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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일본 편의점 "전자상거래 발이 되겠소"
[일본] 일본 편의점 "전자상거래 발이 되겠소"
  • 김주현
  • 승인 2000.06.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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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재팬 시장 선점 패밀리마트, 로손 가세… 오프라인 기업과 연합군 구성 치열한 각축
일본의 길거리에 서서 주위를 둘러보면 눈에 가장 많이 띄는 세가지가 있다.
자판기, 공중전화, 편의점이 그것이다.
특히 편의점은 일본인에게 없어선 안될 공간이다.
이사를 할 때조차도 새 집에서 편의점이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고려할 정도다.
공과금 납부는 기본이고, 택배, 복사 및 팩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이 편의점 중심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세분일레븐 재팬이 경쟁의 불당겨 일본인의 ‘파발마’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들이 전자상거래 진출을 위한 치열한 각축전을 시작했다.
기존 오프라인 업체들까지 대거 응원군으로 참여했다.
이미 세븐일레븐재팬, 패밀리마트, 로손 등 대표적인 편의점 기업들을 주축으로 세개의 연합군이 구성됐다.
경쟁의 불을 당긴 것은 세븐일레븐재팬이다.
세븐일레븐은 올 1월 일본전기(NEC), 소니그룹 등 쟁쟁한 응원군과 공동으로 sevendream.com이라는 전자상거래 전문회사를 설립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범적으로 서적을 판매해본 결과 1주일 만에 4500여건의 주문이 밀려 들어오는 등 순식간에 회원이 수만명으로 불어났다.
재미있는 것은 90%가 동네 편의점에 직접 가서 대금을 결제하고 책을 받아갔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인터넷회사에 알려주는 것보다 그것이 훨씬 편하고 안전하다고 생각한 탓이다.
패밀리마트도 지난 5월19일 familyma.com이란 회사를 세워 반격에 나섰다.
패밀리마트의 연합군도 남부럽지 않은 호화멤버로 짜여져 있다.
이토츄상사, NTT데이타, 도요타자동차가 각각 10%를 출자하고, 대일본인쇄, JTB, 피아 등이 5%씩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츄상사 출신의 이노우에 초대 사장은 “sevendream.com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 되겠지요”라며 공개적으로 세븐일레븐에 대한 전의를 표명했다.
familyma.com은 일단 회원을 거저 먹고 들어갔다.
회원수가 53만명이 되는 도요타자동차의 인터넷 사이트 가주(GAZOO)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패밀리마트 입장에서는 초기 시장진입의 위험도를 줄이고 짧은 시간에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미숙한 패밀리마트가 진군나팔을 울릴 수 있었던 것도 이처럼 든든한 후원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요타자동차는 가주의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와 연계한 비즈니스 구축에도 공동협력할 계획이다.
10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패밀리마트 전자상거래 모델의 특징은 웹상에서 가맹점이 가상점포를 설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각 점포에서는 ‘티켓, 여행 등의 엔터테인먼트 상품’, ‘식품과 노인 관련 편리품’, ‘건강, 미용, 자동차, 서적 관련 생활품’ 등 세개의 상품군을 기본으로 독자적인 상품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은 가까운 패밀리마트에 회원등록을 한 뒤 전자상거래로 구입한 상품을 편의점에서 찾아가기만 하면 된다.
누가 승자가 될지는 미지수 로손은 뒤늦게 추격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5~6개월 뒤 본격적인 시장진입을 목표로 미츠비시상사, 마츠시다 전기산업, NTT도코모 등과 손을 잡았다.
로손의 주력군은 일본의 대표적인 이동전화회사인 NTT도코모. NTT의 I-모드 이용자를 회원으로 확보하는 대신, 이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I-모드로 예약한 음반을 가까운 점포의 멀티미디어점포기(MMK)에서 자신의 MD로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개인용컴퓨터나 편의점 단말기를 통해 물건을 주문하면 편의점에서 결제하고 받아간다.
” 일본에서 ‘2000년을 전자상거래의 원년으로!’라는 구호가 나오는 배경에는 편의점이 새로운 전자상거래 채널로 정착할 것이라는 자신감 때문이다.
하지만 누가 이 시장에서 승자가 될 것인가는 좀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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