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주 “조금씩 살 때” “저가 대형주·재료 보유주 유망” 의견 분분
종합주가지수가 반짝 뛰어오르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감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주 거래소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에서 매도로 돌아섰고, 거꾸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에서 매수로 돌아섰다.
지난 주말 전세계 주가를 끌어올린 인텔의 실적호전 소식을 놓고도 해석이 제각각이다.
반도체 경기가 바야흐로 바닥을 쳤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아직 섣불리 바닥을 이야기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첨단기술 산업이 바닥을 쳤다는 신호를 찾으려고 부지런히 헤매던 투자자들은 모처럼 터져나온 인텔의 실적호전 소식을 놓치지 않는다.
많이 빠졌던 반도체 관련 종목을 앞세워 첨단기술주들이 다시 한번 주가를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지금이야말로 첨단기술주를 조금씩 사들일 때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아직도 첨단기술주가 고평가돼 있다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첨단기술주가 조금씩 바닥을 찾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오는 4분기나 돼야 조금씩 오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여전히 시장의 흐름은 저가 대형주나 재료 보유주 등 전통주 쪽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의 추천종목도 첨단산업주와 전통주로 크게 나뉘었다.
첨단기술주 가운데 삼성테크윈과 실리콘테크, 선양테크, 케이씨텍, 원익 등 반도체 관련주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밖에 한국컴퓨터, 네오위즈, 삼성SDI, 신세계I&C, 장미디어, 퓨처시스템, 한통프리텔, LG전자 등이 추천됐다.
삼성테크윈은 1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지만, 구조조정의 성과에 힘입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 회사는 지난해 높은 금융비용과 사업정리 손실로 당기순이익이 214억원에 그쳤으나 올해는 800억원 가량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장비 쪽에서는 칩마운터 사업이 탄탄히 자리를 잡았고, 광디지털 쪽으로도 꾸준히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삼성SDI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PDP(벽걸이 TV용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의 생산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 회사는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2차전지 사업 부문에서도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차세대 이동전화에 들어갈 AM유기EL(자동발광 화면장치)를 개발하기도 했다.
네오위즈는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1.5%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증권은 네오위즈의 성장성에 주목했다.
인터넷 채팅 사이트인 세이클럽은 지난 99년7월 문을 연지 23개월만에 실명 가입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세이클럽의 유료화 서비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접속 서비스인 원클릭페이의 가입자도 43만명을 넘어섰다.
한통프리텔은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제한에 따른 반시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됐다.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무선인터넷 사업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대우증권이 적극 추천했다.
퓨처시스템은 기술력 못지 않게 가격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 중국,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관심을 끌었다.
전통주로는 산은캐피털과 하나은행 등 금융주와 LG상사와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주가 먼저 눈에 띄었다.
이밖에 현대DSF, SK, 대림산업, 신호유화 등이 추천됐다.
하나은행은 1조원 가량의 부실채권 매각으로 여신비율이 5.6%에서 2.91%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이 7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에 견줘 201%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은 자산건전성과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산은캐피털은 여신금융업법 개정의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을 대상으로 상용카드 시장에 진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대DSF(옛 현대백화점)는 입점 수수료율 상승과 금융비용 부담 감소로 수익성이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동원증권은 명품 브랜드 입점이 6월에 마무리되면 판매마진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동원증권은 올해도 8% 이상의 배당이 지급될 전망이며, 지금 주가 수준에서는 배당투자도 유망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삼성물산은 업종대표주면서도 다른 종합상사에 견줘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출자총액한도 1년 유예조처에 따라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중동지역 플랜트 수주가 예상돼 이 부분에서도 실적 호전이 기대된다.
LG증권은 온라인 쇼핑몰과 B2B 사업부문 성장성을 높이 평가했다.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주가가 뛸 채비를 갖추고 있다.
LG상사는 플랜트공사 수주 규모가 예상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뒤로 기관투자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배당수익률이 안정적이고(지난해 9%)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이밖에 SBS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소비심리 회복과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광고수주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월 광고판매율이 90%을 넘어서는 등 2분기 들어 실적이 크게 나아지고 있다.
또 자회사의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는 한국컴퓨터와 사업 구조조정을 앞둔 SKC, 기술적 반등이 기대되는 포스데이타, 경기방어주인 코리아나화장품 등이 유망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수관련주 중심으로 한 핵심 블루칩보다는 실적호전이 가시화되는 업종대표주와 중형 옐로우칩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주가가 그동안 많이 떨어졌으나 기업실적이 좋은 첨단기술주를 조심스럽게 건드려보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관련주가 크게 인기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