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19 (목)
[IT기획] 한국 리눅스 "우리는 점프한다"
[IT기획] 한국 리눅스 "우리는 점프한다"
  • 오철우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점프!’
한국 리눅스가 새로운 도약을 시도한다.
요란한 선언은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대격전에 나서는 것도 아니다.
이번엔 ‘홀로 점프’다.
리눅스코리아(대표 박혁진) www.linuxkorea.co.kr 이만용(28) 기술이사는 한국 리눅스의 올 하반기를 ‘점프’라는 말로 예감했다.
‘리눅스 메인프레임’은 놀랄 만한 사건 지난 92년 말 리눅스라는 매력적인 운영체제가 국내에 처음 선보였다.
나우누리·하이텔·천리안 등 PC통신에 리눅스동호회가 잇따라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들을 중심으로 리눅스 개발자들의 독특한 문화가 퍼져나갔다.
대학과 연구소에선 유닉스 대용품으로 리눅스가 조용히 가지를 쳐나갔다.
그러다 지난해 마침내 빅뱅이 일어났다.
신생 리눅스기업들이 세계 곳곳에서 생겨났다.
리눅스는 이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제3기 리눅스 시대에 앞서 도약을 다짐하고 있는 중이다.
이만용 이사만의 예감은 아니다.
이미 많은 국내 리눅스기업들이 ‘리눅스기업’이라는 단순한 호칭에 머물지 않는다.
‘데스크톱 리눅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리눅스 시스템통합 컨설팅 업체’ ‘리눅스 클러스터링 시스템 개발업체’ 등 자기만의 전문 영역으로 줄달음질친다.
분화의 간격은 업체별로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리눅스 운영체제를 컴퓨터에 깔아주고 기술지원을 해주는 방식은 이제 더이상 리눅스기업의 모델로 통하지 않는다.
리눅스는 불과 1년여 만에 비즈니스 모델을 급속히 탈바꿈하고 있다.
리눅스코리아는 요즘 ‘시스템통합 컨설팅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리눅스 서버 구축에 주력하던 예전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리눅스는 연구소나 대학, 동호회원들이 유닉스를 배우기 위해 쓰는 대용품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이젠 대부분의 인터넷 서버를 리눅스가 석권했다.
몇년 전엔 누구도 예측 못한 일들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
세계 거대 기업들도 리눅스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 이만용 이사는 IBM이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탑재하기로 한 것을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리눅스코리아는 현재 한국IBM과 함께 리눅스를 실은 메인프레임 ‘IBM-S/390’ 시스템 구축작업을 한창 벌이고 있는 중이다.
메인프레임은 안정성을 최고로 중시하는 금융전산망의 뼈대를 이루는 시스템이다.
엄청난 양의 입출금 내역을 순식간에 오류없이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금융전산망은 가장 보수적인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리눅스가 메인프레임 운영체제들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가히 놀랄 만한 ‘사건’이다.
공식무대에서 안정성을 공인받는 셈이기 때문이다.
“IBM 메인프레임은 1년에 몇초의 정지도 인정하지 않는 99.99%의 무정지율을 목표로 한 시스템이다.
게다가 한대의 메인프레임에서 수천개의 리눅스 운영체제를 동시에 움직일 수도 있다.
그야말로 ‘괴물 같은 공룡머신’이다.
” 이만용 이사는 메인프레임이 올 하반기에 그 실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한다.
중대형 컴퓨터로 향하는 리눅스의 발전은 리눅스원(대표 김우진) www.linuxone.co.kr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리눅스원은 지난 3월 컴퓨터를 64개까지 연결해 마치 하나의 강력한 슈퍼컴퓨터처럼 쓰는 ‘64노드 클러스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소리 소문없이 벌써 15군데의 연구소와 대학에 이 시스템을 팔았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이보성(29) 클러스터사업팀장은 “리눅스 클러스터는 앞으로 중대형 컴퓨터가 차지한 영역을 파고드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시장과 손잡기 분주 리눅스원은 속도와 안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형 검색엔진에서도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고 있다.
리눅스 기반의 컴퓨터 100대로 엠파스 www.empas.com의 검색엔진을 구축하는 데 이미 성공했다.
리눅스가 중소 규모 사이트의 웹·메일 서버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대규모 검색 사이트의 주류 시스템으로 채택되고 있다는 점은, 리눅스가 안정성과 속도를 지닌 매력적 시스템으로 검증받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리눅스원 관계자는 “검색 사이트 네이버 www.naver.com와 경매 사이트 옥션 www.auction.co.kr 등에서도 리눅스 시스템 구축이 진행중”이라고 귀뜸했다.
요즘 리눅스원은 수십만명까지 동시에 쓸 수 있는 웹메일 시스템 용량을 무려 1천만명까지 혁신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컴팩 등 세계 대기업들이 중대형 컴퓨터에 리눅스 운영체제를 달겠다고 나서는 등 리눅스는 이제 본격적으로 중대형 컴퓨터 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리눅스업계에선 요즘 ‘힘 모으기’가 한창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의 전략적 제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엔 리눅스원이 미국의 세계적 기업인 레드햇과 교육인증사업 제휴를, 리눅스코리아가 레드햇과 리눅스 배포판의 한글화와 배포사업 제휴를 맺어 화제를 뿌렸다.
