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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탐방] 삼성의료원 종합의료정보시스템
[현장탐방] 삼성의료원 종합의료정보시스템
  • 김윤지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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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가 만드는 ‘사람 중심’ 병원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데 반나절 이상을 보내는 것은 이제 문제랄 것도 없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의약분업이 실시된 이후에도 환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은 끝없이 이어지는 대기시간이다.
병원에서 약국으로 처방전이 자동으로 전송되고, 환자는 조제된 약을 찾기만 하면 된다는 이상적인 의약분업 모습은 지금 의료정보화 수준에선 까마득하다.


시스템은 언제나 이런 비합리적인 프로세스를 개선해 인간에게 편리함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병원도 예외가 아니다.
환자들에게 편리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스템의 필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94년 종합의료정보 시스템과 함께 문을 연 삼성의료원은 이렇게 멀기만 한 ‘사람 중심 병원’에 한발짝 먼저 다가섰다는 평을 받고 있다.

환자를 위한 병원만들기-대기시간을 줄여라 삼성의료원은 먼저 시스템을 설계하고 병원을 거기에 맞추어 지었을 정도로 의료정보화에 관한 한 국내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시스템으로 지원되는 병원업무는 크게 네가지이다.
수납과 예약을 관장하는 원무, 처방전을 발급하고 전달하는 진료, 각종 검사를 포괄하는 진료지원, 기업 경영에 해당하는 일반관리 업무가 시스템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각각의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들이 의사, 약사, 기사, 원무원 등으로 다양하고 무엇보다도 모든 서비스가 환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다른 시스템과 다르다.
어떤 시스템보다도 ‘사람’ 중심 시스템이다.
의료정보 시스템 핵심은 환자들의 대기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예약에서 진료, 검사에서 투약까지 드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는 게 관건이다.
삼성의료원은 평균 대기시간 10분을 목표로 시스템을 설계했고, 지금도 장기투약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들의 투약대기시간은 목표 수준에 근접해 있다.
개원 초기에 예상했던 수의 2배가 넘는 하루 4천명 규모의 외래환자를 창구나 진료실을 확장하지 않고도 수용할 수 있는 것도 시스템 덕분이다.
의료정보 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구축하는 것이 OCS(Order Communication System;처방전달 시스템)이다.
의사 처방전을 전산으로 발급하는 것이다.
의약분업이 실시되면서 원외처방전 발급에 필요한 업그레이드도 얼마 전 마쳤다.
곳곳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원외처방전을 언제든지 떼어볼 수 있다.
천장과 벽에 자동트랙을 설치해 환자들의 처방전, 차트, 약, 물품 등이 자동으로 이동되는 것도 특징이다.
풀PACS(Picture Archiving & Communicaion System;의료영상전송 시스템)도 다른 병원에서는 보기 힘든 시스템이다.
PACS는 X―레이, 초음파, MRI 등을 디지털 화면으로 저장하는 것인데, 워낙 값이 비싸 부분PACS가 아닌 풀PACS(모든 필름을 디지털로 보유)를 갖춘 병원은 드물다.
PACS가 완비되면 3차원 입체영상에 시뮬레이션까지 할 수 있어 환자를 치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종합의료정보 시스템의 꽃은 뭐니뭐니 해도 EMR(Electronic Medical Record System;전자차트)이다.
차트에는 환자들의 병력과 처방 등 환자의 모든 기록이 담겨 있다.
이런 기록을 전자화시킨 것이 EMR인데 환자들이 병원을 옮기더라도 병원간에 네트워크만 갖추어져 있으면 소견서나 차트를 다시 준비해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특히 의료전달 체계가 지금과 같이 1차, 2차, 3차로 나뉜 상황에서 환자들은 그냥 이동만 해도 언제든지 이전 치료상황을 확인받을 수 있다.
문제는 EMR을 한 병원만 구축해서는 절름발이 제도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모든 병원이 EMR을 갖추어야 환자기록을 공유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표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표준안만 갖추면 병원과 약국간의 연결도 가능해져 이상적인 의약분업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환자들 기록이 축적되면 CRM(고객관리)을 응용한 PRM(Patient Relationship Management;환자관리)도 가능해진다.
종이없는 진료환경과 체계적인 환자관리가 먼 이야기만은 아닌 게 되는 것이다.
물론 EMR의 문제점도 있다.
개인의 프라이버시가 노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안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EMR이 가져오게 될 편리함은 지금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현재 삼성의료원 정보지원팀이 가장 중점을 두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EMR 구축이다.
내년부터 시작해 2002년까지 구축을 끝내고 2003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의사를 위한 병원만들기-데이터 축적으로 연구에 도움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 의료정보 시스템이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데는 의사집단의 뿌리깊은 보수성도 한몫했다.
의료정보 시스템은 의사들이 시스템을 잘 활용하는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
삼성의료원에서도 시스템 도입 초기에는 의사들이 ‘권위’를 내세우며 직접 입력하기를 꺼려 정보가 잘 활용되지 않았다.
의사들이 컴퓨터 자판에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기존 의료행태를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각시킨 부분이 KMS(Knowledge Management System;지식관리 시스템)였다.
의사들이 처방전을 직접 입력해야 처방 데이터가 축적되고,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병원KMS는 가장 이상적인 KMS가 될 수 있다.
‘어떤 환자에게는 어떤 처방과 치료를 하면 효과적이다’는 의사들의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다면 최적의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사들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배운 삼성의료원 정보지원팀은 그래서 EMR 실시 시기도 2003년으로 맞추었다.
2003년은 삼성의료원에 성균관의대 첫 졸업생들이 인턴으로 들어오는 해이다.
새로 입문하는 의사들과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제까지 병원은 사람들에게 고압적인 공간이었다.
이제 시스템의 힘으로 병원 문턱은 낮출 수 있다.
병을 치료하는 공간은 무엇보다도 사람 중심으로 서비스가 펼쳐지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테크놀로지는 차갑기 그지 없지만 편리하게 의술을 펼치도록 만들어주는 시스템은 사람보다 따뜻하다.
성공적인 의료정보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개발자 한준철 과장의 노트북 엿보기 1. 초기 사용자집단 선정을 잘해야 한다.
병원은 의사, 약사, 기사에 환자들까지 있어 대상이 다양하다.
이들을 잘 엮어 공통된 의견을 만들어가는 것은 힘든 일이다.
그래서 더욱 샘플집단을 세심하게 고려해 구성해야 한다.
이들의 협조 정도에 따라 성공이 좌우될 수 있다.
2. 안정화 단계에 있는 병원인지 신생 병원인지에 따라 시스템을 접근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이미 오래된 의료 패턴이 자리잡은 병원의 경우 점진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을, 새로 짓는 병원의 경우에는 통합적으로 구축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
너무 욕심내어 이것저것 다 하려다 보면 오히려 사용자들의 반발만 더 거세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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