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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튀지 않는 세련미, 아르마니 패션 철학
[북리뷰]튀지 않는 세련미, 아르마니 패션 철학
  • 김영식 기자
  • 승인 2008.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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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 극적인 삶의 여정과 미학적 원형에 대한 이야기 우리나라 젊은이 중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를 모르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전 세계 37개국 290여 매장에서 연간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패션 왕국’의 제왕 조르지오 아르마니. 그는 1970년 초부터 군더더기 없는 쾌적함과 튀지 않는 세련미를 강조하는 의상 디자인으로 전 세계 패션 리더들과 할리우드 스타 그리고 수많은 유명 인사들로부터 아낌없는 사랑을 받아왔다.
대한민국 상류사회가 선호하는 최고 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한 아르마니는 이제 의상을 넘어 홈 인테리어와 휴대전화(삼성 아르마니 폰), TV에 이르기까지 아르마니 스타일을 확장해가는 ‘라이프스타일의 창조자’로서 디자인 미학의 선두에서 성공을 꿈꾸는 자들의 표본이 되고 있다.
이 책은 아르마니가 세계 최고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 극적인 삶의 여정과 기업가로써 리더십과 경영전략 그리고 패션을 넘어 그의 사상과 미학적 원형은 어디에서 왔는지 들려준다.
무엇보다 아르마니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지켜내며 자신만의 이미지를 키우고 확산시켰던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소개하고 디자인, 공간, 건축, 영화에 이르기까지 아르마니가 이탈리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이유를 지인들의 미공개 증언과 방대한 자료를 통해 생생하게 알려준다.
빈틈없고 자신만만한 이미지의 아르마니지만 어려서는 내성적이었다.
의사 지망생이었던 그는 의대 3학년 때 학업을 포기하고 리나센테 백화점의 매장 디스플레이를 맡으면서 옷을 고르는 탁월한 감각을 인정받아 디자이너의 길로 접어든다.
현재 흔히 쓰고 있는 ‘스타일리스트’라는 이름도 섬유 기업가인 니노 체루티가 그에게 붙여준 이름.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일천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명품 브랜드로 거듭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70년대만 해도 화려하고 우아한 색상에 주름 장식과 소품이 주류였던 여성복 트렌드에서 벗어나 남성과 같이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읽고 실용적이면서도 간결한 의상을 통해 남성상과 여성상을 섞는 ‘성의 융합’을 실현했다.
즉 딱딱하기만 한 남성 정장에는 편안함을, 커리어 우먼에게는 권위를 부여했다.
우아함과 아름다움이 중성을 띠면서 그에 열광하는 수많은 마니아층이 생겼고, 할리우드 영화배우들마저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포로가 되어 버렸다.
또한 그레이와 베이지색을 합친, 아르마니만의 독창적인 ‘그레이지’ 색은 아르마니의 상징적인 색상으로서 패션계 혁명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아르마니는 1979년 패션계의 오스카상인 ‘니만 마커스상’을 차지했고, 80년대엔 옷에 새로운 유형의 자유를 부여한 그를 ‘타임’지에서 표지모델로 세웠다.
‘패션이 아닌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자신의 열망을 반영하듯, 교황청 복음서의 겉표지를 디자인하고, 이탈리아 축구 대표 팀 유니폼의 디자인을 맡는가 하면 ‘아르마니 카사’를 런칭하여 가구 디자인까지 한다.
2000년에는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조르지오 아르마니 회고전’을 통해 500여 벌 이상의 의상을 전시하는 등 현재까지도 가장 선망 받는 ‘스타일리스트의 제왕’으로서 전 세계 라이프스타일에 끊임없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자신에게 둘러싼 모든 일을 통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왔고, 자신의 가벼운 성격을 가까운 몇 사람에게만 드러냈고,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던 아르마니는 그 역시 ‘상처받는 것이 두려운 영혼의 소유자’. “앞으로 오직 돈이 많다는 이유로 내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에 둘러싸인 늙은 부자가 돼 있지 않을까? 난 그것이 늘 두렵다.
” 우리나라 나이로 74세인 아르마니, 그의 고백에서 세월의 무상함이란 단어가 떠올랐다.
김영식 기자 igl77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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