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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사업’에서 ‘산업’으로 성장
[특집2] ‘사업’에서 ‘산업’으로 성장
  • 김윤지
  • 승인 2001.06.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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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의 두 주역 인터파크·롯데닷컴이 말하는 전자상거래 5년사 지난 6월1일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인터파크 www.interpark.com와 롯데닷컴 www.lotte.com이 나란히 문을 연 지 꼭 5년째 되는 날이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에서 물건을 주문한다는 것은 공상과학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로 느껴지던 때였다.
5년이 지난 지금 온라인 쇼핑몰은 2천개에 육박하고, 시장규모도 지난해 B2C 거래 기준으로 1750억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과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는 5년 전 두 사이트를 탄생시킨 주인공들이다.
우리나라 전자상거래 역사의 산 증인인 셈이다.
이들이 지난 온라인 쇼핑몰 5년을 이야기한다.
5년의 공력에서 나오는 두 사람의 말은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모아져갔다.
그러나 순수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기반 쇼핑몰이라는 출신 성분의 차이는 완전히 숨기지 못했다.
거래량 급증, 5년 만의 결실인가? 성장이 더뎌 전망이 불투명했던 우리나라 전자상거래가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개장 당시 월 매출 100만원에도 못미쳤던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은 올해 들어 월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인터파크 이기형 사장: 초기엔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주력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산을 올라가야 하는데 계속 평지만 걷는 느낌이었다.
그러다 1년 전부터 공급처에서 먼저 물건을 주겠다는 제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어느 하나에 의해서라기보다 축적의 효과였다.
온라인 노하우도 쌓였고 사람들의 경험도 늘었다.
온라인 구매는 1998년 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다가, 99년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회복의 불씨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텔레비전 광고다.
조금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마케팅에 힘쓴 게 잘 맞아떨어졌다.
롯데닷컴 강현구 이사: 전에는 쇼핑몰에서 가격 하나 마음대로 책정하기 힘들었다.
다른 사이트에서 같은 품목을 좀 싸게 팔면 그것이 다 팔릴 때까지 우리는 하나도 못 팔았다.
우리가 조금 싸게 팔 때는 물건을 더 많이 떼오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공급처가 쇼핑몰을 믿지 못해 물건을 잘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사이트에서 제 날짜에 배송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도 사실은 물건 구하기가 힘들어서였다.
이젠 우리에게 힘이 생기니까 공급처에서 먼저 물건공급 제의를 할 정도다.
고객들도 인터넷에서 사면 더 유리한 상품들이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초기부터 제기된 물류·결제 문제 전자상거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구조적 문제점을 들먹이기도 했다.
바로 물류와 결제의 문제다.
전자상거래에 들어가는 비용 대부분이 물류에 들어가는 비용이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전자상거래가 발전하기 힘들다는 예측이 나왔다.
결제의 경우는 보안에 대한 우려가 전자상거래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이들은 모두 공급망관리(SCM) 부분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이기형 전자상거래에서 물류는 세 가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직접 상품을 배송하는 택배, 고객과 접점을 이루는 쇼핑몰, 그리고 재고관리를 하는 SCM 부문이다.
택배 부문은 처음엔 문제가 많았다.
물량이 많지 않아 단가가 너무 비쌌고 배달사고도 많았다.
그러나 점차 택배회사들도 변모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체질이 개선된 것이다.
택배회사들도 자연스럽게 전산화를 따라왔다.
문제는 SCM 부문이다.
물류에서부터 생산자까지 전산화를 통해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공급처들의 호응이 낮아 아직도 전화나 팩스로 연락한다.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결제 문제는 처음부터 너무 과도하게 걱정한 면이 있었다.
신용카드가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신용카드 이용률이 높을 정도여서 쇼핑몰이 접근하기에 좋다.
더구나 카드 수수료도 쇼핑몰이 부담하는 셈이니 이용자에겐 훨씬 유리하다.