자이온리눅스시스템즈(대표 한병길) www.zionlinux.co.kr의 기술개발 담당 김성호(31)씨는 “올해 초엔 클러스터링 분야에서 제휴가 잇따르더니, 두달 전까진 임베디드 분야에서, 최근엔 리눅스 배포판 분야에서 제휴가 늘고 있다”면서 “세력확장 측면에서 리눅스기업의 제휴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미지리서치 www.mizi.com의 서영진(33) 대표는 이런 흐름을 “리눅스 표준경쟁을 앞둔 일종의 편 먹기”라는 말로 표현했다.
소프트웨어 분야가 언제나 그렇듯이, 리눅스기업들이 이곳 저곳에서 자신만의 개발품을 내놓다보면 제품표준의 문제가 부각될 수밖에 없다.
“호환성 문제가 도드라지면 결국 더 많은 힘이 모인 쪽이 유리해질 것이다.
세계에서 몇몇 기업만이 확고한 자기영역을 넓히면서 세계기업으로 성장할 테고 대부분 기업은 자기 나라 영역에서 지역회사의 자리에 머물 것이다.
이런 구도로 볼 때 요즘의 제휴와 세계진출 바람은 편 먹기 과정으로 풀이된다.
” 미지리서치 역시 최근 중국에 현지법인을 세우고 있다.
노르웨이 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요즘엔 미국 기업과도 제휴를 추진하고 있다.
한컴리눅스(대표 박상현) www.hancom.com는 세계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올린 기업이다.
지난 4월 말 중국 컴퓨터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롄샹’에 아래아한글의 중국어판인 리눅스용 워드프로세서를 번들제품으로 공급하는 계약을 맺은 데 이어, 5월 말엔 일본 레드햇저팬과도 공급 계약을 맺었다.
“아직 세계시장은 생각처럼 빠르게 움직이지 않고 있다.
리눅스용 워드프로세서의 중국어·일본어판을 낸 것도 우리가 처음일 정도니까.” 한컴리눅스는 6월 말 윈도 엑셀과 파워포인트 기능을 갖춘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7월중에 중국어·일본어판을 내어 한자문화권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코렐, 애플릭스, 선 마이크로시스템즈가 장악한 리눅스의 사무용 소프트웨어 세계시장에 한자문화권을 기반으로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소프트웨어 부흥시대 오는가 리눅스기업들은 리눅스가 소프트웨어 개발의 부흥을 불러오고 있다며 흥분하고 있다.
“20년 전 IBM이 PC를 공개해 누구나 PC를 만들면서 하드웨어 부흥을 맞은 것처럼, 오픈 소스를 원칙으로 내세운 리눅스는 누구나 최적의 제품을 만들어 경쟁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부흥시대를 열고 있다.
” 리눅스원 이보성 팀장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경쟁하던 단계에서, 이제는 리눅스가 홀로 발전해가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국내 리눅스업계에선 리눅스 1세대, 1.5세대들이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92년 말 리눅스가 국내에 전파된 이래 대학·연구소에서 유닉스 대용품으로 리눅스에 눈을 뜨거나, 나우누리·하이텔·천리안 등 리눅스동호회에서 새로운 개념의 소프트웨어 개발에 힘을 쏟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당시 한국과학기술원을 중심으로 일부 그룹은 리눅스 한글화에 매달렸고, 일부는 해외 개발동향 소식을 국내에 실어나르면서 한국 리눅스의 힘을 키웠다.
5.25인치짜리 플로피디스켓 30장에 담긴 리눅스를 PC에 설치해주면서 리눅스의 번식을 꾀했던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 가운데 일부가 지난 98~99년 리눅스 열풍을 타고, 리눅스 비즈니스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1세대, 1.5세대의 성과는 아직 미지수다.
“리눅스가 애초 돈을 벌기 위해 태어났다면 이처럼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기업과 사용자가 최상의 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서로 ‘피드백’을 해주며 돕는 새로운 개념의 소프트웨어 개발환경을 발전시킬 때 리눅스는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이런 점에서 리눅스기업은 점프를 시도할 때에도 일반 사용자의 힘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리눅스코리아 이만용 기술이사의 말이다.
