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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떠도는 돈 어디 없나?”
[머니] “떠도는 돈 어디 없나?”
  • 이정환
  • 승인 2000.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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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자금 보증기금 노려볼 만…해외 직접 진출도 가능 힘겨운 겨울나기가 시작됐다.
100조원이 넘는다던 유동자금도 온데간데없이 자취를 감추었다.
투자자들에게 버림 받은 벤처기업들은 겨울이 지나가기 전에 하나둘씩 쓰러져 나갈 것이다.
이제 수익모델을 찾기에 앞서 생존모델을 찾아야 한다.
여기저기 손을 벌려보지만 이번 겨울은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될 것으로 보인다.
1. 벤처캐피털, “우리도 힘들다” 벤처기업의 젖줄이라고 할 수 있는 벤처캐피털이 흔들리고 있다.
우선 투자조합 결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올해 상반기에 벤처캐피털들은 101개 투자조합을 결성하고 6942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러나 지난 9월까지 3개월 동안은 21개 투자조합에 2423억원이 모였을 뿐이다.
특히 9월에는 4개의 투자조합이 105억원을 끌어모으는 데 그쳤다.
업계 1위를 자부하는 KTB네트워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KTB네트워크는 올해 5개의 투자조합을 결성했는데 4개의 투자조합은 지난 4월 이전에 결성된 것들이다.
최근에 결성한 4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은 광주광역시가 5억원을 출자하고 KTB가 자체계정에서 35억원을 출자한 것이다.
고작해야 서너개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규모 밖에 안된다.
그나마 4분기에는 투자조합 결성 계획조차 없다.
벤처펀드팀 박진호 과장은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투자조합 결성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내년에는 더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말한다.
박 과장은 “그동안 귀찮다는 이유로 큰손들을 받지 않았는데 이제는 큰손들도 아예 발길을 끊었다”고 푸념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자금난보다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겸비한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의 부재에 있다고 한다.
한국기술투자 민봉식 이사는 “보수적인 투자로 전환하고나서는 투자할 기업이 마땅치 않다.
새로운 투자보다는 기존에 투자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 규모가 크게 위축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벤처캐피털은 벤처기업들이 가장 쉽게, 가장 합리적인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창구다.
실제로 KTB네트워크나 한국기술투자 등 상위 벤처캐피털은 아직도 왕성한 투자의욕을 과시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벤처기업이라면 다시 한번 벤처캐피털의 문을 두드려볼 필요가 있다.
2. 대기업에 손 벌려볼까. 대기업들의 벤처투자도 하반기 들어 크게 줄어들었다.
2년간 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던 현대전자는 이달까지 국내 20억원, 해외 11억원 등 31억원을 집행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올해 목표 1천600억원의 56%인 900억원을 집행했고, LG상사도 올해 목표 200억원의 42.7%인 85억4천만원을 집행했을 뿐이다.
대기업들 대부분의 목표 대비 투자실적이 50%를 밑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물산 등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 하반기 들어 대기업의 벤처투자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금융구조조정으로 정신이 없는 은행들도 벤처투자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삼성생명 등 보험사들은 자금을 쌓아두고 있으면서도 장기 투자가 될 수밖에 없는 벤처투자를 꺼린다.
전경련 산하 국제산업협력재단은 매달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만남의 장’이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일종의 투자설명회인 셈인데 매번 150여 기업이 참여하지만 실제 투자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국제산업협력재단 이우열 부장은 “대기업의 자금여력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 벤처기업이 구미가 당기는 사업모델을 제시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기술력 못지않게 기업 내용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데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보다는 외국계 IT 기업들이 오히려 열성이다.
외국계 기업의 벤처투자는 직접 투자보다는 국내 벤처캐피털의 투자조합에 지분을 출자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퀄컴코리아는 5개 중소 벤처캐피털과 함께 2천만달러 규모의 펀드를 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컴팩코리아도 벤처지원 프로그램인 ‘이코리아’를 발족하고 국내 벤처기업에 1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IBM도 얼마 전 무한기술투자의 투자조합에 45억원을 출자했다.
