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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GM, 과연 대우차 살까
[포커스] GM, 과연 대우차 살까
  • 권태호(한겨레신문사)
  • 승인 2001.03.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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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력·중국 진출 교두보 차원에선 매력…회생비용·리스크 큰 게 부담 대우자동차 매각건이 다시 초미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이 최근 방미 기간 중에 잭 스미스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을 만난 데 이어, GM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담당 패리튼 이사를 포함한 관계자들이 곧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어서 대우차의 매각협상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재 대우차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업체는 GM이 유일하다.
GM은 오는 4월 월례이사회에서 ‘대우차 인수’와 관련한 언급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여지껏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
GM이 현재 대우차 인수와 관련해 “관심이 있다”고만 말할 뿐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는 GM 내부의 복잡한 사정과 대우차 미래전망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GM은 최근 구미 자동차 산업 불황으로 올즈모빌 브랜드를 폐쇄하는 등 북미지역 29개 생산라인 가운데 절반인 14개 조립공장을 오는 6월 중순까지 잠정적으로 가동중단할 계획이다.
GM은 이와 관련해 “지역별로 별도의 생산계획을 집행해 미국·유럽 지역의 생산감축과 아시아 지역의 대우차 인수는 별개 사항”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미지역 판매감소로 수출이 전체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대우차의 효용가치가 떨어지게 된 것은 사실이다.
또 워크아웃 이후 침체기간이 길어지면서 대우차의 기업가치도 날로 떨어져 회생에 필요한 비용과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도 GM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차는 아시아 제2의 자동차 시장인 한국에서 점유율 30%를 차지할 잠재력과 중국 진출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략적 위치를 갖고 있다.
비용절감을 위해 부품 납품단가 인하에 주력하고 있는 GM으로서는 대우차 인수 때 함께 따라올 한국 부품업체의 높은 기술수준과 싼 가격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더라도 인수대상과 인수가격에 따라 대우차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운명이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GM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부평공장을 포함한 국내 공장 전부와 해외법인 대부분을 인수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현재 인수대상에서 부평공장을 제외시킬 것이라는 소문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만일 GM이 부평공장을 인수하지 않을 경우, 부평공장은 별도의 청산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해외법인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초 피아트와 제휴를 맺기 전만 해도 해외법인 대부분을 인수하겠다던 GM은 피아트와의 제휴로 대우차 동구지역 법인이 피아트 생산법인과 중복돼 상당수 대우차 해외법인의 인수를 포기할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인수가격도 인수대상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해 6월 대우차 입찰 때 GM은 3조4천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는 인수가격으로 3천억~4천억원이라는 설이 무성하다.
이에 대해 GM은 “대우차 인수가격이나 인수대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다”며 소문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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