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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경매]되팔 수 없다면 쳐다 보지도 말라
[미술/경매]되팔 수 없다면 쳐다 보지도 말라
  • 김범훈
  • 승인 2008.08.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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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시장이 발전하기 위해선 되팔 수 있는 길이 있어야 최근 들어 미술품 투자 열풍을 타고 그림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난리다.
하지만, 정작 미술계를 들여다보면 한 달에 10점 이상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는 작가는 거의 없다.
있다면 투명한 열린 인터넷 경매(www.porart.com)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화가들이다.
1년에 10점도 팔리지 않는 화가의 작품 가격을 두고 가격이 올랐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신문-방송에선 연일 판매 가격이 올라가고 투자 수익률이 높다는 식으로 대서특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앞뒤가 맞지 않는 뉴스들이다.
더 큰 문제는 화랑이나 오프라인 경매사로부터 구입한 작품을 다시 되팔 수 있는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제로(0)'라는 점이다.
'인기 화가 누구의 작품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팔면 되느냐'는 질문이 순수 미술품 애호가가 가장 많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내 미술품 투자 커뮤니티인 미술품투자카페(http://cafe.naver.com/investart)에 숱하게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8000명이 넘는 회원 중 누구도 파는 방법을 이야기하지 못한다.
다시 말해 되팔 수 없다는 얘기다.
이처럼 되팔 수 없는 특정 작가의 작품 가격이 올라갔다고 뉴스만 연일 나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데 진짜 문제는 가격이 올랐다고 소개되고 있는 화가의 대부분이 일부 대형화랑에 종속된 '전속화가'들이라는 사실이다.
반면 국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 개인전을 열어 자신의 작품을 얼마든지 판매할 수 있는 화가들은 어떤 화랑과도 전속 계약을 맺지 않고 있다.
투명한 열린 인터넷 경매를 통해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70대 원로화가들이 바로 그 대표적인 분들이다.
최근 포털아트에선 재호(在濠) 한인 화가 고재권(Vencent Ko) 화백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했다.
고 화백은 미국, 호주, 스페인 등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페어에서 지난 5년간 전세계 화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을 판매한 세계가 인정하는 화가다.
해외언론은 아트페어마다 그가 보여주는 놀라운 작품 판매 실적을 대서특필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분을 국내 언론들이 소개한 일이 없다.
왜일까. 이유는 바로 고 화백이 국내 유명화랑의 전속화가가 아니어서였다.
오프라인 경매사가 판매하는 한 달 판매량은 고작 70점 수준이다.
전속화가 10명의 작품 만 팔아도 전속화가 작품의 거래량은 한 달에 7점뿐이란 계산이다.
그런데, 그 70점 중 많은 수가 유작(遺作)이다.
따라서 실제 한 화가가 경매를 통해 거래되는 수는 월간 3점을 넘어가지 못한다.
그리고 오프라인 경매사가 소개하는 화가 수도 10명 수준이다.
그 대부분이 일부 대형화랑에 종속된 전속화가들이다.
현재 투명한 열린 인터넷 경매에선 화가 별로 한 달에 수십 점이 판매되고 있다.
판매량이 점점 늘어나면서 호당 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실제로 인기 중진화가인 신동권, 김길상 화백의 경우 10호 작품 기준 호당 5만원 수준에 판매된 작품들이 200점 이상이 판매된 뒤 호당 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거래량을 동반한 가격상승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처럼 열린 인터넷 경매의 작품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면서 작품을 공급하는 국내 유명화가도 점점 늘어나 현재 그 수가 200명을 넘었고, 해외 작가들까지 하면 1100명을 상회한다.
매월 열린 인터넷 경매를 통해 판매되는 작품 수는 화랑협회에 등록된 국내의 모든 화랑이 월간 판매하는 총량보다 많다.
이처럼 작품 판매량이 많아지면서 인터넷 경매를 통해 대가 작품을 구입한 지 1년이 지나면 언제든지 재경매를 통해 되팔 수 있게 됐고 현재 많은 작품들이 거래되고 있다.
미술품 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선 구입자가 되팔 수 있는 길부터 만들어야 한다.
되팔지 못하는 작품은 결국은 유통업자만 배를 불리고, 미술품 애호가는 큰 손실을 입을 수 밖에 없다.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 magicbhk@hanmail.net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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