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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반도체 전문 B2B (주)파워컴
[투자연구] 반도체 전문 B2B (주)파워컴
  • 이정환
  • 승인 2000.06.2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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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 이 정도는 돼야

콘텐츠·커뮤니티·오프라인 기반 탄탄… 신뢰 확립이 관건
B2B(기업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너도 나도 B2B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들뜬 기대와는 달리 국내 B2B 산업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에 불과하다.
어설픈 홈페이지만 덜렁 갖춰놓았을 뿐 실제 온라인에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가장 기본적인 거래표준이나 대금결제 방식도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어음결제나 이면거래에 익숙한 기업들에게 온라인 거래는 아직까지도 낯설다.
무한기술투자는 최근 반도체 유통업체인 (주)파워컴 www.powercom.co.kr에 20억원(주당 20만원, 액면가 1만원의 20배)을 투자했다.
무한기술투자의 나정환 인터넷 투자담당이사는 파워컴의 반도체 전문 B2B 사이트인 ‘IC뱅크’ www.iseebank.com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효율적으로 결합한, B2B의 새로운 모델”이라고 평가한다.
  • 투자포인트1-콘텐츠와 커뮤니티 포털사이트와 전문가 커뮤니티로 관심 환기 홈페이지를 만들어놓는다고 고객이 제발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파워컴은 IC뱅크를 열면서 우선 포털사이트의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반도체에 관한 모든 정보를 IC뱅크에서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었다.
    ‘반도체 A~Z’라는 메뉴에는 전세계 거의 모든 종류의 반도체 카탈로그와 재고 현황, 사용설명서가 완벽하게 구비돼 있다.
    이 서비스를 위해 파워컴은 800여개에 이르는 전세계 반도체 제조업체와 개별적으로 접촉하고 1년이 넘도록 데이터베이스화 작업에 매달렸다.
    아직 초기단계에 있지만 ‘사이버 테크노 클럽’이라는 전문가 커뮤니티도 IC뱅크의 강점으로 꼽힌다.
    파워컴은 사이버 테크노 클럽을 엔지니어들의 기술토론과 상호협력을 위한 자생적인 소모임들로 분화·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현재 블루투스와 PDA, MP3 등 세개의 클럽이 형성돼 있고, 차세대 이동통신, 초고속 전송망 등의 소모임이 추가로 들어설 계획이다.
  • 투자포인트2-오프라인과의 연계 “과도기를 거쳐야 한다” 사용자만 끌어들이면 뭐하나. B2B 업체들이 처한 딜레마는 고객들이 아직도 온라인 거래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IC뱅크에서도 공급자와 구매자간에 일대일 직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제품의 규격과 재고상태를 확인하고 주문을 의뢰하기까지의 과정은 온라인에서 이뤄지지만 실제 거래는 반드시 오프라인을 거쳐야 한다.
    파워컴이 직접 제조업체에 의뢰해 물건을 주문하고 이를 구매자에게 되파는 전형적인 오프라인 거래가 재연된다.
    무한기술투자의 나 이사는 “B2C와 달리 B2B 전자상거래는 아직까지도 오프라인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과도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오프라인 수익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파워컴은 이미 지난 96년부터 오프라인에서 반도체 유통과 무역으로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록해왔다.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구매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어떤 제품이건 이틀 안에 확보할 수 있다.
    20명의 반도체 전문 딜러들은 최상의 규격과 가격조건을 끌어낼 수 있다고 한다.
    뒤늦게 전자상거래에 뛰어든 업체들이 좀처럼 흉내낼 수 없는 부분이다.
  • 투자포인트3-수익모델 “온라인 매출 절반 이상으로 끌어올린다” 파워컴의 수익은 크게 중개수수료와 판매 매출로 나뉜다.
    중개수수료는 고객한테서 주문받은 제품을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찾아낸 뒤 가격을 협상하고 최종적으로 거래를 성사시키기까지의 대가로, 원가의 5% 가량을 받는다.
    지난해 2050만달러를 기록해 전체 매출액의 95%를 차지했다.
    판매 매출은 자체적으로 소유한 재고 제품 판매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원가의 10~15%에 해당한다.
    지난해 11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까지 파워컴의 매출은 절대적으로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온라인 매출을 절반 이상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회사쪽은 온라인 매출이 점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올해 매출액을 수수료 매출 2200만달러를 포함해 2600만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 투자포인트4-CEO 22년 경력의 전문 딜러 이 회사 김종우 대표이사는 연세대 전자재료공학과 석사 출신으로 내셔널세미콘덕터 한국지사의 영업부장을 거쳐 애로우일렉트로닉스코리아의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리고 지난 96년 파워컴을 설립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반도체 전문 포털사이트를 기획하던 중 B2B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당시만 해도 B2B는 생소한 개념이었고 대략적인 윤곽조차도 잡히지 않은 상황이었다.
    파워컴은 발빠르게 B2B 엔진 개발에 착수했고, 7개월여 만인 지난 3월 IC뱅크를 공식 가동할 수 있었다.
    김 사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 확립이다.
    지금은 파워컴과 IC뱅크가 중간 유통 단계를 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온라인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매개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IC뱅크가 추구하는 ‘원스탑샵(One-stop-shop)’이란 제품의 검색과 주문, 결제, 물류, 운송의 전 과정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완벽한 B2B 사이트를 말한다.
  • 투자포인트5-향후 과제 “최고만 살아남는다” 국내에서 소요되는 반도체 제품의 80%가 수입품이다.
    파워컴이 반도체 B2B 사업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해외 시장 진출과 네트워크 형성이 필수적이다.
    파워컴은 지난 5월 영어판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최근에는 홍콩과 일본, 대만 등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아시아권 전역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이런 황금시장을 경쟁업체들이 간과할 리 없다.
    석영전자와 승전전자 등 반도체 유통 전문회사들이 앞다퉈 B2B 사이트를 개설하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제휴나 다국적기업의 시장 진출도 만만치 않다.
    아직은 업체별로 시장을 분할 점령하고 있으나, 한차례 인수합병 바람이 불어닥치면 결국 최고의 사이트만 살아남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때가 되면 영세한 B2B 업체들은 대형 사이트와의 경쟁에서 무참히 꺾이거나 틈새시장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
    파워컴 또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것인지 거대한 네트워크에 편입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B2B의 활성화도 아직은 지난한 과제다.
    파는 쪽은 대금을 지급받고 나서 제품을 양도하기 원하고, 사는 쪽은 제품을 먼저 인수받은 다음 결제하기를 원한다.
    온라인 전자상거래가 기업문화의 일부로 정착될 때까지는 오프라인을 병행하거나 지속적인 투자를 감수하고 버텨내는 수밖에 없다.
    시장참여자들의 신뢰를 구축하고 온라인 거래의 대안 모델을 정립하는 작업이 향후 파워컴의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
    국내 반도체 B2B 사이트 현황
    회사명
    장 점
    단 점
    석영전자
    최고의 유통망 확충, B2C에 치중
    오프라인 강점
    기술지원 미비
    오프라인 강점 못 살려
    사이버디스티최초의 서비스
    인지도에서 앞선

