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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하나로통신 단독거사?
[e비지니스] 하나로통신 단독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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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0.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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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식 사업계획서 전격 제출..'정통부 교감설', '삼성 배후설'모락모락
하나로통신이 거사를 일으켰다.
암호명은 ‘A프로젝트’. 3주 동안의 치밀한 준비 끝에 차세대 이동통신(IMT-2000) 동기식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경쟁자도 없고, 방어하는 사람도 없는 무혈입성이었다.
고지탈환에 성공했는지를 점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기습공격만으로도 ‘건재’를 과시하기엔 충분했다.


하나로통신은 10월31일 오전 SK텔레콤이 마지막으로 비동기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하자 기다렸다는 듯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하나로통신과 3만5천여명의 예비 국민주주로 구성된 한국IMT-2000(가칭) 명의로 동기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는 거였다.
SK텔레콤, 한국통신, LG 등 3개 서비스 사업자가 2개의 비동기식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혈투를 벌이는 사이에 주인없는 동기식 사업권에 도전한 것이다.


끈질기게 나도는 배후설 하나로통신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권을 신청하자 ‘배후설’이 끈질기게 나돌고 있다.
단독으로는 사업계획서 심사 및 평가에서 과락을 면하고 합격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무선사업을 해본 경험도 없고, 국민주주 컨소시엄으로 점수를 받을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업계에선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따낸다 해도 사업을 전개할 만한 자금여력이 있는가에 대해 고개를 가로젓는다.
“뭔가 믿을 만한 구석이 있을 것이다”라는 입소문은 이런 근거들에서 나온다.
물론 회사 관계자들은 “절대로 연계나 배후는 없다”고 강조한다.
하나로통신은 정말 단독으로 거사를 감행한 것일까. 하나로통신 ‘후원자’로 제일 먼저 정보통신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른바 ‘정통부 교감설’이다.
정통부는 그동안 3개 서비스 사업자 가운데 1개 업체를 동기식으로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3개 사업자 모두 끝까지 비동기식을 고집했다.
이 때문에 정통부가 하나로통신과 교감을 거쳐 동기식 사업자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정통부 입장에서는 “거봐라, 동기식 사업자가 나타났다”는 그럴듯한 명분이 생기는 셈이다.
기술표준협의회의 합의안이 과연 정당성이 있느냐는 논란도 쏙 들어갔다.
하지만 이런 분석은 점차 빛이 바래고 있다.
지금 당장은 하나로통신 진입이 호재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정통부는 3개 업체 가운데 탈락한 1개 업체를 동기식으로 유도할 수 있는 카드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통부와 정치권 관계자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아·태전기통신협의체(APT)에 참석중인 안병엽 정통부 장관은 하나로통신 거사 소식을 긴급보고로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하나로통신이 동기식 사업계획서를 제출한다는 소문이 하루이틀 전부터 나돌았지만, 거사를 실제 행동으로 옮기리라고는 예상을 못했다는 것이다.
안 장관은 지난 8월 하나로통신과 중소·벤처기업으로 구성된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해체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악연’도 있다.
안 장관은 당시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을 만나 “정통부 차관을 지낸 선배가 대승적 차원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하나로통신의 사업신청 철회를 요청한 것이다.
명분은 신규 업체가 무선통신사업에 진출할 경우 시장진입이 어렵다는 거였다.
하지만 당시는 4개 업체가 3개 서비스 사업권을 놓고 싸우는 형국이었다.
안 장관은 탈락한 업체 반발이 부담스러워 애초부터 사업권 수와 신청업체 수를 맞추고 싶어했던 것이다.
하나로통신이 무선통신사업 의지를 굽히지 않자 안 장관은 사업자 선정 요건에서 컨소시엄 구성을 의무화해버렸다.
중소·벤처기업들이 좀더 ‘영향력 있는’ SK텔레콤, 한국통신, LG 쪽으로 컨소시엄을 옮기는 바람에 한국IMT-2000컨소시엄은 해체의 길을 걷게 된다.
이런 안 장관과 신 사장의 불편한 관계로 미뤄봐도 교감설은 다소 비약이 있어 보인다.
정통부와 사전 교감이 있었다? ‘삼성 배후설’은 ‘정통부 교감설’보다는 좀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하나로통신의 가장 큰 약점은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할 만한 자금 역량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로통신이 자신있게 사업권을 신청했다.
삼성은 지금까지 동기식 사업자가 있어야 된다고 주장해왔고, 통신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줄곧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삼성이 하나로통신에 자금을 대면서 통신사업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는 논리가 선다.
하지만 이런 ‘배후설’도 수긍하기 힘든 구석이 많다.
삼성은 표준방식 논쟁을 거치면서 입지가 좁아진 상태다.
표준방식 논쟁이 지금처럼 혼미를 거듭하게 된 단초를 삼성이 제공했기 때문이다.
동기식 장비업체인 삼성은 공청회를 통해 수렴된 시장자율 원칙에 반기를 들고, “동기식 서비스 사업자가 반드시 있어야 된다”며 논쟁의 불을 지폈다.
당연히 SK텔레콤이나 한국통신은 삼성에 극도의 반감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다시 통신사업에 손대는 것은 섶을 안고 불에 뛰어드는 격이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통신사업에 뛰어들면 SK텔레콤이 무선 2세대와 2.5세대(IS-95C) 장비를 계속 구입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여차하면 삼성 장비를 구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삼성은 통신 서비스와 장비사업 쪽에 모두 진출했다가 별 소득을 못 올린 LG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전해진다.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 95년 PCS사업권을 따내자 LG전자의 장비 구매를 끊어버렸다.
