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6:44 (금)
[화제의 책]마음으로 눈으로 보는 경제, 경제학
[화제의 책]마음으로 눈으로 보는 경제, 경제학
  • 김창기 기자
  • 승인 2008.08.02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은 과연 ‘경제적’으로 살고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경제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효율성과 합리성을 고려해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손해보는 주식을 계속 붙들고 있기도 하고, 해외펀드라면 웬지 불안해 국내펀드를 선호하는 모습도 보인다.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경제적’이라는 뜻은 ‘최소비용의 최대효과’를 말하는 것이다.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경제학은 대체로 신고전 경제학의 범주에 든다.
신고전 경제학이란 경제활동의 주체들이 경제적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선택을 한다는 가정하에 세워졌다.
즉 교실에서 접한 경제학 또는 숫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복잡하고 추상적이며 난해한 학문이 바로 경제인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경제의 비밀이 인간의 심리에 있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카드대금을 걱정하면서 ‘지름신’을 이기지 못하는 심리, 공돈이 생기면 그날 안으로 다 써버리는 심리, 국내펀드가 해외펀드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심리, 손해보는 주식을 계속 붙들고 있는 인간의 심리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책은 실질 경제란 교과서의 이론처럼 계산한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인간은 항상 합리적 또는 이기적인 선택만을 하지도 않는다.
IMF시절 ‘금 모으기 운동’이나 ‘지름신’이라 불리는 충동구매, 당첨확률이 거의 없는 복권 구입 등이 이를 입증한다.
그렇다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성을 기반으로 한 인간과 실제 경제생활을 영위하는 인간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이런 고민과 함께 인지심리학, 신경심리학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경제학과 심리학의 만남이 이뤄진다.
1978년 인지심리학자 사이먼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뒤 2002년 또 다른 인지심리학자 카너먼도 프로스펙트 이론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면서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은 일반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심리학자인 카너먼이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는 사실은, 가장 비 이성적인 인간의 심리가 가장 합리적인 경제활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나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그간 이론으로 소개되어온 행동경제학의 주요개념을 현실 속의 생생한 사례를 토대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복권을 사는데도 매번 꽝만 나오는 이유, 쓸 때마다 쌓이는 포인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마음가짐, 금리와 자산운용의 상관관계, 똑같은 1만원인데 어떤 것은 하찮아 보이는 심리속의 인지부조화, 사전/사후 확률, 휴리스틱스, 베버-페히너의 법칙, 프로스펙트 이론 등 행동경제학 및 인지심리학의 최신 성과들이 집약돼 있음을 명쾌하게 보여준다.
김창기 기자 kcg@economy21.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