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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런트]조세형평 뒤흔드는 종부세 개정안
[커런트]조세형평 뒤흔드는 종부세 개정안
  • 변경혜 기자
  • 승인 2008.06.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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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6억원 초과 1주택자 비과세 등 조세형평성 뒤흔드는 종부세 개정안 발의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이 18대 국회가 개원한 지난달 30일 ‘종합부동산세법 일부개정안’과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18대 국회 1호 법안이어서가 아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12명의 지지를 모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까지 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이 조세형평성을 뒤흔드는 다분히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법안제출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이 의원의 홈페이지로 몰려들어 ‘강부자 국회의원’ ‘서초구 대표가 아니라 국민의 대표여야’ ‘대한민국 1% 부자를 위해 일하시는 의원님’ 등등 비판을 퍼붓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에서도 이혜훈 의원과 한나라당을 향해 ‘종부세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화살이 빗발치고 있다.
마치 1가구1주택자들을 위한 것인 양 내놓은 종부세법 개정안은 현행 공시가격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한 과세를 1가구1주택자인 경우에는 제외해 비과세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다 세대별로 합산하고 있는 부동산가액을 개인별 주택 보유가액으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의원의 법안대로 라면 공시가격 20억원 짜리 집 한 채를 가진 사람은 종부세를 내지 않아도 되지만 공시가격 5억원짜리 집 두 채를 가진 사람은 종부세에서 벗어날 수 없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에 대한 조세형평성에 어긋나는 것도 문제지만 값비싼 주택에 대한 수요가 폭주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된다.
이 의원과 한나라당이 국민들에게 “큰 집으로 이사 하세요”라고 권유라도하고 싶은 것일까? 또 세대별합산에서 개인별 주택보유가격으로 전환시킨다는 방안도 조세형평성을 뒤흔들기는 마찬가지다.
홍길동 부부가 공동명의로 공시가격 12억원 짜리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또한 손쉽게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
남편과 아내가 각각 6억원 미만의 주택을 보유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배우자에게 증여할 경우 6억원까지 증여세를 면제받게 돼 있어 값비싼 주택을 부부 혹은 여러명의 세대원 공동명의로 변경한다면 이 또한 세금과는 멀어진다.
놀라운 사실은 이 의원이 지난 2005년 9월 종부세 과세방식을 세대별 합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했다는 점이다.
“세대별 합산과세로 전환해 투기목적의 보유자들이 종부세 과세 회피를 막고 부동산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부동산 소유의 양극화 방지와 집값 안정에 기여시키겠다”던 이 의원이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종부세는 개인이나 법인이 사회와 공공으로부터 받는 사회적 혜택과 서비스에 대해 대가를 지불하는 사용요금의 성격을 갖고 있어 1주택자라고 해도 토지라는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며 “이런 관점에서 1주택자이건, 다주택자이건, 실수요목적이건 간에 종부세 납부대상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무처장은 “일부에선 세대별 합산이 위헌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하고 있지만, 종부세의 입법목적이 고액의 부동산 보유자에 대해 종부세를 부과해 부동산 보유에 대한 조세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부동산의 가격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지방재정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기 때문에 매우 잘못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종부세의 한계가 일정부분 있다는 점은 인정돼도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선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날 함께 발의된 ‘지방교부세법 일부개정법률안’ 또한 비판의 대상이다.
부동산교부세 50%를 해당 기초단체에 교부한다는 것이 골자여서 ‘강남에서 세금 많이 내니까 도로 가져가겠다’는 것이냐며 비판이 끊이질 않고 있다.
국세청 자료를 보면 2007년 기준 주택에 대한 개인의 종부세 납세자 37만9000여세대중 1가구1주택자는 14만7000여세대로 1주택자는 전체의 38%가 넘고 공시가격 12억원 이하의 세대는 전체의 80.5%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법안은 종부세 근간을 흔들고 있다.
한나라당 경제통인 이혜훈 의원이 마침 국제회의를 위해 영국출장에서 돌아왔다고 하니 묻고 싶다.
“왜 그러셨어요?” 변경혜 기자 che5185@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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