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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기업답사] 엔씨소프트
[공모기업답사] 엔씨소프트
  • 이원재
  • 승인 2000.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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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매출급증...성장세 이어갈 후속상품 개발여부 관심
검 30만원, 투구 15만원, 갑옷 100만원. 골동품가게의 가격표가 아니다.
한 <리니지> 게이머가 갖고 있는 가상의 무기를 팔겠다며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중세를 배경으로 한 온라인게임 <리니지> 안에서 사용되는 가상사회의 물건들은, 현실의 장외시장(?)에서 현금으로 거래된다.
장내시장인 게임세계 안에서는 사이버머니 거래만 가능할 뿐, 현금거래는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게임 안에서 좀더 강한 힘을 가질 수 있다면 현금이라도 지불하겠다는 게이머들의 열망이 시장을 키웠다.
이렇게 충성도 높은 유료회원들을 확보한 덕택에 지난 98년 9월부터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리니지>는 지난해 온라인게임 시장을 석권하면서 엔씨소프트에 66억원의 매출을 안겨줬다.
5월까지 <리니지> 매출 139억원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80억원. <리니지>의 비중이 83%로 절대적이다.
게임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 전체가 한 사회를 이뤄 상호작용하면서 몇달에서 몇년까지 장기적으로 진행된다.
패키지 판매방식의 일반 피시게임과는 달리 온라인으로 가입한 게이머들이 내는 월회비가 수익원이다.
게임방, 개인정액회원, 피시통신 사용자의 세가지 경로를 통해 올린 <리니지>의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에 4억원에서 올해 1분기 64억5천만원까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4월에 34억원, 5월에 41억원으로 매출 성장세가 점점 가팔라지고 있다.
<리니지>는 피시방의 전국적인 확산과 함께 일어난 ‘온라인게임 열풍’의 첫차를 올라탄 셈이다.
엔씨소프트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회원들로부터는 1인당 월 2만9700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피시방으로부터는 회선 1개당 7만~9만원의 월 사용료를 받는다.
피시방쪽의 매출이 지난해 2분기 72.4%에서 올 1분기에는 83.5%까지 확대됐다.
현재 전국 1만5천여개의 피시방 가운데 7천여개의 피시방이 유료로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게임운영, 연구개발, 서버증설 외에는 큰 비용이 들지 않아 처음 흑자로 전환한 지난해 매출액 대비 순이익률이 39%나 됐다.
엔씨소프트가 공모를 위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유가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올해 37.1%, 내년 35.1%로 순이익률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엔터테인먼트 테마’ 파도 타고 강세 예상 <리니지>가 화려한 성공을 거둔 데는 피시방의 성장 등 국내 인터넷 환경이 빠르게 좋아졌다는 점이 기반이 됐지만, 1위로 올라서기까지는 기본적으로 탄탄한 기술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큰 힘이 됐다.
이 게임의 개발자는 지난해 시장점유율 21%로 <리니지>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넥슨의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개발한 송재경 이사. 현재 엔씨소프트의 게임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김택진 사장도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의 최초개발 때 참여했던 경력이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이다.
엘지증권 리서치센터 이왕상 선임연구원은 “전체 직원 122명 가운데 69명(44%)이 기술개발인력으로 기술력에서 타사보다 경쟁우위에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등록예정일을 앞두고,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주목을 끌고 있다는 점은 등록 초기에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트워크 게임 솔루션 개발업체인 비테크놀러지는 지난달 3일 2만원에 등록돼, 9일 7만원대까지 올랐다.
대영A&V, SM엔터테인먼트, 코코엔터프라이즈 등 다른 엔터테인먼트 관련 업체들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주구성도 등록 뒤 주가에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모 전 엔씨소프트의 지분은 김택진 사장이 42.1%, 송재경 이사가 4.5%, 사원들이 33.3%를 갖고 있다고 엔씨소프트는 밝혔다.
순수하게 차익실현 목적으로 투자한 것은 6.1%를 보유한 한국투자신탁과 3%를 보유한 I&D창업투자이다.
등록 뒤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쏟아져나올 기관의 차익실현성 매물은 창투사 등의 지분비중이 높은 다른 종목들보다 적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노미원 연구원은 “엔씨소프트의 등록 뒤 예상주가는 7만8천~11만1천원대”라고 분석했다.
가정회원 확보여부가 투자변수 물론 투자변수도 있다.
<리니지>의 가장 큰 수익원인 피시방의 성장은 현재 수준인 전국 1만5천개 정도에서 거의 포화상태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피시통신 매출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리니지>의 추가성장성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개인회원을 얼마나 새로 유치할 수 있느냐에 크게 좌우된다.
가정용 초고속인터넷망이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있으므로 이 시장 역시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고 엔씨소프트쪽은 설명하지만,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타날지는 올해 말까지의 개인회원쪽 매출성장세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아무리 ‘히트작’이라도 2년6개월 정도면 정점을 지나 쇠퇴기에 들어서는 온라인게임의 특성상, 내년 중반 이후의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는 후속상품의 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이번 공모청약 결과 조성될 630억원의 자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느냐가 장기적인 성장 여부를 가늠하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 시장 난다
인터넷을 매개로 여러 사람이 함께 참여해 게임을 즐기는 형태인 온라인게임 시장이 심상치 않다.
대우증권은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규모는 약 320억원이었으나, 2002년에는 132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시장은 지난해 45억달러에서 2002년 160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온라인게임의 성장은 초고속인터넷의 대중화와 궤를 같이한다.
98년 이후 온라인게임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리니지>, <바람의나라> 등의 성공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PC방의 폭발적인 증가에 힘입었다.
97년부터 등장해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PC방은 현재 1만5천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된다.
올해부터는 각 통신망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PC방의 배턴을 이어받아 성장의 견인차 노릇을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0만 남짓이었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올해 말 300만에 육박할 전망이다.
1천만가구 기준으로 30%의 가정에 높은 수준의 그래픽이 가능한 초고속인터넷이 깔리면서 온라인게임의 잠재고객군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는 <리니지>의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퀴즈퀴즈>의 넥슨, <워바이블> <레드문> 등을 내놓은 JC엔터테인먼트, <아크메이지>의 마리텔레콤, <다크세이버>의 위즈게이트, <헬브레스>의 시멘텍, <드래곤라자 온라인>의 소프탑 등이 대표적인 온라인 게임업체들이다.
<삼국지온라인>의 북마크, <스타체이스> <건체이스>의 코디넷, <영웅문>의 태울, <조선협객전>의 토미스, <마제스티>의 팬택, <샤이암>의 SK, <미르의전설>의 액토즈 등도 주요 기업으로 꼽힌다.
온라인게임과 네트워크게임
협의의 온라인게임은 일반적으로 게임회사가 컨텐츠 제공자가 돼 통신서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게임을 일컫는다.
반면 네트워크게임은 원래 PC게임에 기반을 두되, 온라인 기능을 겸한 게임이다.
온라인게임은 동시에 수만명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데 비해 네트워크게임은 16명 정도까지 동시접속이 가능하다는 차이도 있다.
광의의 온라인게임은 두 종류를 합친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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