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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나스닥, 동트기 직전 암흑
[포커스] 나스닥, 동트기 직전 암흑
  • 김영호(대우증권 리서치센터)
  • 승인 2001.03.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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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4분기 회복’ 공감대… 투자은행 주식비중 상향조정 잇따라
미국 경제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경기 하강은 이미 기정사실이 된 지 오래고, 경착륙 논란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첨단기술주가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나스닥지수는 98년 12월 이래 2년3개월 만에 처음으로 2000선이 붕괴됐다.
전통기업 비중이 높아 나스닥 폭락세에도 흔들리지 않고 횡보국면을 이어가던 다우지수조차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선 아래로 떨어졌다.
2년3개월 만에 2000선 붕괴 나스닥지수가 지난해 3월10일 장중 한때 5132.5포인트까지 상승했던 것을 떠올리면 지금의 상황은 투자자들을 두려움으로 몰아가기에 충분하다.
나스닥지수의 2000 포인트 붕괴는 정보기술 혁명과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저물가와 고성장 체제를 지속할 수 있다는 신경제의 핵심논리가 사망선고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3월14일에는 다우지수마저 10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극단으로 몰고갔다.
다우지수는 99년 4월 이후 10000에서 11000포인트 사이에서 횡보국면을 지속했고, 네차례에 걸쳐 10000포인트가 붕괴했다.
따라서 99년 4월 이후 저점인 9611포인트 지지 여부가 다우지수의 장기추세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에 이어 다우지수까지 무너진다면 이는 단순히 경기나 주가사이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로 확대될 것이다.
나스닥지수가 폭락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나스닥시장을 이끄는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있다.
이른바 TMT(통신, 미디어, 테크놀로지) 업종의 기업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실제 에릭슨이 지난해 4분기에 513억달러에 달하는 세전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모토로라는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을 낮추면서 휴대전화 부문에서 7천명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멘스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로 다음날 반도체 부문의 매출 둔화로 인한 실적 악화를 경고했다.
시스코와 컴팩컴퓨터도 인력 감축 및 실적 부진 전망을 발표했다.
이들 기술기업의 실적 악화는 두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수 있다.
우선 단순한 경기순환 차원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IT 투자증가율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는 것에서 이런 징후를 읽을 수 있다.
다른 하나는 TMT 산업의 성장성 둔화 차원이다.
인터넷과 통신산업에서 나타나듯이 확고한 수익모델의 결여, 성장에 대한 기대감 약화, 과도한 부채비율 등이 TMT 업종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기업의 궁색한 처지는 주가수익률에서도 나타난다.
지난 3월13일 현재 미국 TMT 부문의 주가수익률(PER)은 24배 수준으로 TMT 이외 업종의 주가수익률(22배)에 거의 근접했다.
다우, 나스닥, S&P500 3대 지수를 97년 1월3일(=100)을 기준으로 비교해 보면 3월13일 현재 주가수준은 S&P500-다우-나스닥의 순서다.
나스닥지수가 다우나 S&P500 지수보다 낮은 수준인데 이는 정보기술 혁신의 효과를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TMT 실적악화가 경기침체 불러 나스닥지수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국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했다는 시장의 확신이 필요하다.
펀더멘털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주가의 추세반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미국 경기가 연착륙할 것인지, 아니면 경착륙할 것인지를 놓고 논란이 분분하다.
연착륙을 주장하는 쪽은 경기가 1분기에 바닥을 치고, 이후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 성장률도 0% 이하로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경착륙을 주장하는 쪽은 적어도 1분기와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며 빨라야 3분기에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측한다.
양쪽 주장이 극단을 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과 같은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침체에는 빠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는 서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결국 비관적 시각과 낙관적 시각을 모두 망라하더라도 늦어도 4분기에는 경기가 상승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데 시장이 합의했다고 할 수 있다.
미국 주식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나스닥지수의 최종 지지선은 1700∼1800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2000포인트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전망이다.
최근 미국 시장 한편에서는 ‘동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속담처럼 주가가 바닥권에 진입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포트폴리오의 주식 비중을 65%에서 70%로 확대했고, CSFB, 리먼브러더스 등은 주식 비중이 각각 90%, 80%에 이른다.
물론 제이피모건, 모건스탠리딘위터 등 비관적 전망을 견지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이들은 1800포인트가 중기적 바닥권이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구조적, 장기적 현상은 아니다 미국 경제가 늦어도 4분기에 상승국면에 진입한다면 주가는 2분기 중반 이후 상승추세로 반전할 전망이다.
S&P500 지수를 기준으로 볼 때 통상 주가는 경기에 4∼5개월 선행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단행되고 있고, 기술주 주가가 ‘가치’를 중시하는 투자가들이 볼 때에도 충분히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주가가 상승모멘텀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나스닥지수 2000포인트 붕괴는 안 그래도 취약한 한국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연초 주가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도 규모를 늘려가고 있는 양상이다.
결국 나스닥지수 하락이 외국인의 순매도 전환을 불러 우리 주가가 하락 압력을 받는 양상이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경기 역시 미국 경기의 큰 움직임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성장 회복을 주도했던 것이 수출이고, 수출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 IT 관련 제품이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뿐 아니라 해외시장의 IT 관련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 주식시장이 단기적으로는 나스닥으로부터 벗어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 주식시장의 운명은 여전히 나스닥의 움직임에 좌우되는 외국인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스닥의 조정은 어느 정도 마무리단계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시장의 합의처럼 4분기에 미국 경제가 상승국면에 진입한다면 단기적인 악재가 나오더라도 중장기적 전망은 크게 나쁘지 않다.
미국 경제와 나스닥시장의 움직임에 비추어볼 때 단기적으로는 보수적이고 기술적 패턴에 입각한 투자자세가 필요하지만 중장기적 시각에서는 조정을 이용해 주식을 매수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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