    업데이트 부진
    DB타사에 의존

    IC마켓다국어 서비스
    해외유통망 확보

    콘텐츠 빈약
    재고검색과 견적요청에 한정

    파워컴포털 서비스로 인지도 학보
    체계적인 콘텐츠와 커뮤니티
    B2B 모델 미확립
    포털서비스의 이미지 탈피해야
    파워컴 요약 재무제표
    98년
    99년
    00년 1/4
    매출액
    802
    1878
    798
    영업이익
    30
    233
    80
    당기순이익
    78
    344
    96
    "B2B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투자후기]무한기술투자 나정환 이사 세계 B2B 시장은 지난해 310억달러에서 2003년에는 9784억달러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도 지난해 400억원에서 2003년에는 2조2천억원까지 연평균 193.8%의 급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너도나도 B2B 사업에 뛰어들고 있지만 실제 성공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B2B 산업의 주역은 향후 2~3년간 적자를 견디면서 설비투자를 계속할 수 있거나, 시장 선점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이익을 내는 업체들로 한정될 전망이다. 수많은 B2B 업체 가운데 파워컴은 확고한 오프라인 기반을 갖추고 있는데다 이미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에 따른 변수는 있지만, 방대한 분량의 콘텐츠와 유기적인 커뮤니티 등 B2B의 기본요건을 충실히 갖춘 보기 드문 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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