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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해부]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CEO해부] 새롬기술 오상수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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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상수 1965년생 1988년 2월 서울대학교 전자계산기공학과 학사 1991년 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전산학과 석사 1993년 6월 한국과학기술원 인공지능연구센터 연구원 1993년 7월 (주)새롬기술 설립 1994년 8월 ~ 현재 (주)새롬기술 대표이사
세계 최고 인터넷 전화국을 꿈꾼다 다이얼패드 평가 아직 이르다.
..한국 인터넷 세계화의 가교 역할할 터
올 상반기 인터넷 업계에서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만큼 천당과 지옥을 몇번씩 오르내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이얼패드 서비스를 내놓자 “드디어 세계시장에서도 당당히 겨룰 수 있는 인터넷 기업이 탄생했다”는 찬사가 쏟아지더니, 얼마 못가 인터넷 거품의 대명사로 낙인찍혔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을 제치고 주식가치 최고의 기업으로 부상하는 기염을 토하다가, 갑자기 곤두박질치는 주가를 바라보며 속앓이도 해야 했다.
다음, 네이버와의 인수합병 해프닝으로 곤욕을 치른 것도 얼마 전의 일이다.
그때마다 그를 괴롭혔던 화두가 수익모델. 이경전 교수의 질문도 바로 수익모델에서 시작됐다.
이경전:현재 다이얼패드의 수익모델은 어떻습니까. 전화 한통마다 수익과 비용이 어떻게 나타나는지요. 오상수:다이얼패드 서비스는 전화 한통당 비용과 수익이 동시에 발생합니다.
분당 통신업체에 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하고 반대로 배너광고에서 수익이 발생합니다.
이론적으로 통화량이 많을수록 통신업체, 즉 GTE에 내야 하는 비용의 단가는 떨어집니다.
반면 가입자가 많아지고 페이지뷰가 많아지면 광고수익이 올라갑니다.
지금은 적자지만 수익과 비용의 격차가 현재 완만하게 줄어들고 있습니다.
비용은 일정 부분 발생한 상태에서 시작했고, 광고는 제로에서 시작했으니까 처음엔 당연히 적자구조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역전구도가 이루어질 겁니다.
이경전:미국과 한국에서 수익모델의 차이가 있습니까. 한국이 불리하다고 들었는데. 오상수:미국에서 처음에는 분당 2.5센트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5센트로 줄었습니다.
통화량이 많아질수록 단가가 떨어지는 구조 때문이지요. 국내에서는 규모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지 않고 단가가 정해져 있어 불리합니다.
인터넷 광고시장이 미국보다 취약한 점도 있구요. 이경전:미국이 비용이나 수익면에서 모두 유리하군요. 회원은 현재 어떻게 됩니까. 오상수:미국 가입자가 750만명, 국내 가입자가 250만명 정도 됩니다.
정확히 이달 안으로 1천만 회원이 될 겁니다.
이경전:처음부터 너무 민감한 질문을 드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문제는 꼭 짚어봐야 할 것 같기에. 오상수:CEO 해부가 아니라 수익모델 해부인 것 같군요(웃음) 이경전:한국통신이나 하나로통신 등 기존 통신사업자와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경쟁관계라고 봐야 하는 건지. 오상수:저희는 고객이지요. 그들의 통신망을 이용하는 고객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겁니다.
우리가 시설투자는 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우리 사업의 매력적 요소이죠. 이경전:고객이기도 하지만 수익을 뺏어오는 측면도 있지 않습니까. 오상수:인정합니다.
그래서 ‘넘버원 사업자’는 우리 비즈니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도 처음에는 AT&T, 국내에서는 한국통신과 접촉했지요. 통신업자도 앞으로 3, 4년 뒤에는 VOIP로 가야 하는 줄 알면서도 당장은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이경전:경쟁사로 보자면 해외에선 넷투폰이 꼽힐 것 같은데, 차이가 있다면 유료인가 무료인가 하는 정도죠. 무료 서비스의 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오상수:넷투폰과 다이얼패드를 비교하면 우선 가입자수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지요. 넷투폰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2, 3년 됐는데 가입자가 150만명입니다.
반면 다이얼패드는 지난해 10월에 시작해 8개월 만에 750만명을 확보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공짜라는 것일 테고 또 하나는 쓰기 편하다는 것일 겁니다.
넷투폰은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야 하지만 다이얼패드는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되니까요. 이경전:비즈니스 모델 특허 부분과 관련해서는 어떻습니까. 혹시 넷투폰과 이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을까요. 오상수:인터넷에서 비즈니스 모델 특허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자체가 오픈 정책으로 만들어졌고, 또 그런 정책 때문에 이렇게 확산된 겁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도 특허 출원하고 등록까지 20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아는데, 인터넷에서 이런 긴 기간은 의미가 없는 것 아닐까요. 이경전:다이얼패드 서비스가 현재 PC와 전화간 통화인데 PC와 PC간 전화통화로 옮겨가는 시점은 언제로 보십니까. 오상수:장기적으로 가입자들이 많아지고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면 PC2PC로 갈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겠지요. 다이얼패드는 기본적으로 VOIP 산업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넷 영역과 전통적인 통신 영역이 모두 존재합니다.