전자상거래에서 카드 보안사고가 날 확률은 상품배송에서 물건이 깨질 확률보다 낮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사고가 난 경우도 없었다.
강현구 물류 문제는 처음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됐다.
주문 하나 받는데 급급할 때였으니까. 전자상거래를 제대로 하려면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부터 시작해 네트워크와 솔루션, 고객관리 조직, 그리고 물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도 초기엔 그냥 열심히 하면 다 풀리는 문제였다.
그런데 하루 거래량이 200~250건을 넘어서니까 한계에 부딪히는 걸 느꼈다.
솔루션이란 것이 물류와 고객관리에 대한 고민 없이 IT 기술에만 치우쳐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외산 솔루션인 경우 우리와 구매성향이 달라 뒷감당을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추석 때 한 사람이 100여명에게 똑같은 갈비세트를 보내고 결제는 한번에 하기를 원한다’는 식의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외산 솔루션은 없다.
지난해부터 좀 한다 하는 쇼핑몰이라면 이 문제를 느꼈을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루션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했다.
5년 경험이 있었는데도 구축하는 데 1년이나 걸렸다.
그나마 고객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프로세스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앞으로 가장 필요한 것도 이 프로세스에 재고관리까지 연결하는 SCM이다.
가격만이 온라인 쇼핑몰의 대안인가? 현재 온라인 쇼핑몰들의 약진에 대해 비판적 시각도 있다.
쇼핑몰들이 모두 저가공세를 펴고 있어 가격을 적정수준으로 맞추면 경쟁력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아직 적자구조를 벗어난 쇼핑몰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도 한다.
두 사람은 모두 올해 안에 월별 손익을 맞출 계획이고 내년이면 흑자로 돌아서는 게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이기형 전자상거래가 쉽게 발전하지 못한 것은 물류나 결제 문제 때문이 아니었다.
사용자들의 심리적 장벽이 의외로 높았다.
아직도 인터넷을 사용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하던 사람들은 주부들이 전자상거래의 주요 타깃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본다.
주부들은 아직 어려워한다.
지난해에 TV 광고를 할 때 타깃을 주부가 아닌 20~30대의 컴퓨터를 잘 이용하는 사람들로 잡았던 것이 그래서 주효했다.
온라인이 싸다는 소문이 도니까 옆집 사람한테 온라인 주문을 부탁하는 주부가 나올 정도다.
싸다는 매력도 없다면 이런 사람들이 전자상거래에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온·오프의 갈등, 온·오프의 결합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관계 부분에 이르자 두 사람은 미묘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순수 온라인 쇼핑몰을 대표하는 인터파크는 99년 오프라인 진출을 시도했다가 사업을 접었다.
최근 도서정가제 문제를 둘러싸고도 온라인의 목소리를 가장 강하게 냈던 인터파크는 온·오프간 갈등에 대해서도 성장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이기형오프라인으로 진출했다가 배운 점이 많다.
거점을 이용해 물류 부문의 비용을 줄여보자는 취지였는데 시장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여기에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관리가 힘들어 오히려 발목을 잡는 측면이 많았다.
우리같이 작은 나라에선 그냥 택배를 잘 이용하면 된다.
온·오프라인 결합의 문제는 명확하다.
오프라인이 온라인으로 가는 게 의미있을 뿐이다.
오프라인과의 갈등은 이미 예견한 것이다.
지금은 온라인 거래가 전체 거래의 1%도 안 되니까 별 문제없지만 5%를 넘게 되면 이 문제가 불거질 것이다.
도서정가제 문제는 이미 그 선에 다가섰기 때문에 터진 것이다.
구경제와 신경제가 대립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피할 수도 없고 피해서도 안 된다.
이 부분은 기업들 스스로 헤쳐나가기 힘들다.
언론과 정부가 건전한 룰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오프라인 기반의 쇼핑몰들이 큰 위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돌아가는 메커니즘이 워낙 달라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부분이 크지 않다.
