이 된다.
혈전성 정맥염이 발병하면 정맥이 튀어나온 부분을 따라 심한 통증과 발적, 부종이 있으며 정맥이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줄과 같은 느낌이 들고 누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또 근육 속에 위치해 심장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심부정맥의 다리 부분에 혈전이 발생하게 되면 다리가 전체적으로 갑자기 심하게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심부정맥 혈전증이라고 한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생명과도 직결되는 위험한 병이다.
혈전이 떨어져 나가면서 심장을 거쳐 폐로 가는 동맥을 막아 급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며 늦어도 3주 이내에 병원을 찾아 수술 등으로 혈전을 제거해야 한다.
연세SK병원 흉부외과 소동문 원장은 “혈전성 정맥염이 있는 환자는 정상인 보다 심부정맥 혈전증의 발생 확률이 9배나 높으므로 초기에 병원을 찾아 진찰을 받아보고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정맥류 합병증의 일종인 피부질환들을 치료하지 않은 채 계속 방치해두면 피부가 썩는 피부 궤양이 생긴다.
이 단계까지 오면 라면발이나 우동가닥 처럼 나타난 정맥류는 사라져 잘 안보이게 되면서 궤양 주위로 피부가 딱딱해진다.
그래서 예전에는 정맥류가 저절로 없어진 줄 알고 좋아하는 환자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현상은 정맥류가 단지 궤양 속으로 숨는 것으로, 방치하면 심부정맥 혈전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소동문 원장은 “피부 궤양은 대개 정맥류가 생긴지 10년 이상 된 비만한 환자에게 잘 생기며 고름과 악취를 동반한다”며 위험군에 속하는 환자는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피부질환 합병증이 나타났을 때에는 혈관경화요법이나 레이저 수술 등 수술을 통해 원인이 되는 하지정맥류를 우선 치료 한다.
그 다음 압박스타킹을 이용한 압박치료를 부가로 시행해 혈액순환을 도와준다.
그리고 피부조직의 경화 상태와 정도, 세균 감염의 상태, 피부의 염증여부, 궤양의 정도 등에 따라 궤양부위의 죽은 조직을 제거하여 피부질환 증상을 치료해준다.
더불어 피부 위생 관리, 적절한 상처 관리와 함께 처방약으로 3~6개월 정도 치료하면 90% 이상 완치될 수 있으므로 방치해두지 말고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찬미 건강전문기자 merlin-p@hanmail.net

하지정맥류 치료 어떻게 해야 하나

피부질환 합병증 땐 원인·증상치료 함께

하지정맥류는 전체 인구의 10%정도에 발병하는 흔한 병이다.
그러나 치료시기를 놓친 환자의 0.1%에게서 피부 궤양과 같은 합병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는 하지정맥류는 물론 피부질환 합병증을 함께 치료해야 하는데, 먼저 발생 원인이 하지정맥류로 인한 것인지 봉와직염(피하조직에 세균이 침투한 화농성 염증 질환)인지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하지정맥류로 인한 피부질환은 만성적으로 나타나고, 가렵고 피부가 비늘처럼 일어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봉와직염은 가렵거나 피부가 비늘처럼 일어나는 증상이 없다.
치료도 하지정맥류로 인한 피부질환은 스테로이드 치료가 위주이고 봉와직염은 항생제 치료가 위주이므로 정확한 진단에 따른 치료가 중요하다.
만일 하지정맥류를 앓고 있는 중에 피부가 변색 되고 피부가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다면 이미 정맥의 병이 심하게 진행 된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피부 연고를 바르거나 마사지를 통해 피부질환을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원인이 되는 하지정맥류 치료부터 서둘러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치료법으로는 혈관을 굳히는 경화제를 주사해 망가진 혈관을 굳혔다가 서서히 몸속으로 재 흡수시키는 혈관경화요법이 대표적이다.
단, 정맥류가 심한 경우에는 문제되는 정맥의 역류를 제거하는 복재정맥 발거술, 레이저 수술, 혈관 제거술 등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혈관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의 역류가 생긴 부위를 찾아 그것을 묶고 주위의 울퉁불퉁한 정맥을 깨끗이 제거하는 ‘내시경적 관통정맥 결찰술’이 호응을 얻고 있다.
시술 뒤에 압박 붕대나 압박 스타킹 등을 사용해서 혈관이 제자리를 찾도록 관리하는 것도 수술만큼이나 중요하다.
특히 하지정맥류로 인한 피부질환이 나타날 때는 보통 다리 부종도 함께 생기는데, 이때 가슴 높이 이상으로 다리를 올리고 있으면 완화 된다.
하지정맥류로 인해 이미 피부 궤양이 생긴 경우엔 치료도 더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피부 궤양의 95% 이상은 발목 부분에 발생하는데 주로 복숭아 뼈 주변에 잘 생긴다.
설사 눈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하지정맥류가 있는 사람의 다리를 손으로 눌렀을 때 움푹 들어가 잘 나오지 않으면 추후에 궤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피부 궤양 역시 우선 위에 언급한 혈관경화요법과 수술적 방법 등을 동원하여 하지정맥류를 먼저 치료한 뒤, 궤양 상처의 감염여부에 따라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괴사조직을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피부 궤양 치료에도 역시 압박치료가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압박치료 중 다리의 감각이 무디어지거나 피부색이 검게 변하는 하는 증상이 있으면 치료를 중지하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이처럼 하지정맥류와 그에 따른 합병증인 피부질환은 원인과 증상을 함께 치료해야만 회복될 수 있다.
치료를 한 뒤에도 방심하지 말고 재발 방지에 힘써야 한다.
장시간 서 있을 때는 압박 스타킹을 착용해 다리를 편안하게 해주고 틈틈이 종아리 근육운동 및 다리 들어올리기를 시행해 하체에 피가 쏠리지 않고 혈액 순환이 원활해 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평소 소금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을 많이 먹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도 적절한 체중조절로 하체가 받는 부담감을 줄여 주는 것이 하지정맥류 재발을 예방하는 가장 큰 원칙이 되겠다.
소동문 연세SK병원 흉부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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