앞으로는 기업용, 가정용, 무선통신용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갈 겁니다.
인터넷 영역도 PC2PC, 비디오채팅, 비디오회의 등으로 확대할 영역이 많습니다.
사업영역을 저희는 세가지로 나누고 있는데 웹 기반 영역, VOIP 서비스 유료화를 통한 B2B 영역, 다이얼 폰과 관련된 제품판매 영역이 그것입니다.
기존 통신회사를 흉내낸다고 봐도 좋습니다.
단지 망 자체에 대한 시설투자가 필요없다는 것이지요. 인터넷을 이용한 전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하는 거죠. 인터넷을 통한 전화국이라고 정의하면 맞을 겁니다.
이경전:새롬기술이라는 이름이나 회사의 진화과정을 살펴볼 때 B2C 부분, 즉 인터넷 사이트 비즈니스를 잘할 수 있는 기업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데 어떻습니까. 오상수:새롬기술이란 이름은 우리의 비전과 딱 들어맞는 이름입니다.
저희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니까요. 사명을 아예 다이얼패드로 바꾸라는 얘기도 종종 듣는데 다이얼패드는 새롬기술의 한 사업부분의 브랜드일 뿐입니다.
새롬이 온라인 비즈니스를 잘할 수 있느냐 하는 걱정은 그동안 우리가 모뎀회사로 커왔다는 데서 기인하는 것 같습니다.
새롬의 전략은 우리가 꼭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잘하는 곳과 협력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새롬의 하반기 주요 추진사업입니다.
이경전:다이얼패드의 사이트를 보면 일부러 최소화를 추구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전화하러 가는 것 이외에 머물 이유가 없어 보이거든요. 오:서비스 런칭 후 아무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단 이것은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다이얼패드의 국내 서비스는 이제 5개월밖에 안됐습니다.
이경전:홀딩컴퍼니로 가겠다고도 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하신 사업영역 세가지 중 어디에 속하는 겁니까. 오상수:새롬의 미션은 세가지입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통신사업자가 된다는 게 제일 중요한 미션이고, 두번째는 한국 인터넷 사업이 세계화로 가는 데 교두보 역할을 한다는 것이죠. 세번째는 차세대 기술의 지속적인 개발입니다.
두번째 미션은 쉽게 말해 차세대 무역회사가 되자는 것인데 기술과 아이디어, 마케팅이 합쳐진 가능성 있는 회사 자체를 제품으로 보고 국내 우수한 기업들을 외국에 수출한다는 것입니다.
이경전:그런 역할을 왜 새롬이 해야 하죠. 그런 것은 오히려 삼성 같은 종합상사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오상수:미국 진출 3년 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경험을 살려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겁니다.
이경전:인터넷 비즈니스는 가입자가 많아질수록 혜택을 받는 효과가 커지는데, 다이얼패드의 경우 고객의 충성심을 불러일으킬 요소가 적은 것 아닌가요. 다른 비슷한 서비스가 있다면 쉽게 움직일 수 있다고 보여지는데. 오상수:어느 서비스나 처음에는 로열티 보장이 잘 안됩니다.
하지만 선두회사가 유리하다는 것은 무시못할 트렌드입니다.
선두를 지키기 위해 무수한 노력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비쳐지는 것으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어린아이한테 천재다 문제아다 하는 것과 같은 것 아닐까요. PC간 통화 서비스, UMS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경전:그렇다면 새롬에게 너무 높은 가치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주가를 말씀드리는 것인데,어린아이를 노벨상 후보라고 치켜세운 것 아닌가 하는데 어떻습니까. 오상수:너무 큰 기대를 하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주가는 미래를 반영한다는 것이 기본원칙입니다.
문제는 사람인데 그렇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가치를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부정적으로 보면 그만큼 불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다이얼패드 사이트가 지금은 미약합니다.
이것만 보면 부정적이고 수익성 문제를 제기할 수 있겠죠. 이경전:새롬이 평가를 받았다면 외국에서도 인정받는 기업이 나왔다는 기대와 희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료 모델이다, PC와 전화간 서비스다 그런 것들을 면밀히 감안한 투자는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오상수:박찬호나 박세리를 생각하면 될 겁니다.
지금 야구나 골프를 배우는 학생들치고 미국 진출을 꿈꾸지 않는 학생은 없을 겁니다.