오히려 포털들처럼 온라인을 잘 아는 인터넷 기업들이 상거래로 진입하는 게 더 위협으로 느껴진다.
온라인 마케팅의 특성을 잘 아는 그들이 오히려 전자상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강현구 롯데백화점이 있다는 것이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다.
물건을 확보하는 문제뿐 아니라 고객들이 불만이 있더라도 호소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각각의 역할이 있다.
오프라인이 미치지 못한 면을 채우는 게 온라인의 역할이다.
오프라인이 없는 온라인의 생존은 힘들다.
올 상반기 최고 히트상품인 ‘AB슬라이드’의 경우 홈쇼핑에서 6만8천원에 팔다가 인터넷이 3만9천원에 팔아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만일 홈쇼핑에서 6만8천원이라는 가격을 제시하지 않았다면 인터넷에서 이 가격에 그렇게 많이 파는 것이 가능했을까? 인터넷 혼자 해낸 게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의 모습, 그리고 남은 과제 이기형 인터넷 비즈니스는 결국 상거래로 집중될 것이다.
인터파크는 앞으로 콘텐츠를 포함해 모든 것을 파는 쇼핑몰로 자리매김을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좀더 투명한 시장전망 자료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현재의 자료 수치들은 너무 거품이 많다.
이것은 중복투자를 가져와 제대로 된 비즈니스를 가로막는다.
또 전자상거래를 하려는 기업들은 좀더 온라인 마케팅에 집중하는 게 필요하다.
진짜 인터넷을 이해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5년 전 시작할 땐 사업이었는데 지금은 산업이 돼버렸다.
강현구 앞으로 5년만 더 하면 전자상거래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3년은 오프라인처럼 잘 ‘전시’해야 한다는 생각에 디자이너들과 매일 싸웠다.
그 다음 3년은 거래 프로세스를 솔루션에 제대로 담는 게 중요하다고 느껴 프로그래머들과 계속 싸웠다.
앞으로 3년은 물류와 배송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요즘은 계속 창고만 보러 다닌다.
온라인으로 시작해 점점 오프라인 인프라로 다가서고 있는 느낌이다.
이렇게 10년을 겪으면 ‘전자상거래란 이런 거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두개의 쇼핑몰, 생일이 같은 이유
우리나라 최초의 쇼핑몰인 인터파크와 롯데닷컴은 5년 전에 같은 날 동시에 문을 열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다.
선수들끼리 서로 몰랐을 리는 없고, 무슨 내막이 있는 건 아닐까 궁금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이 두 사이트는 함께 하나의 사이트로 탄생할 뻔했다.
95년 여름, 이미 인터넷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던 몇몇 회사들 사이에선 온라인 쇼핑몰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그 가운데 하나가 데이콤 인터넷사업단의 신규사업팀이었고, 또다른 하나가 롯데 계열의 광고대행사인 대홍기획의 인터랙티브팀이었다.
데이콤은 인터넷 기능을 이용한 전자상거래에 관심을 갖고 유통 경험이 있는 롯데에 제안하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대홍기획은 인터넷을 이용해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롯데호텔, 롯데백화점, 롯데월드 등을 아우르는 사이트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유통과 마케팅의 경험이 있는 롯데와, IT 업체로서 기술력을 지닌 데이콤은 공동사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상대였다.
실제로 두 회사는 96년에 공동사업을 위한 제휴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사업준비가 진행되면서 두 팀은 우여곡절 끝에 서로 아쉬워하며 갈라서고 말았다.
함께 준비하며 한솥밥을 먹을 뻔했던 두 팀은 96년 6월1일 ‘데이콤 인터파크’와 ‘롯데인터넷백화점’이란 이름으로 동시에 각각 문을 여는 것으로 인연을 마무리했다.
데이콤의 사내 벤처였던 인터파크는 97년 모회사에서 분사했고, 롯데쇼핑과 대홍기획이 함께 만들었던 롯데 인터넷백화점도 지난해 ‘롯데닷컴’이란 이름으로 새로 단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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