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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경매]누가 진짜미술품 전문가인가
[미술경매]누가 진짜미술품 전문가인가
  • 김범훈
  • 승인 2008.09.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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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주인이 전문가 행세하며 미검증 작품 가격 올려 우리나라 화랑은 대부분 한 달에 10점의 작품도 팔지 못한다.
한 마디로 ‘구멍가게’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구멍가게 주인들이 ‘전문가’인 양 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인터넷 상에서 이름도, 소속도 밝히지 않는 ‘나까마’들까지 나서서 전문가인 체 하고 있다.
그들은 “미술품은 예술성이 있고, 독창적이고, 실험적 작품을 하는 유망 화가들을 미술품 애호가들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이 전문가라면서 알아볼 수도 없는 작품, 집에 걸면 귀신 나올 것 같은 작품들이 예술성이 있다고 난리를 친다.
그들은 또 중학생이면 그릴 수 있는 작품,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을 놓고, 예술성이 있다, 없다 별 소리를 다한다.
미국에서 컬러 만화 한 장이 비싸게 팔린다고 생난리를 쳐놓고는 그 컬러 만화 그림을 수입해서 비싸게 팔아 내려고 한다.
해외 경매회사에서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는 작품을 1억원에 낙찰 받아선 국내 경매에서 2억5천만원에 팔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자신들이 ‘전문가’라고 한다.
검증되지 않은 작가들을 가리켜 블루칩화가니 인기화가니 별 소리를 다한다.
전문가가 누구인가. 한 달에 10점도 못 파는 나까마급 화랑 주인이 전문가인가. 이중섭 화백의 위작 8점을 경매에 내놓으면서 ‘진품’이라고 추정가 1억~2억원으로 정해서 8점 중 4점을 7억2천만원에 판매한 회사가 전문가인가? 꼭 전문가를 논해야 한다면 미대 학장을 역임한 분,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의 운영위원장이나 심사위원장을 역임한 분, 국전에서 대상을 받은 분, 국가로부터 훈장을 받은 화가 분들일 것이다.
더 확대하면 초대전을 10회 이상 치르고, 각종 단체전에 100회 이상 초대받은 화가 분들일 것이다.
10점도 못 파는 화랑 주인이 전문가일 수 없다.
또 그림 좀 구입했다고 전문가일 수 없다.
만일 예술성 있고, 실험적인 작품이 필요하다면 나까마급 화랑 주인들이나 한 달에 100점도 못 판매하는 경매회사들이 나팔을 불 것이 아니라 진짜 ‘전문가’들이 모여서 논의하고, 필요하다면 기부를 받고, 필요하다면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
한 달에 10점도 못 파는 화랑주나, 한 달에 100점도 팔지 못하는 오프라인 경매회사들이 자신들이 예술을 알고, 실험 작품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검증되지도 않은 작가 작품 가격만 끌어 올려서 파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
아무리 국전에 비리가 있다고 해도 화가들이 인정하지 않는 화가가 심사위원장이 될 수 없고, 총책임을 지는 운영위원장이 될 수 없다.
그리고 비리가 노출됐을 때 소신 없는 화가들이 운영위원장이나 심사위원장을 맡을 수도 없다.
이 점이 바로 그분들을 존경해야 하는 이유다.
또 국전 대상 작가나 특선 작가들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훈장을 뒷구멍으로 받을 수는 없다.
더구나 한국에서도 훈장을 받고, 프랑스에서도 훈장을 받은 분을 인정하지 않는 자는 몰상식한 자일뿐이다.
사진을 확대해 베낀 뒤에 물감 칠을 한 화가를 블루칩 화가이고, 인기화가이고, 작품성이 뛰어난 화가라고 추켜세우면서 작품 한 점에 수억원의 추정가로 경매에 올려서 비싼 가격에 팔아먹은 오프라인 경매회사가 전문가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화가가 검증된 화가일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바뀌어야 한다.
아울러, 세금을 내지 않는 화가를 미술계에서 제명해야 한다.
화가들이 화랑에 세금계산서를 요구하지 않으니, 화랑은 구입한 근거가 없고 그러다 보니 매출 신고도 하지 않고 세금도 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화랑들이 위작을 구해선 매입 신고도 없고, 매출 신고도 없이 팔아왔다.
이렇게 돼선 안 된다.
한석봉 선생의 이야기가 왜 초등학교 책에 있는가. 몇 번 붓글씨 쓴다고 명필이 되는 것 아니다.
몇 장, 수십 장 그려선 붓 특성도, 먹 특성도 모른다.
먼저 기술부터 익히고 그 다음에 예술성을 찾든지, 독창성을 찾든지 해야 한다.
이젠 벌거벗은 임금님 보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옷 입고 있다’고 하면 안 되는 시대다.
김범훈 포털아트 대표 magicbh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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