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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몰락에 관한 생생한 보고서
미국의 몰락에 관한 생생한 보고서
  • 김영식
  • 승인 2009.01.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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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기’가 사라진 MB노믹스의 ‘경제 확실히 죽이기’ 예견 ‘미국의 세기’가 사라진 지금, 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인가? 지난 1991년 소련의 해체와 쿠웨이트 전쟁은 20세기 종말을 알리는 일대 사건이었다.
이런 점에서 21세기는 초강대국인 미국이 지배하는 세기가 될 듯싶었다.
하지만 ‘미국의 세기’는 1997년과 2003년 사이 갑자기 소멸하고 말았다.
이는 1997∼1998년 국제금융 위기 시 미국이 보여준 위기 대처 능력의 부재와 이에 따른 각국의 새로운 경제 전략들의 등장, 그리고 이 틈을 틈타 러시아가 다시 국제무대에 얼굴을 강력히 내밀었기 때문이다.
또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은 미국 모델을 버리기 시작했고, 극동아시아는 중국이 안보의 중심 국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자국의 헤게모니를 힘으로 복원하고자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정치적·군사적 대재앙을 일으켰다.
2001년 9.11 테러 당시 피해자였던 미국은 오늘날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벌어진 가혹 행위의 이미지에 맞닥뜨려야 했다.
결국 21세기 문턱에 들어서자마자 미국은 곧바로 무너져버리고 말았다.
국가 주권이 다시 정치사상의 핵심 위치를 차지하게 된 다극적 세계가 이제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새로운 정세에 맞춰 유럽의 정책 목표를 재검토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1차 세계대전이 20세기를 여는 일대 사건이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던 과거의 지도층과 마찬가지로 이들은 이미 낡아버린 정치적 프리즘에 집착한다.
이 책은 이 같은 치명적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프랑스와 유럽, 더불어 한국이 21세기에 대한 좀더 적절한 인식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어야 하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저자 자크 사피르는 21세기는 극초강대국 미국의 세기라는 사실은 거짓이며, 심지어 21세기가 출현하기도 전에 미국은 무너졌다는 나름의 정치·경제·군사적 실례를 들어가며 명석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1998년 제국은 태어나기도 전에 반죽음 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는 이 책의 저자는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이 같은 주장을 펼칠까? 사피르는 “21세기가 시작되기 전인 1997년부터 미국의 몰락은 시작되었다”고 단언한다.
바로 1997∼1999년 국제금융 위기를 일컫는 것이다.
이 금융 위기는 미국이 주도하고 많은 국가들에게 강요했던 신자유식 금융 시스템이다.
이 시기 금융 위기는 현재의 IMF 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었고, 오늘날 미국 경제의 심각한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1990년대와 21세기 초 경험했던 미국의 경제 성장은 유례없는 소득 불평등과 더 많은 인구가 사회보장제도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미국 주택담보 대출 시스템 위기는 어떻게 보면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구조적 문제는 더욱 심각해 ‘서브프라임’ 위기보다도 더욱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게 될 듯싶다.
사피르가 진단한 제국의 몰락으로부터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미국의 몰락은 국제 관계가 재편성되고 새로운 국가들이 완전한 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진다.
경제적 지배력과 정치적 지배력 사이의 관계가 핵심 문제가 된 것이다.
이 책은 다극적 세계 질서에, 국민 국가의 부상으로부터 프랑스가 새로운 21세기에 있어 주체로 나설 것을 촉구하지만 우리에게 역시 똑같이 해당되는 문제로 사회 정책, 경제 정책, 군사 정책의 글로벌 전략을 마련하라고 촉구한다.
더불어 이런 전략의 핵심 요소들을 전진시킬 수 있는 국제적 동맹을 사고하라고 당부한다.
이 책의 한국판 보론을 쓴 김병권 새사연 연구센터장은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한국이 처한 상황을 진단하고, MB노믹스의 실패를 예견한다.
이는 미국과 유럽은 경제 위기를 맞이해 정부 개입과 규제 강화, 재정 지출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MB는 반대로 규제 완화, 감세, 민영화, 개발주의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MB정권 탄생의 신화가 된 ‘경제 살리기’가 ‘경제 확실히 죽이기’로 탈바꿈하는 무서운 한 해가 될 듯싶다.
김영식 기자 igl7777@economy2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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