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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남북경협은 ‘수지맞는’ 장사
[커버]남북경협은 ‘수지맞는’ 장사
  • 박득진
  • 승인 2008.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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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성장률 0.03% 높이는 효과 … 북한은 매력적인 시장 남북관계 경색과 함께 남북경제발전 전망에 대한 논의 역시 상당 부분 침체되어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년과 비교해 볼 때 대조적인 현상이다.
지난 10년은 6·15공동선언을 기점으로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의 실마리를 찾는 과정을 거치며 통일과 남북경협에 대한 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남북경협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10·4남북정상선언에 포함된 경협내용을 분석한 연구보고서들을 살펴보면 그 효과를 가늠할 수 있다.
김영윤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의 보고서는 ‘경협은 퍼주기가 아니다’라는 말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10·4남북정상선언에서 언급된 해주특구나 개성공업지구 2단계 사업 등의 남북경협에는 분명 ‘투자’가 들어간다.
자료에 따르면 정상회담에서 언급된 경협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안에 약 10조7천억원에서 15조2천억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연간 최대 27억3천달러가 들어가며, 사업의 진전에 따라 그 규모는 점차 감소한다.
대북 투자로 남측이 얻게 될 경제효과는 생산유발효과 269억3천만~407억5천만달러, 새로 창출되는 부가가치 유발효과 113억3천만~172억달러 등 총 382억6천만~579억5천만달러에 달한다.
“투자 대비 효과 10배” 거시적 측면의 이익도 존재한다.
한국은 국민총소득(GNI)의 7.7% 정도를 분단비용으로 부담하고 있으며 분단비용 증가율은 약 2.4%다.
경협이 진행될 경우 분단비용이 조금씩 감소하고 한국 경제는 0.2~0.3%의 후생증대효과, 3만~4만6천명에 달하는 추가적인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온다.
비슷한 시기 현대경제연구원은 ‘2007 남북정상선언의 경제적 효과’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금 수요는 최대 112억달러, 경제효과는 1,430억달러로 10배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북한 경제개혁은 물론, 남북 경제통합을 가속화할 만한 규모다.
한국금융연구원(KIF)이 올해 1월 발표한 보고서에는 “남북경협은 기본적으로 북한 리스크를 감소시킴으로써 보다 안정적인 경제활동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며 “이런 효과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남북경협이 개성공단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된다고 가정할 경우, 잠재성장률은 연평균 0.03%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0.03%의 경제성장은 연간 7%의 경제성장을 약속한 정부가 있는 우리에겐 언뜻 피부에 와 닿는 높은 수치가 아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NP) 3만달러 이상의 선진경제로 발전하면서는 1~3%대를 오가는 경제성장률을 나타낸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니다.
즉, 2만불 시대에 돌입한 한국이 3만불 이상의 선진경제 대열에 들어가서도 남북경협은 일정정도의 ‘개발도상국의 고성장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남북관계가 호전되면 될수록 경협의 양과 질이 늘어나기 때문에 남북경협은 향후 북한의 경제발전뿐만이 아니라 한국의 경제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민화협 주최의 한 토론회에서 양문수 북한대학원 교수는 그동안 한국경제 발전전략에서 북한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고, 한국경제의 발전전략과 남북경제의 발전론, 동북아의 경제협력론은 사실상 별개의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각각의 분야별로 논의가 진행됐고, 각각의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이 제시되며, 각각의 영역에 제한적인 역할만이 수행됐다는 것이다.
“경제시각을 한반도, 동북아로 넓히자” 하지만 향후의 한국경제 발전전략, 남북 경제통합론, 동북아 경제협력론은 기존 논의들을 계승·발전시키면서도 각 논의들 간의 유기적 연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개념틀 구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은 한국의 경제성장과 생존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정책적 고민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이미 세계화의 영향으로 경제 내부통합과 내부요소들의 통합은 약해지고, 세계화에 대한 대응능력이 중요시되고 있는 만큼, 경제적인 시각 역시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 확대를 통해 한반도 남쪽에서 한반도 전체로, 나아가 동북아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분명하게 북핵문제는 해결되고 있고, 북미관계는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동북아 강국이며 세계의 강국이기도 한 6자회담 당사자들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점점 더 친밀해지고 있다.
복잡한 이야기를 빼고서라도 싼 인력과 넓은 땅,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할 수천만명이 운집한 가장 가까운 시장. 이 자체만으로도 북한은 실용정부에 매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박득진 기자 madgon@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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