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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부동산투자 관심 슬금슬금
[포커스] 부동산투자 관심 슬금슬금
  • 김성식 (LG경제연구원 )
  • 승인 200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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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기대심리로 투기수요도 일부 고개… 하반기 실물경기 향방이 관건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시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위축됐으나 연초 거시경제 불안이 완화되고 전세가격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소형 아파트, 재건축 아파트, 일부 수익성 부동산을 중심으로 활기를 보였다.
계절수요가 마무리되면서 여름 비수기로 접어들자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주택 매매·전세시장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소형주택 분양은 활기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공급이 크게 줄어든 데다 최종 계약률은 여전히 저조한 점을 고려하면 주택시장은 아직도 전반적인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인 부동산경기는 실물경기 회복이 가시화하고 가을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하기 전까지는 지지부진한 상태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침체상태에서 탈출 전망 그러나 하반기로 가면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환경은 상반기에 비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주택경기는 실물경기를 바탕으로 금리, 시중자금 사정, 주택시장 내부 수급구조, 주택관련 정책변화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런 점들을 고려할 때, 현재 부동산시장은 지난해 하반기의 극심한 침체상태에서 벗어나 제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 미미하기는 하나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상가, 빌딩, 토지 등으로 점차 확산돼 갈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분양이 살아나고 있고 경매시장의 부동산 낙찰가도 높아지고 있다.
미래의 주택가격 선행지표인 분양권 가격에도 조금씩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
부동산경기 회복의 징후로 볼 수 있는 투기수요도 고개를 들고 있어 부동산경기는 서서히 회복국면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경기 회복 등 대내외 경제여건이 호전되면서 실물경기가 살아난다면 이를 바탕으로 부동산 경기도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다.
동시에 부동산시장 내부에서 상품별 차별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현상 때문에 투자자들이 투자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부동산이 새로운 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목 좋은 소형 주택, 경매·공매 주택, 임대용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은 시중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선별적인 활기가 예상된다.
저금리 현상이 추세로 굳어지면서 안전자산 쪽으로만 편중되던 시중자금이 보다 높은 수익률을 좇아 부동산 등 위험자산 부문으로도 유입되고 있어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활력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월세난이 해소되기 전까지 당분간 임대주택 투자수요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주택 매매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가운데 전세시장은 월세전환 추세 지속, 재개발·재건축의 본격화, 젊은 층의 주택가치관 변화 등으로 당분간 이사철마다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주기적인 가격상승이 예상된다.
전세가격은 하반기에 입주물량이 집중돼 있는 데다 현재 매매가격에 대한 전세가격 비율 수준과 세입자들의 지불능력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추가로 크게 오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금리인하, 부동산경기 회복의 동인 부동산경기 회복의 동인으로는 일시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일시적 요인으로는 정부의 부동산경기 부양책, 내년의 양대 선거 및 월드컵 행사 등에 따른 막연한 가격상승 기대심리, 지난해 기본수요 가운데 올해로 이월된 수요, 정부의 한시적인 금융세제 지원, 투기수요 등을 들 수 있다.
구조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여건변화로는 실물경기 회복, 금리인하, 규제완화, 공급자 가격파괴 등의 요인을 들 수 있다.
특히, 금리인하는 실수요자의 부담 완화, 투자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의 기대수익률 제고 등을 통해 부동산 수요를 부추기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아파트 분양권 전매 허용, 아파트 청약자격 확대, 양도소득세 완화 등 이미 시행중인 아파트 수요에 대한 규제완화 정책도 투기적인 수요를 자극하는 데 기여했다.
여기에다 한시적인 양도세 면제, 저리의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추가적인 주택수요 촉진정책도 외환위기 이후 거시경제 불안으로 구입을 미루어왔던 주택수요를 부추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월1일부터 한국형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제도가 시행될 경우 당장 하반기 주택시장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나 주택투자도 부동산투자전문회사를 통한 간접투자가 가능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투자패턴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과거와 같은 시세차익 위주의 투자보다는 일정한 수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임대용 주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이 부문으로의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돼야 상승국면 뚜렷 그러나 하반기 부동산시장이 급반등하기에는 걸림돌도 많아 보인다.
우선 최근 부동산시장은 가격상승 기대심리가 공급과잉의 수급요인을 일시적으로 압도하면서 회복세를 이끌고 있기 때문에 다소 불안한 회복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향후 부동산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세는 실물경기 회복이 얼마나 뒷받침되느냐에 달려 있다.
실물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들어서 부동산에 대한 구매력이 호전된다면 부동산경기 회복세도 뚜렷해질 것이나 실물경기 회복이 미미해 기업경영성과 호전, 고용사정 개선 등 부동산 구매력 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한다면 부동산시장은 공급과잉으로 한 차례 더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더구나 주택시장이 주택의 절대부족으로 항상 초과수요가 있었던 과거와 판이하게 달라진 점을 고려하면 향후 주택경기는 주택구매력을 좌우할 실물경기 변동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주택경기가 실물경기에 후행하는 경향을 고려할 때 주택경기가 하반기에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들어서기는 어려워 보인다.
실물경기가 호전돼 소득증가를 통해 기업 및 가계의 전반적인 부동산에 대한 구매력 향상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다.
국내외 거시경제환경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실물경기도 저점을 통과했다는 신호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어 하반기 실물경기 회복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다 세계경기가 전반적으로 하강국면에 있어 하반기 국내경기는 회복하더라도 완만한 속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시장 내부의 수급구조를 보더라도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띠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외환위기를 맞아 시작된 기업 및 금융기관 구조조정을 위한 수십조원 규모의 부동산 매물이 여전히 적체돼 있는 데다 주택시장도 일부 소형주택을 제외하고는 미분양 적체 등 전반적으로 공급과잉이 여전하다.
구매력이 뒷받침된 부동산수요는 아직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어 공급과잉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더구나 기업구조조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구조조정을 위한 부동산 매물 적체는 여전할 것이다.
결국 부동산경기가 살아나려면 공급과잉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부동산에 대한 전반적인 구매력이 회복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실물경기의 뚜렷한 회복이 선행되어야 하나 하반기 국내경기가 호전되더라도 기술적인 반등성격이 강해 주택 등 전반적인 부동산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날 만큼 빠른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부동산경기는 2002년 들어 실물경기 회복세가 보다 뚜렷해지고 부동산 구매력 회복이 가시화된 이후에야 본격적인 상승국면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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