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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공기업사장 빈자리 언제 채우나
[이슈]공기업사장 빈자리 언제 채우나
  • 김창기
  • 승인 2008.08.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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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에만 반년 … 경영공백 장기화 등 부작용 커져 정부의 공기업 사장 선임이 인선에만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낙하산 인사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정부 부처들에 따르면 주요 공기업 24곳 가운데 20곳 이상이 사장 선임 등이 완료됐다.
하지만 인선 기간이 너무 길어지면서 경영공백 등의 부작용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주요 공공기관 90여개를 ‘공모제 활성화 기업’으로 지정하고 기관장을 민간 전문가로 선임해 낙하산 시비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으나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공공기관 기관장 인선 과정에서의 잡음과 함께 재공모 사태로 반년 가까이 경영공백이 생긴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는 이런 문제점 등을 감안해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른 임원 선임 절차를 단순화하는 등 제도적 보완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모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것은 인선이 늦어지면서 공기업들의 업무진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번에 공모가 이뤄진 공공기관은 전체 305개 가운데 200여곳이었다.
한꺼번에 기관장 공모가 이뤄지면서 인력풀의 한계가 발생해 적임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재공모가 이뤄지면서 기관장 선임이 오래 걸리게 돼 아직도 기관장이나 사장이 공석인 경우도 있다.
선임절차 단순화 검토중 주요 공기업인 한전, 가스공사, 석유공사, 코트라, 수출보험공사 모두 사장 공모를 두 번 치렀다.
한전의 경우 1차 공모에서 임원추천위원회가 공공기관운영위에 추천한 후보 5명 모두가 한전 출신이어서 재공모 결정이 내려졌다.
수출보험공사도 적임자가 없다는 임원추천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재공모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술보증기금은 5월 20일부터 공모 절차를 시작해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장 후보를 4배수로 추렸으나 금융위원회로부터 재공모 지시를 받았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월 유재한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를 했고 넉달만에 임주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처럼 재공모 결정이 내려지면서 경영공백이 장기화돼 사업 진행이나 주요 정책 결정이 늦춰지고 있다.
한전의 경우 공사 발주가 지연되면서 전력설비업체의 수주가 늦춰지는 등 관련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본지는 지난 405호에서 공기업 사장 인선에 따른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한 것이다.
공모가 실제로는 정부가 추천하는 인사를 영입하기 위한 ‘무늬만 공모’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미 내정자가 있는 상태에서 공모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인 것이다.
증권예탁원 노조는 지난 7월에 사장으로 선임된 이수화 전 시티은행 부행장과 관련한 성명서에서 “사장 공모 진행 과정은 결국 허울좋은 법적 절차라는 것이 보은인사와 낙하산을 위한 알량한 쇼에 불과함이 명백히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코스콤은 정연태 사장이 낙하산 인사 논란과 자격 시비가 일자 취임 6일 만에 사의를 표명해 재공모가 진행 중이다.
정 전 사장은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자문교수진으로 활동한 바 있다.
공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도 커지고 있다.
낙하산 논란이 가장 먼저 불거진 곳은 금융공기업 인선이었다.
안택수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대선 당시 대구 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는데 18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보상 차원에서 신보 이사장에 선임됐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 커져 지난 총선에서 천안 갑에 출마했다 낙선한 전용학 전 한나라당 의원이 한국조폐공사 사장에 임명되면서 낙하산 논란이 다시 일었다.
지난달 25일 선임된 이이재 광해관리공단 이사장도 지난 총선에서 동해삼척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바 있다.
재공모가 진행중인 한국전기안전공사의 경우 사장 후보 4명 가운데 임인배 전 한나라당 의원과 조명구 17대 대선 한나라당 선대위 언론특보가 경합하고 있다.
두명은 각각 김천과 영등포을에서 낙천한 경험이 있다.
토지공사 이종상 사장과 도로공사 류철호 사장, 철도공사 강경호 사장, 인천항만공사 김종태 사장, 방송광고공사 양휘부 사장 등도 낙하산 논란의 대상이 된 사람들이다.
한편 기업인들의 사장 선임이 크게 늘었다.
한전은 김쌍수 LG전자 고문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석유공사는 강영원 전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선정됐고, 지역난방공사에는 현대건설 발전사업부문장과 GS건설 고문을 역임한 정승일씨를 선임하기로 했다.
낙하산, 보은인사 논란 외에도 인선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원칙이 흔들리고 상황마다 다른 말들이 나오기도 한다.
공모라는 절차를 통해 객관성을 높이고, 적합한 인물을 찾겠다는 애초의 의도와 현실은 너무 다르게 가고 있는 것이다.
김창기 기자 kcg@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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