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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편지]6월 항쟁이 다시 오려나
[편집장 편지]6월 항쟁이 다시 오려나
  • 한상오 기자
  • 승인 2008.06.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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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이 다시 재연되는 것인가? 6월을 코앞에 앞둔 5월말, 거리는 온통 분노에 찬 국민들로 가득 찼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 함성은 이미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벽처럼 막혀버린 정부의 소통구조는 21년 전 그 정권과 매우 닮아 있다.
외형적 모양으로는 6월 항쟁과 너무 비슷하다.
단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몇몇 요인만 바뀐 모습이다.
당시에는 ‘호헌 철폐’와 ‘반독재’가 주요 구호였다면 지금은 ‘고시 철회’와 ‘국민건강 사수’로 바뀌었을 뿐이다.
정부의 대응 논리도 비슷하다.
배후설과 괴담수사 운운하는 정부를 보면 20년의 세월이 그들에게만 비껴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1987년의 6월엔 ‘독재 정권’이라는 허물어야 할 벽이 있었다.
그들은 반(反) 민주의 상징이었고, 부패 고리의 핵심이었으며, 억압 정치의 장본인들이었다.
하지만 2008년 서울에는 새로운 양상의 ‘공적’이 생성되고 있다.
국민의 손으로 선택한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복무해야 할 정부 각료가 새로운 ‘공적’으로 대두되는 슬픈 현실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소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는 국민의 소리를 외면한 채, 주무장관 해임안 부결을 넘어 17대 국회 마지막 날엔 장관고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배짱을 부렸다.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 준 거대야당의 구조를 국민을 협박하고, 무시하는 오만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이다.
6월3일, 이명박 정부는 100일째를 맞는다.
당선의 기쁨과 취임식 때의 비장함은 사라지고 100일 만에 오만과 독선이 가득한 ‘괴물’로 변해버린 것은 아닐까? 국민의 염원이 가득한 ‘경제 살리기’는 정말 그들이 말하는 ‘프랜드리’ 계층에만 해당하는 것일까? 지금 전국 각지에서는 민주와 민생의 위기에 맞서는 국민들의 저항이 가득하다.
그리고 이 저항은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그동안 독선과 무능, 기만과 독주의 정부에 민초들이 무릎을 꿇은 적은 없었다.
6월을 맞이하는 서울의 하늘은 뿌연 황사로 가득하다.
정말 앞으로 어떤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모르는 것처럼 ‘시계 제로’의 상태를 보여준다.
21년 전 6월 항쟁을 현장에서 겪었던 세대로서, 2008년 6월이 다시 저항으로 들끓는 역사의 되풀이를 어떻게 해서든지 말리고 싶은 심정이다.
다시 서울 하늘에 ‘독대 타도’라는 구호가 울려 퍼지는 비극은 피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코노미21 한상오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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