SK텔레콤의 내부 사업정보가 LG전자를 통해 경쟁사인 LG텔레콤으로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동안 SK텔레콤에 장비를 납품하던 LG전자는 가장 큰 고객을 놓친 셈이다.
삼성이 이런 전례를 알면서도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하나로통신에 섣불리 뛰어들 리 없다는 것이다.
삼성이 통신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 시기를 한국통신의 민영화가 일단락된 2005년 안팎으로 잡고 있다.
한국통신은 유무선 통신망을 두루 갖추고 있다.
한국통신을 인수하면 삼성은 단박에 통신시장 강자로 떠오를 수 있다.
게다가 한국통신이 일궈놓은 통신시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다른 사업자들이 장비를 사주지 않아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하나로통신의 기습적인 ‘인천상륙작전’은 단독 수행 쪽으로 결론이 모아진다.
그렇다 해도 거사를 일으킨 이유가 명쾌하게 풀리지 않는다.
하지만 꼼꼼히 뜯어보면 하나로통신 입장에선 사업권을 따지 못해도 전혀 손해볼 게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로통신은 지난 8월 한국IMT-2000컨소시엄 해체를 선언한 뒤 3만5천여명에 이르는 예비 국민주주들의 엄청난 압력을 받아왔다.
3개 서비스 사업자들에게 국민주를 일정 부분씩 분담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주 처리 문제가 장벽에 부딪히자 하나로통신은 사과 이메일을 발송하고 사이트를 폐쇄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민주들은 새로운 사이트를 계속 만들어가면서 “LG와 이면계약을 했다” “국민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는 ‘악성 소문’을 퍼뜨렸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들도 이런 내부 진통이 중요한 재추진 동기였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하나로통신이 사업권 획득에 실패해도 “할 만큼 했다.
정통부가 사업권을 허가하지 않았을 뿐이다”는 내부 진정제를 얻을 수 있다.
사업권 획득 못해도 밑질 것 없어 사업권 획득에 성공하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비동기식을 선택한 3개 서비스 사업자 가운데 탈락한 업체를 끌어들여 ‘그랜드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다.
어느 업체든 안정적인 자금줄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기업이 아예 인수를 해도 괜찮다.
하나로통신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다면’이란 조건으로 공개적으로 대주주 영입을 시도해왔다.
3개 서비스 사업자 가운데 하나로통신의 상당 지분을 갖고 있는 SK텔레콤(7.1%)이나 LG(13.9%)가 떨어진다면 하나로통신을 아예 인수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서비스 사업권은 따냈지만 자금이 부족해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때는 주파수 대역을 팔아 차익만 챙길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유·무선 종합통신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나로통신 입장에서 보면 사업권 신청은 ‘꽃놀이 패’인 셈이다.
하나로통신이 다소 무모하게 보일 수도 있는 단독거사를 일으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안병엽 장관은 괴로워, 외로워
안병엽 정보통신부 장관 머릿속이 복잡하다.
꼬일대로 꼬인 IMT-2000 서비스 문제를 풀 해법이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선 모든 게 완전히 원점으로 되돌아간 상황이다.
도와주는 우군도 없어 외롭다.
3개 서비스 사업체가 모두 비동기식을 고집하자 안 장관은 9월 초 사업계획서 제출을 한달 뒤로 미뤘다.
그러나 업체들의 완강한 뜻을 굽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10월10일 한개 업체를 동기식으로 선정하겠다며 초강수를 두었다.
그럼에도 사업계획서 제출을 마감한 10월31일, 결과는 역시 ‘3비동기’였다.
그동안 정통부가 써온 수단이 완전히 물거품이 돼버린 것이다.
오히려 1개 업체를 강제로 탈락시켜야 한다는 부담감만 떠안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나로통신이 들어오면서 4개 사업자가 3개 사업권을 놓고 다투는 처음 구도로 판이 짜였다.
계산해야 할 경우의 수가 두배로 늘어난 셈이다.
게다가 아무리 투명하게 평가를 한다고 해도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얻든, 얻지 못하든 정통부가 온통 비난을 뒤집어쓸 가능성이 크다.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얻으면 동기식으로 퇴로가 막힌 탈락 업체가 하나로통신 자격요건을 문제삼을 것이다.
반대로 하나로통신이 사업권을 얻지 못하면 그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정통부에 대한 비난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안 장관은 10월31일 사업계획서 마감 시한까지 1개 업체를 비동기식으로 유도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업체 말을 들어보면 실제 한 일은 거의 없다고 한다.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설득에 나서기보다는 사업자들이 알아서 인센티브를 제출하라는 식이었다.
업체 관계자가 “제발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조언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할 정도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안 장관은 ‘난타’를 당했다.
한나라당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의원들은 “IMT-2000 정책 번복과 국회 위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안 장관이 스스로 사퇴할 것”을 권고했다.
우군인 민주당 의원들조차 냉담했다.
특별히 몰아붙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한나라당 공세를 앞장서 막아주지도 않았다.
남은 과제는 비동기식을 신청한 3개 업체가 모두 승복할 만한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탈락한 업체 반발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는 것이다.
공정성 부분에 대해 정통부는 ‘심사위원의 몫’이라고 피해간다.
하지만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는 비계량평가 항목이 100점 만점에 83점을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다시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1개 업체 탈락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마땅치 않다.
가을밤 안 장관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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