외국계 기업들의 관심은 대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정보통신과 인프라 산업에 집중돼 있다.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털의 극심한 자금난을 이들 외국계 기업이 어느 정도는 메워주겠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3. 큰손들, 엔젤마트도 ‘썰렁’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엔젤마트도 크게 위축됐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지난 9월 엔젤마트를 끝으로 올해는 더이상 엔젤마트를 열지 않기로 했다.
중진공은 올해 여섯차례 엔젤마트를 통해 18개 업체에 46억원의 자금을 조달해줬는데, 지난 9월 마지막 엔젤마트에서는 3개 업체가 6500만원을 유치하는 데 그쳤다.
150여명이 참석하기는 했지만 분위기는 예전과 달랐다.
올해 초 개장과 동시에 1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몰려들어 투자금액에 따라 지분을 배정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10월 현재 전국에는 13개의 엔젤투자조합(69억8천만원 규모)과 13개의 엔젤클럽(815억1500만원)이 결성돼 있지만 최근에는 활동이 거의 없다.
엔젤마트뿐만 아니라 큰손들 움직임도 부쩍 줄어들었다.
명동에서는 이미 절반 이상의 사채업자들이 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채업자 출신인 PBI스톡 양준열 사장은 “10조원 이상의 자금이 장외시장에 물려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큰손들은 이제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으려고 한다”고 말한다.
유나이티드M&A 백상석 이사는 “최근 큰손들은 주식보다는 M&A 쪽에 관심을 갖고 있다.
100억원씩 싸들고 와서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게 해달라는 큰손들도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이 살아나지 않는 한 개인투자자들의 벤처투자 열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진공 벤처창업팀 김범규 부장은 “한빛네트나 조선인터넷TV, 이스트소프트, 사이버다임 등 지난해 엔젤마트를 통해 배출된 우수한 업체들이 탄탄한 기반을 잡아가고 있다.
장기적인 전망에 입각한 내실있는 투자가 아쉽다”고 말했다.
4. 정부 설립 펀드를 노려라 기술력이 있는 신생 벤처기업이라면 중진공이 운영하는 국민벤처펀드를 노려도 좋을 것이다.
지난해 80억원 규모로 설립된 국민벤처펀드 1호는 19개 기업에 79억원을 투자하고 만료됐고, 올해 새로 결성된 국민벤처펀드 2호는 217억원 규모로 19개 기업에 105억원을 투자했다.
아직 112억원의 재원이 남아 있는 셈이다.
국민벤처펀드는 사업연도 3년 이내 기업에 10억원 미만을 투자하는데 공신력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지난해 엔젤과 벤처캐피털에서 62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미 모헨즈(한국미디어산업)가 코스닥에 등록했고 모디아소프트가 등록을 앞두고 있다.
물론 10대 1 정도의 경쟁을 뚫어야 하고 80여명의 심사위원들에게 경쟁력을 평가받아야 한다.
1년 미만의 초기벤처라면 정부투자 투자기관인 다산벤처를 노려도 좋다.
다산벤처는 부품 소재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안에 200억원 규모의 벤처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5. 정부지원자금 아직 남아 있다 직접적인 투자 지원을 받기 어렵다면 저리융자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운영하는 창업지원자금은 이자율이 6.5%에서 7.5% 정도로 저렴하다.
물론 저렴한 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중진공 창업지원자금은 거의 바닥이 났다.
2천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는데 1700여 업체가 9천억원을 신청했고 현재 870여업체에 1705억원이 집행됐다.
300억원 가량이 남아 있는데 10월 말이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자원부나 정보통신부, 과학기술처에서 지원하는 경영안정자금이나 기술개발사업화 지원자금, 설비투자 및 입지 지원자금, 지방중소기업 육성자금 등 아직까지 집행되지 않고 남아 있는 벤처 관련 지원자금은 대략 2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중진공 벤처창업팀 김수현 부장은 “심사를 의뢰하는 기업들 상당수가 사업계획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입증할 수 없는 업체는 까다로운 심사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6. 보증기금은 남아돈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최근 벤처기업 지원을 위해 4분기 동안 4조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전 같으면 며칠 동안 폭주하는 전화로 업무가 중단됐겠지만 올해는 의외로 차분하다.
