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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리포트] ‘닷넷’, 누구를 위한 것인가
[e리포트] ‘닷넷’, 누구를 위한 것인가
  • 샤이언 킴(e랜서)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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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Net) 개념을 발표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닷넷의 정체성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과 사용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닷넷은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OS)인 윈도우와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을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서비스로 제공하고 일정 비용을 받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윈도우는 물론 애플리케이션과 개발 툴까지 통합해 명실상부한 ‘인터넷 OS’ 환경을 구현하려는 것이다.
사실 온라인 서비스 전략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닷넷을 발표하기에 앞서 닷넷의 전신이라고도 할 수 있는 NGWS(Next Generation Windows Services) 전략을 주창한 바 있다.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자바를 개발하면서 내세운 ‘write-once, run-anywhere’와 네트워크 컴퓨터(NC)도 크게 보면 닷넷과 맥을 같이한다.
인터넷(혹은 네트워크)을 통한 총체적인 컴퓨터 서비스 지원이라는 개념이 닷넷에서 정점에 이른 것이다.
닷넷에 대한 기업들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나칠 정도로 닷넷을 선전하는 데 집착한다고 말한다.
윈도우2000이 이제 겨우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을 내놓아 헷갈리게 한다고 불평한다.
윈도우2000 업그레이드를 미루고 윈도우NT 서버를 고집하는 기업일수록 더욱 난감해한다.
이들은 윈도우2000으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할지 아니면 2002년께 윤곽을 드러낼 닷넷 플랫폼을 기다려야 할지를 놓고 골치를 썩이고 있다.
기업사용자들 “윈도우는 어디다 쓰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OS 로드맵을 살펴보면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32개의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하이엔드 서버 플랫폼인 윈도우2000 데이터센터 서버가 발표됐고, 윈도우2000 차기 버전인 휘슬러도 선보였다.
인텔의 IA-64 프로세서 출시에 맞춰 64비트용 윈도우 OS도 내놓을 계획이다.
휘슬러는 지금까지 윈도우9x와 윈도우NT 두계열로 나뉜 윈도우 OS를 통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처럼 윈도우2000 계열의 OS가 속속 발표되는 상황에서 닷넷 플랫폼은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닷넷은 OS나 애플리케이션처럼 모양을 갖춘 제품이라기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향하는 ‘기업전략’으로 이해해야 한다.
닷넷에서 관심을 끄는 분야 중 하나는 개발환경이다.
개발환경은 일반 사용자와는 무관해 보이지만, 편리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개발자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윈도우의 COM(Common Object Model)을 기반으로 개발된 닷넷 프레임워크는 일반적인 애플리케이션 실행 엔진과 공용 클래스 라이브러리로 구성돼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 프레임워크를 통해 프로그래밍에 사용하는 코드를 줄이고, 객체지향언어의 최대 장점인 재활용도를 극대화함으로써 프로그래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자랑한다.
더욱이 내년에 선보일 비주얼 스튜디오의 차기 버전인 ‘비주얼 스튜디오 닷넷’과 결합하면 마치 레고 블록을 쌓는 것처럼 신속하고 최적화한 개발환경을 구현할 것이라고 한다.
리눅스까지 잡으려는 두마리 토끼몰이 마이크로소프트는 닷넷 프레임과 관련된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리눅스를 포함한 다른 플랫폼에도 포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의 ‘숙적’이자 리눅스 진영에 속하는 코렐(Corel)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고, 윈도우 애플리케이션을 리눅스 또는 유닉스로 포팅하는 작업을 비밀리에 진행중이라고 한다.
닷넷 프레임의 리눅스 포팅은 닷넷 서비스 전체가 리눅스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닷넷 전략은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데스크톱 기반의 OS와 애플리케이션에서 벗어나 인터넷은 물론 전혀 다른 플랫폼까지 포용하는 너그러움(?)을 표방한다.
닷넷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적대적 관계에 있는 기업과 ‘전면전’을 벌이기보다는 ‘연방제’로 평화를 공유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펭귄과 빨간 모자를 창문 로고가 대신하는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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