요즘 인터넷 기업치고 글로벌 전략 얘기하지 않는 곳이 없는데 이런 분위기에 새롬이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지만 솔직히 새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습니다.
외부의 평가에 저희도 놀라곤 합니다.
주가가 올라갈 때는 몰랐지만 최근 주가가 떨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보고 상처받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됐죠. 이런 사람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책임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경전:기술로 시작한 벤처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창업주는 한발 비켜나고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들을 하는데, 혹시 다이얼패드 부분에서 이런 점을 고려한 적은 없습니까. 오상수:전문경영인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과거나 지금이나 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모든 걸 희생할 수 있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심플합니다.
전문경영인이냐 아니냐 하는 것보다 회사를 위해 어떤 것이 더 옳은 선택인가 하는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3년 정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이 완성되면 더이상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겁니다.
처음 회사를 만들었을 때부터 그린 그림입니다.
이경전:어느 곳에서 보니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향후 1등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하셨는데 인터넷에서 어느 한 회사가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요. 오상수:국내의 경우는 더 심할 겁니다.
시장지배력을 갖춘 종합서비스 회사는 분야별로 6, 7개 정도가 살아남을 겁니다.
그외에 전문화된 영역에서는 한두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얘기죠. 이경전:불과 5,6개월 전만 해도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프리모델의 아름다움’ 운운하면서 수익은 2004년 이후에나 나올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주가가 폭락하면서 수익모델 없으면 큰일 나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구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직은 수익모델을 논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데 새롬도 그런 압력을 많이 받고 있겠지요. 오상수:사실 수익모델 얘기가 나오면서 저희 사업에 대해 많은 지적들이 나왔습니다.
우리의 비즈니스를 좀더 폭넓고 깊게 볼 수 있는 계기로 받아들입니다.
채찍질이고 쓴 보약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자 입장에서 잘 지적받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익모델의 초점이 잘못 잡히면 백화점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동네 슈퍼마켓으로 머물 수도 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수익이 나야 좋은 기업이고 수익모델이 없으면 사기꾼이다 하는 것은 정말 생각해봐야 합니다.
옥석 가리기 얘기도 많이 하는데 과연 그 기준이 무엇일까요. 수익모델을 들곤 하는데 과연 그것만으로 가능할까 하는 의문도 듭니다.
이경전:현재 인터넷 비즈니스 업계 현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리가 정말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십니까. 오상수:올해 안에 세계 진출이 이뤄져야 합니다.
다음, 네이버와 합병도 그래서 추진했던 겁니다.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외부에선 평가들 했지만 힘을 합쳐 해외시장, 최소한 아시아 시장은 석권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하는 벤처들은 과거 기업들이 하지 못했던 것을 해줘야 합니다.
재벌이 이끄는 경제구도 같은 것은 이제 하지 말아야죠. 벤처업계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최대 단점은 자기 스스로 다 하겠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안 좋은 상황이 좀더 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정신차릴 수 있게 말이죠. 이경전: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경영 현안은 어떤 것입니까. 오상수:빨리 수익모델 만들어서 해방됐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다이얼패드는 하루 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다”
오상수 사장은 질문에 답하면서 매우 조심스러워했다.
인터넷 거품론이 등장하면서 자신 말대로 뭇매를 당한 상처가 덧날까 우려하는 듯했다.
‘비즈니스 개념이 없는 사업가’ ‘공돌이의 한계’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이날 질문은 가혹하게도 다이얼패드의 수익모델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그는 원래 언론과의 접촉이 잦은 사람이 아니다.
의도적으로 피한다는 느낌을 줄 정도다.
그런 그가 최근에 언론 출연이 잦아졌다.
그 이유를 인터뷰 도중에 밝히기도 했다.
“(주가가)떨어지면 피해를 보고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최고경영자(CEO)로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수익모델에 대한 집요한 추궁에 오 사장은 너무 급하게 평가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제 국내 서비스 5개월밖에 안됐으며 수익모델을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하고 있으니 좀 지켜봐달라는 것이었다.
새롬기술은 예나 지금이나 기술력이란 든든한 기반이 있다고 자랑도 했다.
그런 그에게 속상할지도 모를 질문을 던졌다.
“다이얼패드 기술은 그다지 어려운 기술이 아니라던데”라고. “새롬기술도 워크맨을 만들 수 있다.
텔레비전도 만들 수 있다.
사실 나도 그렇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 높게 평가해주는 기술은 없다.
” 그의 답변은 단호했다.
그는 “할 수 있는 것과 하는 것은 다르다.
또 하는 것과 잘 하는 것은 다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고픈 것은 참아도 배 아픈 것은 못 참는 것이 우리네 벤처정서인가”라며 독설도 퍼부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오 사장은 “새롬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다이얼패드도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때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다.
“이제 합병은 없는 겁니까?” “대형 합병은 없습니다.
” 짤막한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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