월별 지원액은 9월 현재 9743억원으로 지난 6월을 고비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기술신보는 수수료를 50% 감면해주는 대신 성공 후 보증금액의 10%를 출연하도록 하는 ‘성공불 보증제도’나 성공에 따른 ‘성과 보증료 제도’ 등 다양한 보증방식을 도입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반응이 신통치 않다.
기술신보 강덕일 과장은 “직접 투자에 맛을 들인 벤처기업들이 융자에 관심을 안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를 유치할 때는 적당히 말만 잘하면 되지만 금융기관 대출은 명확한 자료를 통해 가능성과 성장성을 입증해야 한다.
기술력이 없는 업체는 혜택을 받기 어렵다.
기술신보는 150여명의 연구인력과 5만4천여 기업의 평가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공신력을 인정받아 기술신보의 보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여러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술신보의 평가기준은 기술력이 65~70%, 시장성이 30~35%를 차지한다.
아이디어 상태의 초기 벤처는 어렵고 어느 정도 안정적인 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최근 보증한도를 3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높였다.
전폭적인 IT 투자 절실한 시점 유동자금 100조원은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이제 천정부지로 주가가 치솟던 지난해 말과 같은 화려한 장세는 찾아오지 않는다.
냉정하게 경쟁력을 평가받고, 철저하게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유동자금이 사라지지 않고 벤처시장을 떠돌고 있다면 힘겨운 겨울을 이겨낸 최후의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전체 설비투자에서 IT 관련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기준으로 42%에 이른다.
LG경제연구소 김형주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떠들썩한 거품논쟁에도 불구하고 IT 관련 투자 비중이 19.5% 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반도체, 휴대전화기 등 제품 개발 부분에 집중되어 있다.
생산시스템이나 업무환경 개선과 같은 제조업의 자동화를 위한 투자는 4.2%에 불과하다.
성장성 있는 벤처기업 발굴과 함께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다.
“자신 있으면 곧장 나스닥으로 가라” 팬캐피탈코리아 배이동 사장 제3시장은 말할 것도 없고 코스닥시장도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위험하다. 이럴 때는 차라리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정당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고 일찌감치 해외 기반을 닦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국내 기업의 나스닥 진출을 도와주는 컨설팅 업체로는 지난달 문을 연 팬캐피털코리아가 유일하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팬캐피털은 초대 사장에 배이동(49) 전 전경련 상무를 영입했다. >어떤 기업이 나스닥에 진출할 수 있는가. 나스닥 진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나스닥은 내셔널마켓(국제시장)과 스몰캡(소자본시장), 오티시(장외시장)로 나뉘는데 장외시장 역할을 하는 오티시 경우는 연간 1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라면 충분하다. 문제는 경영의 투명성이다. 경영성과를 신뢰할 수 있고 성장성을 예측할 수 있다면 적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두루넷 같은 우량기업도 크게 폭락하지 않았나.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나스닥의 장점은 가격이 합리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수익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회사,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회사는 인기가 좋다. 콘텐츠나 B2C 쪽은 곤란하다. >나스닥 진출의 장점은 무엇인가. 세계 최대 자본시장에서 정당하게 어깨를 겨룰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합리적이라면 주가에 신경쓰지 않고 비즈니스에만 전념할 수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가 필요한 생명공학기업들도 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어차피 세계적인 기업을 목표로 한다면 언젠가는 밟아야 할 길이다. >상장하기는 쉽지만 퇴출이 많다던데. 절반 가까이 퇴출된다고 보면 된다. 퇴출 기준은 대개 투명성 문제다. 매출이 없는 회사라도 투자자들이 성장성을 인정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나 투명성을 의심받는 업체는 퇴출 1순위다. 자신이 없는 회사는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 기술력을 갖춘 업체라면 처음부터 해외 시장에서 출발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비용은 어느 정도 소요되는가. IPO(기업공개)에는 보통 5천만달러 정도가 들어가지만 오티시의 경우라면 15만달러 정도면 충분하다. 펜캐피털의 경우는 추가로 5~15%의 지분을 수수료로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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