리눅스 비즈니스 1세대 5인의 한마디 리눅스 개발자 명단에 오를 한국인을 기다린다. 이만용 리눅스 코리아 기술이사 “2000년의 리눅스는 안정성을 최고로 치는 IBM 메인프레임에도 탑재될 정도로 성장하고 있다. 리눅스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새로운 부흥을 불러올 것이다. 세계 리눅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리눅스 개발자 명단에 오르는 개발자가 한국에서도 나오길 기대한다.” 이만용(28)씨는 나우누리리눅스동호회에서 활동하며 97년 ‘레드햇’을 한글화한 ‘알짜리눅스’를 동료 5명과 함께 개발했다. 이후 알짜리눅스의 성능높이기 작업을 계속해왔고, 98년 한동훈·김성오씨와 함께 리눅스코리아를 세웠다. '윈도우.리눅스 누가 주류냐' 곧 판가름난다 한동훈 리눅스코리아 차업자.현 이사 “리눅스는 이제 윈도우와 본격적인 경쟁시대에 접어들었다. 이 시기가 지나면 누가 주류가 될지가 판가름날 것이다. 지금까지는 모두 리눅스기업으로 통했지만, 앞으로는 전문화 기업으로 세분화하면서 세계시장을 향해 나아가야만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한동훈(32)씨는 97년 하이텔리눅스동호회 시삽으로 일하며 이만용씨와 인연을 맺어 98년 리눅스코리아를 창업했다. 리눅스의 보급과 교육·지원을 통해 리눅스 대중화에 기여했다. 지금은 같은 회사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다. 리눅스는 이제 대형 컴퓨터시장으로 간다 이보성 리눅스원 클러스터링 팀장 “세계 거대 기업들도 리눅스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IBM이 그렇고, 컴팩이 그렇다. 앞으로 리눅스는 중대형 컴퓨터 속으로 파고들어갈 것이다. 인터넷 대형 사이트에서도 리눅스는 안정된 시스템으로 검증되고 있다. 인터넷은 갈수록 더욱 강력한 힘을 리눅스에 실어주고 있다.” 이보성(29)씨는 서울대 대학원 시절 유닉스를 배우다가 리눅스에 눈을 떠 아예 이 분야로 뛰어들었다. 여러대의 컴퓨터를 묶어 한대의 슈퍼컴퓨터처럼 쓰는 클러스터링 기술에 매달려, 지난 3월엔 64대를 연결하는 클러스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리눅스 열풍 '좋은 시기' 무르익어 서영진 미지리서치 대표 “한국의 기술 수준은 외국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비즈니스 수준이 뒤처질 뿐이다. 한국의 리눅스 열풍은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뜨겁다. 아주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다. 앞으로는 휴대전화기 등 여러 기계에 내장되는 임베디드 리눅스 운영체제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서영진(33)씨는 90년대 중반까지 한글과컴퓨터 개발실장으로 일하다가 미지리서치를 창업했다. 98년 5월 아래아한글 리눅스판을 개발했으며, 이후 미지리눅스·매직캐드 등 응용소프트웨어를 속속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세계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리눅스업계의 본격 격돌 시기 곧 온다 우상철 리눅스인터내셔널 대표 “지금은 경쟁의 초기단계다. 시장이 급속히 넓어지고 있고 여러 기업들이 생겨났다. 본격 격돌을 눈앞에 두고 다들 힘을 모으는 시기라고 본다. 고부가가치의 기술 개발, 그리고 해외영업 확장이 지금 가장 중요하다.” 우상철(27)씨는 대학 재학시절인 96년 자취방에서 ‘지그재그소프트’라는 리눅스기업을 창업할 정도로 비즈니스에 일찍 눈을 떴다. 지난해 7월 리눅스인터내셔널로 이름을 바꿔 케이리눅스 등 소프트웨어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을 리눅스 메카로”글로벌리눅스2000 14일 개막 리처드 스톨만 국내외 리눅스업체들이 대거 참가하는 ‘글로벌 리눅스 2000’ www.globallinux2000.com 행사가 14일부터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정보통신부 주최로 한국리눅스협의회와 미국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이 공동주관하며,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부와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이 후원한다. 이번 행사는 미국 리눅스업체들의 한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시점에 열리는데다가, 리눅스 개발의 모태가 된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의 창시자 리처드 스톨만이 기조연설을 한다는 점 등 때문에 국내 리눅서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관심을 끌어왔다. 스톨만 외에, 의 지은이로 잘 알려진 에리크 레이먼드, 미국 리눅스업체 레드햇·터보리눅스 등의 주요 인사들도 기조연설에 나선다. 스톨만은 이번 행사와 별개로 18일 연세대에서 진보네트워크센터가 주최하는 강연회에도 참석해 ‘소프트웨어 특허의 문제점’이란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러나 글로벌리눅스2000은 국내 주요 리눅스업체인 리눅스원과 리눅스코리아가 “외국업체 모셔오기식의 생색내기 행사”라며 부스 개설을 거부하고, 미지리서치는 아예 불참하기로 하는 바람에 반쪽 행사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불참업체 관계자는 “행사참가비가 중소기업인 국내업체에는 턱없이 비싼데다가 전시효과도 불투명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전시회 입장료는 어른 5천원, 중고생 3천원. 다양한 주제로 마련된 컨퍼런스와 튜토리얼의 강의에 모두 참석할 경우 참가비는 트랙별로 50만원씩이며 하루치는 각각 15만원, 20만원이다. 문의 (02)580-0636, 566-3365.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