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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공 쌍두마차 ‘특화’와 ‘차별화’
2. 성공 쌍두마차 ‘특화’와 ‘차별화’
  • 김상범
  • 승인 2000.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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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토이즈러스 등 금슬좋은 모범…닷컴과 굴뚝 대결은 갈등 아닌 경쟁일 뿐
미국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e비즈니스 전략리더인 윌리엄 바티노는 전자상거래로 가는 길목에서 부딪히게 되는 가장 큰 문제를 ‘신구갈등’이라고 꼽는다.
그는 “기업이 전자상거래를 시작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대리점 업자, 소매업자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인터넷 쇼핑몰이 기존 유통단계를 축소시키고 결국 자기 일자리도 빼앗아갈 것이라고 불안해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이러한 갈등을 어떻게 조화롭게 극복하느냐가 성공적인 전자상거래로 이행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온오프의 찰떡궁합, 성공의 지름길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조화를 이루어갈 방법은 어떤 것일까. 가장 많이 제기되는 방안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차별화나 역할분담을 통한 공존의 모색이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생과 사가 엇갈리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을 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반스앤드노블, 소니, 나이키, 토이즈러스 등 세계적인 굴뚝 거인들의 경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화가 기업 성패가 달린 새로운 도전임을 시사한다.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업체인 나이키가 온라인 기업으로 변신을 시작한 것은 지난 98년. 인터넷 쇼핑몰의 눈부신 성과에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그러나 역시 문제는 기존 대리점들의 반발이었다.
나이키는 대리점주들과 협의를 거쳐 인터넷에서는 매장에서 구매하기 힘든 고가, 고품질 상품만 취급하는 쪽으로 공존을 모색했다.
대리점에 대한 판촉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지원액도 늘렸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품을 철저히 분리하는 전략을 통해 신구갈등을 피해간 것이다.
나이키는 지난해 인터넷 매출량이 900% 증가하고, 오프라인 대리점 판매도 10%나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다.
나이키가 성공의 예라면 세계 최대 완구업체 토이즈러스는 실패의 전형적인 보기로 꼽힌다.
전세계에 1500개 매장을 거느리고 연 매출액이 119억달러에 이르는 이 거대기업은 월마트가 장난감 시장에 진출하고 이토이즈가 온라인 시장을 45%나 점유하자 99년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본격적인 인터넷 마케팅을 시작했다.
그러나 인터넷과 대리점에서 파는 물건이 같아 서로 경쟁을 부추겼고 소매상에 대한 지원도 미흡했다.
결국 주가는 57%까지 떨어졌고 최고경영자는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오프라인 대형서점 반스앤드노블도 인터넷 쇼핑몰을 개장한 초기에는 기존 대리점들의 집단반발을 샀다.
인터넷 쇼핑몰의 판매가를 낮추었기 때문이다.
반스앤드노블은 결국 인터넷에서는 희귀 서적이나 신간 등을 판매하고, 기존 대리점에는 쇼핑환경 개선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음으로써 갈등을 누그러뜨렸다.
특히 반스앤드노블은 인터넷에서 구입한 서적을 가까운 점포에서 받아갈 수 있게 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찾아낸 것이다.
올 2월부터 인터넷 쇼핑몰을 개점한 소니도 차별화와 함께 역할분담 전략을 적절히 활용해 신구갈등을 극복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판매 제품을 차별화했고 인터넷으로 주문한 제품을 가까운 대리점에서 배달하도록 한 것이다.
소니는 이를 위해 기존 대리점들과 정보 시스템을 연결하는 작업에 먼저 손을 댔다.
이런 차별화와 역할분담을 통한 신구갈등 해소 방안은 오프라인 기반의 제조업체가 새로 전자상거래에 진출하는 경우에 주로 적용된다.
순수 온라인 기업과 기존 오프라인 기업간의 갈등이라는 문제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이 경우는 갈등이 아니라 경쟁에 해당한다.
공정한 경쟁인가 부당한 경쟁인가가 중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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